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시복식'을 바라본, 복잡한 斷想

이 행사를 위해 이들을 죽이라고 명령을 내렸던 임금의 집무실인 경복궁의 앞 광장을 내주고 국가 차원의 전례없는 편의를 봐 주었으니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도 합니다.
어제(16일) 광화문 광장에서 천주교 교황이 직접 참석 주관하여 떠들썩한 시복식을 거행했습니다. 대한민국 온방송이 실시간 생중계를 하고 현장에만도 100만 인파가 몰렸다고 합니다. 全세계가 주목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천주교 신자들이 많은 유럽이나 일부국가에서는 당연히 그랬을 것 같기도 하고, 중국이나 인도 등 불교가 널리 퍼져 있는 아시아 국가들에서야 뭐 별 관심이나 있었겠나 싶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대단했습니다.

시복식이 무엇입니까? 천주교에서 聖人 다음으로 공경받는 품계인 "복자(복녀)"의 명단을 발표하고 매년 祝日을 정하여 관할 성당에서 이들을 기억하라는 선언을 하는 행사로 들어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복자(복녀) 명단에 오른 이들이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큰 관심은 없지만 이렇게 공경의 대상이 된 이유가 자신의 신앙을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朝鮮國法(조선국법)을 어겨 처단된 자들이지요. 이들이 거룩한 존재로 칭송되어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이 행사를 위해 이들을 죽이라고 명령을 내렸던 임금의 집무실인 경복궁의 앞 광장을 내주고 국가 차원의 전례없는 편의를 봐 주었으니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도 합니다.

죽은 사람들이야 개인적으로는 억울할 수도 있고, 천주교 입장에서는 거룩해 보일 수도 있고, 人權을 重視(중시)하는 지금 시대의 눈에는 가엾게 여겨지는게 당연하겠지만 국가의 입장에서는 난감한 문제가 아닌가요? 그런데 마치 경축일이나 된 듯 천주교 행사인지 국가행사인지 모를 이러한 거대한 행사를 벌인다는 게 웬지 어색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국가 공권력으로 그들을 죽이고 이제 그들을 공경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니 말입니다. 교황이 마치 점령군 수장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어쨌든 이 행사에 모인 人波(인파)가 한반도 有史이래 가장 많았다고 하니, 요즘 또 하나 화제를 몰고 온 '명량'이란 영화 관객 역시 누적 1400만명을 넘어 한국영화사상 최대라니, 사람들이 우루루 몰리는 이런 현상이 吉兆(길조)인지 凶兆(흉조)인지 내가 판단하기란 어렵지만, 다만 아쉬운 것은 지금도 우리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는 현존 지구상 최악의 집단인 북쪽 김일성家를 몰아내자는 행사에 이런 호응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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