천재교육 교과서는 왜 '주체사상 ' 선전 부분의 수정을 거부하였을까?

북한동포가 겪고 있는 참상의 근원인 주체사상을, 북한 선전 자료를 이용, 비판 없이 게재, 교육하려고 한 책임자들에 대한 수사가 필요할 듯.
작년 8월30일 교육부 검정을 통과한 천재교육 발간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318 페이지의 ‘자료읽기’ 난엔 <‘주체’의 강조와 김일성 우상화>라는 제목으로 이런 내용이 실렸다.
<조선 혁명이야말로 우리 당 사상 사업의 주체입니다. ····· 조선 혁명을 하기 위해서는 조선 역사를 알아야 하며, 조선의 지리를 알아야 하며, 조선 인민의 풍속을 알아야 합니다. ····· 어떤 사람들은 소련식이 좋으니, 중국식이 좋으니 하지만 이제는 우리 식을 만들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 “김일성 전집”. 18(1995.4~1956.2.)

도움 글: 1955년 김일성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주체’를 처음 언급한 글이다. 이후 권력을 독점한 김일성은 만주 지역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한 항일 무장 투쟁 이외에는 어떤 항일 운동도 언급하지 못하도록 하였으며, 자신의 항일 무장 투쟁만이 유일한 혁명 전통임을 내세우고, 이것만이 진정한 주체의 역사라고 주장하였다. 김일성은 이를 바탕으로 1967년 ‘주체사상’을 통치 이념으로 확립하였다.>

329 페이지의 '자료 읽기' 난에 또 '자주 노선을 전면에 내세운 북한'이란 제목의 주체사상을 미화, 선전하는 내용이 실렸다. 로동신문 지면 사진도 같이 실었다.
<교조주의를 반대하고 주체를 확립하기 위한 투쟁은 우리 당 력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당은 현대 수정주의와 교조주의 및 종파주의를 반대하며 맑스-레닌주의의 순결성을 고수하기 위하여 투쟁할 것이다. -로동신문(1966.8.12)-
도움 글: 북한은 위의 논설을 계기로 소련의 수정주의와 중국의 교조주의를 모두 비판하여 공개적으로 자주노선을 지향하였다.>

교육부는 교과서의 좌편향성 등이 문제가 되자 작년 10월21일에 8종 교과서에 수정·보완 권고를 하는 과정에서 천재교육 교과서의 문제 부분을 지적, 수정을 권고하였다.
<(318 페이지 관련) 본문에 주체사상에 대한 직접적 설명이 없으며, 자료 읽기에 제시된 자료는 북한의 체제 선전용 자료(김일성 전집)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어 자칫 학생들에게 잘못된 이해와 판단을 하게 할 수 있는 소지가 있음. 학생들이 북한 체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기 때문에 수정 필요.>
<(329 페이지 관련) 본문에 주체사상에 대한 직접적 설명이 없으며, 자료 읽기에 제시된 자료는 북한의 체제 선전용 자료(로동신문)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어 자칫 학생들에게 잘못된 이해와 판단을 하게 할 수 있는 소지가 있음. 학생들이 북한 체제에 대해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주체사상에 대한 추가 설명 필요. 북한 체제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 수정 필요.>

이런 교과부의 통보에 대하여 출판사는 318 페이지 기술에 대하여 ‘원문 유지’ 입장을 밝히자 교육부는 11월29일엔 천재교육에 ‘수정 명령’을 내렸다.
<(318 페이지 관련) 김일성이 주장하는 ‘주체’를 그대로 제시한 것으로 학생들이 잘못 이해할 수 있으므로 수정 필요. 예시: 도움글에 ‘주체’의 허구성과 주체 사상이 김일성 우상화에 정치적으로 이용되었음을 서술.>

천재교육은 329 페이지의 권고에 대하여는 이런 수정안을 제시하였다.
<(본문 보완): 북한은 1967년 주체사상을 당의 이념으로 확정하고, 김일성을 수령으로 내세우는 유일체제를 표방하였다. 이로써 주체사상이란 이름으로 김일성의 권력 독점이 절대화하기 시작하였다.
(자료의 도움 글 보완): 자료의 '우리 당'이란 조선노동당을 말한다. 북한은 위의 논설을 계기로 소련의 수정주의와 중국의 교조주의를 모두 비판하여 공개적으로 자주노선을 지향하였다. 또 외세와 남한의 통일반대세력을 배격하고 민족 주체의 힘으로 통일을 달성하자는 주체사상을 제기하였다.>

교육부는 출판사가 제시한 329 페이지 수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재차 수정 명령을 내렸다. 천재교육이 수정권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북한측의 선전적 주장을 덧붙인 것을 삭제하도록 했다.
<제시된 자료는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소개하고 있어 학생들이 잘못 이해할 수 있으므로 수정 필요. 예시: 도움글의 "또 외세와 ··· 주체사상을 제기하였다"를 삭제하고, 북한이 주장하는 자주노선이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며, 대내 통합을 위한 체제유지 전략이었음을 서술.>

교육부는 12월 3일 7개 발행사가 수정명령을 반영하여 제출한 수정-보완 대조표를 최종 수정 승인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천재교육의 문제 대목이 어떻게 수정되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1. 이른바 주체사상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려면 ‘주체’라는 말의 사기성을 먼저 강조하여야 한다. 주체사상은 북한정권이나 북한주민들을 주체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수령의 노예로 만들었다는 점을 가르쳐 말에 속지 말 것을 경고하는 게 교육자의 양심이다. 천재교육 교과서에 소개된 주체사상에 대한 설명은 이런 본질을 건드리지 않은 것이고, 학생들에게 이 악마적 논리에 대하여 좋은 생각을 갖도록 誤導할 가능성이 있다.

2. 주체사상을 이야기할 때는 이론적 바탕을 만든 黃長燁 전 노동당 비서가 한국으로 탈출하였음을 소개해야 맞다.

3. 주체사상은 노동당 체제를 1인 지배의 전체주의 수령 독재로 전락시킴으로써 북한정권의 실패와 북한주민들의 고통을 가져온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강조해야 한다.

4. 황장엽 선생은 인간중심의 철학으로 시작된 주체사상이 수령 독재 논리로 변질된 과정을 이렇게 요약하였다.
<북한 통치자들은 “사회적 운동의 주체는 인민대중이다”는 명제를 계급주의와 수령절대주의에 맞게 왜곡하였다. 인민대중의 이익은 노동계급이, 노동계급의 이익은 당이, 당의 이익을 옹호하는 것은 수령이라고 주장하게 되었다. 그들이 주장하는 주체사상의 진수는 전체주의와 봉건주의를 결합시킨 수령절대주의라는 데 있다. 북한 통치자들은 양의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파는 격으로, 새로 개척한 인간중심 사상을 간판으로 내걸고 왜곡된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봉건전체주의 사상인 수령절대주의를 선전하고 있다.>

5. 김일성을 神格化하는 과정에서 2300만 북한 주민을 노예로 만든 악의 논리인 ‘주체사상’을 북한 原典 그대로 무비판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학교와 교사가 북한정권의 선전을 代行, 학생들을 속이는 일이다.

6. 이런 부분을 검정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하였다가 비판을 받은 교육부가 뒤늦게 주체사상 기술 부분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수정권고를 했음에도 출판사는 이를 거부하거나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수정명령을 내려 강제로 이 문제를 해결하였는데, 끈질기게 북한정권 선전자료의 주체사상 설명 부분을 지켜내려고 한 출판사와 필자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부분은 수사가 필요한 사안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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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토지 개혁 미화, 왜곡

오늘날 남북한의 경제적 격차는 北의 실패한 토지 개혁과 南의 성공한 농지 개혁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는 것은 수많은 연구 결과로 확정된 사실이다. 천재교육 교과서는 이 사실을 왜곡, 마치 北의 개혁이 성공적이고 南의 개혁은 지지부진하였다는 식으로 기술하였다.

천재교육 한국사 교과서의 311 페이지는 <북조선 임시 인민 위원회는 민주개혁을 내세워 사회주의적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였다. 먼저 1946년 3월 무상 몰수·무상 분배 방식의 토지 개혁을 실시하고>라고 적고 '土地는 農民의 것!'이란 구호가 붙은 북한의 선전용 사진을 게재한 뒤 이런 설명을 붙였다.
<북한의 토지 개혁: 조선 총독부 및 일본인 소유지, 친일 세력과 5정보 이상 지주의 소유지를 몰수하여 농민에게 무상으로 분배하였다. 이는 사회주의자들이 세력을 확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반면 310 페이지에선 <(대한민국 정부는) 유상 매수·유상 분배를 내용으로 하는 농지 개혁법을 제정하였다(1949). 농지 개혁법은 6·25 전쟁으로 시행이 중단되었다가, 전쟁 이후 완료되었다>고 썼다. 이 글만 읽으면 李承晩 정부의 농지 개혁은 전쟁 이후 이뤄진 것이라고 이해하게 된다. 실제로는 李 대통령의 결단으로 전쟁 이전에 농지 개혁이 이뤄졌고, 이것이 전쟁중 농민들이 反共으로 뭉치게 한 중요한 요인이었다.

교육부는 천재교육의 북한 토지 개혁 미화 부분을 수정하라는 권고를 했다.
<북한의 토지 개혁은 농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토지를 지급한 것이 아닌 경작권만 지급한 사실에 유의. 북한의 토지 개혁에 대한 정확한 사실 이해를 위해 분배 방식 등에 대한 추가 설명 필요.>
이 교과서는 북한 토지 개혁의 가장 큰 속임수인 무상 분배의 내용을 누락시킴으로써 학생들에게 북한 정권이 좋은 일을 한 것처럼 교육하도록 한 것이다. 북한의 농민들이 분배 받은 토지는 팔 수 없게 했으므로 농민들은 이번엔 地主가 아닌 국가의 소작농으로 전락했다. 이마저 소유권이 남침 전쟁 후 협동농장으로 넘어가 북한 농민은 자신의 땅을 갖지 못한 農奴처럼 되었고, 이것이 생산능력의 저하로 나타나 1990년대 후반의 대기근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시장경제와 법치주의의 원칙에 따라 유상 몰수, 유상 분배를 한 덕분에 토지 자본이 산업 자본으로 전환되어 경제 개발의 원동력을 만들어냈다.

문제는 교육부 수정 권고에 대한 천재교육의 태도이다. '원문 유지'라고 교육부에 통보하였다. 북한 정권의 大失策을 성공한 정책인 것처럼 왜곡된 교육을 하도록 하겠다는 오만한 자세였다. 이에 교육부는 수정 명령을 내렸다.

<북한의 토지 개혁 당시 농민이 분배 받은 토지의 소유권에 제한이 따랐다는 것을 설명할 필요가 있음. 예시: 분배된 토지에 대해서는 매매·소작·저당이 금지되었다는 점. 1958년에 집단 농장화가 이루어졌다는 점 등. 참고: 북조선 토지개혁에 대한 법령, 1946.3.5 공포. 제1조: 토지개혁의 과업은 일본인 토지소유와 조선인 지주들의 토지소유 및 소작제를 철폐하는 데 있으며 토지리용권은 밭갈이 하는 농민에게 있다. 북조선에서의 농업제도는 지주에게 예속되지 않은 농민의 개인 소유인 농민 경리에 의한다. 제10조: 본 법령에 의하여 농민에게 분여된 토지는 매매하지 못하며 소작 주지 못하며 저당하지 못한다.>

천재교육은 이 수정명령을 이행하였다고 하는데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북한 토지개혁의 한계(소유권 불인정)를 본문 및 별도 보충설명란에 추가 서술>하였다는 것이다.

왜 천재교육은 북한정권의 두 가지 가장 큰 잘못인 주체사상과 토지 개혁을 사실과 다르게 기술하고 교육부의 지적에도 수정을 거부하는 등 집요하게 버티었을까? 집필자들의 역사관이 대한민국 쪽이 아니라 북한정권 쪽에 더 가깝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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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교육부)

교육부(장관 : 서남수)는 12월 10일(화) 7개 한국사 교과서 발행사가 수정명령에 따라 제출한 수정․보완대조표를 승인함으로써 내년부터 사용하게 될 8종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수정․보완 작업이 완료되었다고 밝혔다.
□ 지난 8월 30일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사 교과서 검정심사 합격 발표 이후 사회적 논란이 제기됨에 따라, 교육부는 학교 현장에 제대로 된 교과서를 보급하기 위해 이들 교과서에 대한 수정․보완 조치를 밟아왔다.
○ 교육부는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구성․운영하여 10월 21일에 8개 발행사에 총 829건을 수정․보완할 것을 권고하였고,
○ 학계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수정심의회’를 구성하여 8개 발행사가 제출한 829건에 대한 수정․보완 대조표를 심의한 결과, 11월 29일 788건을 승인하고 41건에 대해서는 수정명령을 하였다.
○ 이에 12월 3일 7개 발행사가 수정명령을 반영하여 제출한 수정․보완 대조표를 최종 수정 승인함으로써 총 8종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보급되게 되었다.
□ 교육부는 앞으로 학교현장의 교과서 선정․주문에 차질이 없도록 오늘부터 전시본 웹 전시를 시작하고, 이어서 12월 18일경 서책형 전시본도 제공할 예정이다.
○ 이에 따라, 각 고등학교에서는 교과서 선정․주문을 12월 30일까지 완료하게 되며, 내년 2월에 학교 현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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