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여 볼 때 피청구인에 대한 정당해산결정이
비례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첫째, 피청구인의 목적과 활동에 내포된 위헌적 성격의 중대성이다.
피청구인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것이고, 북한식 사회
주의는 특정한 계급노선과 인민민주주의 독재 이념을 토대로 하여 조선노동당을 절
대적 지위를 가지는 정치적 주체로 인정하는 것이며, 이러한 사회주의를 대한민국으
로 확장하기 위하여 非합법적·半합법적이고 폭력적인 수단들도 고려하고 있고, 全民
항쟁에 의한 집권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내심의 의도까지 드러낸 바 있다.
피청구인은 그 동안 공당으로서 당내 북한 추종세력들의 활동을 묵인하고, 때로는
장려하기도 했으며, 외부로부터의 비판이 제기될 때에는 그들의 이념과 활동의 정당
성을 옹호해 왔다. 이러한 상황은 진보적 민주주의로 포장된 북한추종적 이념을 무
기로 우리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를 공격하고 제거 혹은 폐지하려는 주장들이 현재
피청구인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쉽게 관철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었음을 의미한다.
자신과 적대적인 정견을 가진 집단에 대하여 폭력적 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긍정하는
입장이 정치적 다수자의 지위를 차지한다면, 그들이 정치적 소수자의 의견을 통제하
거나 묵살하고, 심지어 폭력으로 억압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북한 등의 역사적 경험
에 비추어 볼 때 그리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피청구인의 정치적 입장은 우리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와 결코 부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이고 계획적으로 우리 헌법상의 민주적 기본질서를 공격하
여 그 근간을 훼손시키거나 이를 폐지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이로 인해 우리 사회에
초래되는 위험성을 시급히 제거할 필요성이 있다. 목적이나 활동에 관하여 일정 부
분의 위헌적 성격을 가지는 정당에 대해서 설령 현재 우리 사회의 정치적 공론장이
적절하게 작동함으로써 그 정당의 정치적 위험성을 상당부분 견제할 수 있다 하더라
도, 그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중대한 위헌성을 지니는 것이라면 정당해산 제도의
예방적 성격에 비추어 정당해산의 필요성은 인정된다.
둘째,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특수한 상황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
우리는 분단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하여 민족공동체임에도 對南혁명전략에 따라
대한민국 체제를 파괴·변혁하고 전복하려는 북한이라는 反국가단체와 대결하고 있
다. 북한은 6·25전쟁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對南도발을 전개해왔고, 이는 지금도 계속
자행되고 있는 현재진행형이다. 21세기라는 새로운 시대는 脫냉전이라는 역사적 흐
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반도는 이념적 대립으로 인해 南과 北으로 분단된 정치
적, 경제적 체제를 유지하며 첨예한 대결의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북한은 여전히 남
한을 궁극적으로 타도 또는 대체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대한민국의 민주적
기본질서는 현실적인 敵으로부터 공격의 대상으로 겨냥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날 우리가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하고 얻은 자유와 번영, 놀라울 정도의 발
전은 빛나는 업적으로 자부해도 좋을 일이지만, 그 과정 속에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
들 정도의 큰 노력과 희생이 수반되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지난 세기 전체
주의 정당이 집권했던 독일, 이탈리아 등의 경험을 돌이켜 보면, 우리는 일단 허물어
진 민주적 기본질서를 다시금 회복하는 일에도 상당한 노력과 사회적 희생이 소요됨
을 확인할 수 있다.
셋째, 피해의 최소성, 즉 다른 대안적 수단이 존재하는지 살펴본다.
피청구인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 초래된 위험성은, 가령 실정법을 위반한 일부 당
원에 대해서 형사적 제재를 가하고 관련자들을 정당에서 배제하면 되지 굳이 정당해
산까지 나아갈 필요가 있는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개별적인 형사처벌
의 경우 위법행위가 확인된 개개인에 대해 형사처벌이 가능할 뿐이고, 정당 자체의
위험성은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나머지 당원들은 계속하여 그 정당을 통해 위헌적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개별 당원의 제명이나 자격심사는 단순한 人的 교체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2차 분당 사태까지 초래했던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건과 관련된
피청구인 주도세력의 행태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고 우
리 헌법상 문제된 행위나 발언을 한 국회의원에 대하여 국회가 제명시킬 수 있는 제
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으나(헌법 제64조 제3항), 그 동안의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피청구인 주도세력은 언제든 그들의 위헌적 목적을 정당의 정책으로 내걸어 곧바
로 실현할 수 있는 상황에 있다. 따라서 합법정당을 가장하여 국민의 세금으로 상당
한 액수의 정당보조금을 받아 활동하면서 헌법상 최고 가치인 민주적 기본질서를 파
괴하려는 피청구인의 고유한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결국 정당해산 결정 외에
는 다른 대안이 없다.
정당해산제도는 최후적·보충적인 수단이므로 우리 사회의 정치적 공론장이 제대
로 작동하는 한 정당해산결정을 통한 정치과정에의 개입은 최대한 자제되어야 한다
는 견해는 피청구인의 경우 그 취지는 옳지만 지나친 낙관으로 일관하는 자세로서
적절한 태도라고 볼 수 없다. 예컨대, 세계 제2차 대전의 발발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
공했고 집권기간에 非인도적 범죄를 저질러 인류에 큰 상처를 안겼던 독일 나치당의
전례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나치당은 1928년 5월 선거에서 2.6%의 득표에 그쳐
고작 12석의 의석을 확보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불과 2년 후인 1930년 9월 선거에
서 18%를 득표했고, 107석의 의석을 가져갔으며, 다시 2년이 지난 1932년 7월에 있었
던 선거에서 나치당은 전체 투표자 중 37.2%의 지지를 얻었고, 230석의 의석을 획득
함으로써 제1당으로 부상하였다. 이처럼 나치당은 불과 4년만에 2.6%의 지지율을 보
인 군소정당에서 37.2%의 득표에 성공한 제1당으로 변모한 것이다. 비록 이를 흔한
일로 볼 수는 없을지라도, 현실정치의 역동적인 성격에 비추어 볼 때 향후에 결코 다
시 발생하지 않을 일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다.
두 차례의 分黨을 거치면서 피청구인이 종북주의에 매몰되었다는 일반 국민들의
인식과 내란관련 사건 등으로 인하여 그 정치적 기반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다. 특히
피청구인은 2014. 6. 4. 시행된 제6회 지방선거에서 광역 비례대표 의원 3인, 기초 지
역구 의원, 비례대표 의원 3인을 당선시키는 데 그쳤고, 광역비례대표 정당득표율은
약 4.3%였다. 2010. 6. 2. 시행된 제5회 지방선거에서 피청구인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이 기초단체장 3석, 광역 의원 24석, 기초 의원 115석을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를 엿볼 수 있다. 비록 피청구인에 대한 지지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피청구인의
진성당원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전체 당원의 수가 수만 명으로 여전
히 적지 않은 수이며, 특히 黨內 주도세력이 수적으로는 소수에 불과하지만 조직적
으로 뭉쳐 응집력을 발휘하는 까닭에 피청구인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정과정이나
각종 정책결정과정에서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정치적
상황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정치적 기반의 확대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
다. 이는 앞서 본 나치당의 전례에서도 확인된다.
넷째, 해산결정을 해야 할 사회적 필요성(法益 형량)과 관련하여 살펴본다.
해방 이후 1948년 대한민국의 건국과 더불어 채택한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질서는 보편적 가치로서 산업화, 민주화의 밑바탕이 되어 오늘날의 자유와 국가
적 번영을 가져다 주었다. 우리 헌법은 그 동안 공산주의라는 유토피아의 허울 아래
실상 1당독재와 1인독재로 운영된 북한의 도전으로부터 헌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을 치면서 스스로의 생존을 지켜왔다. 그것은 곧 우리 국민의 의지이다. 멀리
단군의 홍익인간 이념으로부터 시작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대
한민국의 정통성은 우리나라의 기본이념과 가치를 담고 있는 헌법질서 그 자체이자
우리의 정체성이다.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로 가려는 주장은 反헌법적인 것이고 인류
보편의 가치를 거스르는 시대역행적 현상이다.
정당해산 결정을 할 경우 정당의 정당활동의 자유가 제한됨은 물론, 그 정당이 지
향하는 이념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정치적 자유가 제한될 수 있고, 우리 사회에서 통
용될 수 있는 정치적 사상이나 이념의 폭이 협소해져 多元的 민주주의에 일정 부분
제한이 가해질 수 있는 우려는 인정된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다원적 민주주의를 추
구할지라도 다원적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관용을 유보할 수 있
으며, 민주적 기본질서를 훼손하고 폐지하고자 하는 이념을 추구하는 정당을 지지할
정치적 자유는 그와 같은 범위 안에서 제한될 수 있는 것이다. 헌법상 정당보호도 중
요한 가치이기는 하나 그 정당을 보호하는 헌법마저 부정하고 헌법에 기초한 현 체
제의 변혁을 꾀하는 정당에 대해서까지 상대적·다원적 가치를 이유로 보호한다는 것
은 정당보호의 근거인 헌법 질서를 파괴하거나 국가의 정체성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피청구인에 대한 정당해산결정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피청구인이 파괴
하려고 한 우리 헌법상의 최고가치인 국민主權원리, 기본권 보장, 복수정당제, 권력
분립 등의 민주적 기본질서 수호이다. 나아가 피청구인에 대한 정당해산 결정이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이 땅에 전체주의나 북한의 이념과 체제를 추종하지 않으면서도
진보적 사상과 이념을 지향하는 진보 정당이 터잡고 성장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함
으로써 민주주의의 다원성과 상대성을 보장할 수 있다. 이러한 민주적 기본질서의
수호와 민주주의의 다원성, 상대성 보장이라는 사회적 이익은 정당해산 결정으로 초
래되는 피청구인의 정당활동의 자유에 대한 근본적 제약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일부
제한이라는 불이익에 비하여 월등히 크고 중요하다. 결국 피청구인에 대하여 해산결정을 해야 할 사회적 필요성(법익 형량)도 인정된
다.
우리 재판소는 대한민국이 국민주권 원리, 기본적 인권의 존중, 민주적 의사 결정
등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를 실질적으로 확립해오기까지 4.19 혁명이나 1987년 민
주화운동 등과 같이 수많은 국민들의 희생과 정성, 그리고 헌신과 노력이 있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바이므로, 이 헌법의 근본가치를 無力化 혹은 약화시키려는 세력
에 대해서는 그 위험성을 섬세하게 감지할 수밖에 없다. 피청구인 주도세력은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면서 적극적이고 계획적으로 우리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를 공격하여 이를 훼손하거나 궁극적으로 폐지하려고 한다. 따라서 피청구인에 대한 해산결정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가해지는 위험성을 실효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부득이한 해법으로서 헌법 제8조 제4항에 의하여 정당화되므로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