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통진당은 폭력에 의한 집권 가능성도 인정한 정당"

특히 내란관련 사건에서 보듯이 이석기를 정점으로 한 피청구인 주도세력은 북한의 정전협정 폐기 선언을 전쟁상태의 돌입으로 인식하면서 북한에 동조하여 국가기간시설 파괴 등을 도모하는 등 대한민국의 존립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까지 하였다.

가. 피청구인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지 여부


(1)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실질적 해악을 끼칠 구체적 위험성
헌법 제8조 제4항에서 말하는 민주적 기본질서의 위배란,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단순한 위반이나 저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 사회의 불가결한 요소인 정당
의 존립을 제약해야 할 만큼 그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우리 사회의 민주적 기본질
서에 대하여 실질적인 해악을 끼칠 수 있는 구체적 위험성을 초래하는 경우를 가리
킨다는 점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2) 피청구인의 목적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저촉되는지 여부
(가) 앞서 우리는 우리 헌법 제8조 제4항이 의미하는 민주적 기본질서는, 개인의 자
율적 이성을 신뢰하고 모든 정치적 견해들이 각각 상대적 진리성과 합리성을 지닌다
고 전제하는 다원적 세계관에 입각한 것으로서, 모든 폭력적․자의적 지배를 배제하
고, 다수를 존중하면서도 소수를 배려하는 민주적 의사결정과 자유․평등을 기본원리
로 하여 구성되고 운영되는 정치적 질서를 말하며, 구체적으로는 국민주권의 원리,
기본적 인권의 존중, 권력분립제도, 복수정당제도 등임을 확인하였다.
(나) 피청구인의 진정한 목적인 폭력에 의한 진보적 민주주의의 실현과 이에 기초
한 북한식 사회주의의 실현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저촉되는지를 살펴본다.
피청구인이 실현하려고 하는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는 조선노동당이 제시하는 정
치적 노선을 절대적인 선으로 받아들이고 그 정당의 특정한 계급노선과 결부된 인민
민주주의 독재방식과 수령론에 기초한 1인의 독재를 통치의 본질로 추구하는 점에
서 우리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와 근본적으로 충돌한다. 북한의 계급독재적 통치이
념이 관철되는 사회에서는 모든 국민에게 주권이 인정되는 국민주권원리가 부인됨
은 물론, 자유로운 정견의 표출과 이를 통한 정치적 참여라는 가장 기본적인 표현의
자유 내지 사상의 자유조차 향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이는 개인의 기본적 인
권이 심각하게 침해되는 상황을 강하게 암시한다. 나아가 복수정당간의 경쟁을 통해
민주적 의사가 드러나는 정치적 과정도 구현되기 어려우며, 개인의 인권과 민주적
절차를 보호하기 위한 권력분립과 사법권 독립의 취지도 무색해질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명목상 보장될 수는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기능하기는 힘들다.
북한식 사회주의는 절대적인 계급노선을 통해 정치적 의사결정의 방향이 이미 확
정되고, 인민민주주의적 독재로 이 노선을 관철함으로써 다른 의견과 건설적인 정치
적 평론의 가능성이 심각하게 제약된다는 점에서, 장래 의사결정의 내용적 불확실성
과 비결정성을 기본이념으로 하며 민주적 의사결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중시하는 우
리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와는 이념적 전제부터 근본적으로 달리한다. 이와 같은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가 수립된다면 우리 헌법의 중핵을 구성하는 내용들을 유지하
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또한 피청구인은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중투쟁, 전민항쟁, 저항
권 등 폭력을 행사하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할 수 있다고 하는 바, 이는 모든 폭
력적․자의적 지배를 배제하고, 다수를 존중하면서도 소수를 배려하는 민주적 의사결
정을 기본원리로 하는 우리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정면으로 저촉된다.

(3) 피청구인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저촉되는지 여부
(가) 피청구인의 활동 가운데 특히 내란관련 사건은 피청구인의 진정한 목적을 명
백하게 드러낸 활동으로 볼 수 있다. 내란은 대한민국 영토에 대하여 주권을 미치지
못하게 하거나 헌법질서를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도록 폭동을 일으켜 국가의 존
립 자체를 위협하는 것으로서, 이석기 등 피청구인 소속 국회의원과 당원들이 내란
을 선동하고 대한민국의 존립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은 그 자체로 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함이 명백하다.
(나) 과거 인권을 탄압하였던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는 평화적인 방법에 의한 민주
화운동 등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폭력에 의존해서만 사회개혁이 가능하다고 생각했
던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상당히 진전됨에 따라 민주
주의 이념에 입각한 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합헌적인 내용으
로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는 정책이라면 언제든지 다수 국민을 설득시켜 입법 등을
통해 그 정책을 제도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장되고 있다. 또한 자유로운
의사교환에 의한 민주적 의사결정을 방해하고 권위주의적 지배를 옹호하는 법률이
라면 헌법재판을 통해 무효화시킬 수 있는 길도 열려있다. 급진 이념이라고 하더라
도 원칙적으로 헌법에 의해 하나의 정견으로 주장되고 논의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
져 있으며, 과거 폭력적 수단에 의지했던 투쟁의 신화가 오늘날 대한민국의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정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시대착오이
다.
따라서 여전히 자신들의 시대착오적 신념을 폭력에 의지해 추구하고, 이를 구체적
인 실현의 단계로 옮기려 하였거나 옮긴 내란관련 사건과 중앙위원회 폭력 사건 등
은 목적 달성을 위해 조직적, 계획적으로 폭력적인 수단의 사용을 옹호한 것으로서
민주주의의 이념에 정면으로 저촉된다.
(다) 결국 내란관련 사건,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건, 중앙위원회 폭력 사건 및 관악
을 지역구 여론조작 사건 등 앞서 본 피청구인의 여러 활동들은 내용적 측면에서는
국가의 존립, 민주적 의사형성, 법치주의 등을 부정하거나 훼손하는 것이고, 수단이
나 성격의 측면에서는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 위해 폭력, 위계 등을 적극적으로 사
용하여 민주주의 이념에 반하는 것이다.

(4) 피청구인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지 여부
(가) 정권의 획득이나 권력의 장악을 추구하는 정당의 개념본질적인 표지로 인해,
정당의 목적은 항상 실천적 성격과 현실적 지향성을 지닌다. 정당의 목적이나 정치
적 이념은 단순한 관념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실물적
인 힘과 의지를 내포한다. 따라서 정당이라는 단체의 위헌적 목적은 그 정당이 제도
적으로 존재하는 한 현실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위험성을 인정할 충분한 이유가 된
다. 특히 우리의 경우 정당법상 정당등록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당원(1
천인 이상)과 시․도당수(5 이상)를 가져야 하는바(정당법 제17조, 제18조), 피청구인
의 경우 주도세력에 의하여 정당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16개 시·도당
수에 수만 명의 당원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또한 위 내란관련 사건,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건, 중앙위원회 폭력 사건 및 관악을
지역구 여론조작 사건 등 앞서 본 피청구인의 여러 활동들은 그 경위, 양상, 피청구인
주도세력의 성향, 구성원의 활동에 대한 피청구인의 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피청구
인이 단순히 일회적, 우발적으로 민주적 기본질서에 저촉되는 사건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피청구인의 진정한 목적에 기초하여 일으킨 것으로서, 향후 유사상황에서 반
복될 가능성도 매우 크다. 더욱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청구인이 폭력에 의한 집권 가
능성을 인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피청구인의 여러 활동들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
해 실질적인 해악을 끼칠 구체적 위험성이 발현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란관련 사
건에서 보듯이 이석기를 정점으로 한 피청구인 주도세력은 북한의 정전협정 폐기 선
언을 전쟁상태의 돌입으로 인식하면서 북한에 동조하여 국가기간시설 파괴 등을 도
모하는 등 대한민국의 존립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까
지 하였다. 이는 피청구인의 진정한 목적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구체적 위험성을 배가시킨 것이다. 또한 북한
과 정치․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 비추어 이러한 위험성은
단순히 추상적 위험에 그친다고 볼 수만은 없다.
이상을 종합하면, 피청구인의 위와 같은 진정한 목적이나 그에 기초한 활동은 우
리 사회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해 실질적인 해악을 끼칠 수 있는 구체적 위험성을
초래하였다고 판단된다.
(나) 정견의 자유를 누리는 정당이라면, 자신들의 대안을 통해 현재보다 진일보한
국가공동체의 미래상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현재 지배적인 관념들에 대한 의문을 제
기할 수 있다. 현행 헌법상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포함된다고 인정되는 내용들이라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정치적 대안을 제시하여 사회적 논의를 시도하는 것은 가능하고
또한 공당의 성실한 자세로서 마땅히 존중되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라면 어떤
정당이 정치적 견해를 개진하는 과정에서 다소간 민주적 기본질서와 상치되는 주장
을 제시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즉, 민주적 기본질서의 내용으로 간주되는 개
별 요소들에 대한 정치적 논의와 비판의 자유는 보장된다. 이는 우리 사회의 건전한
토론과 정치적 숙고를 촉발시키고, 보다 진전된 정치적 목표를 형성하여 이것이 우
리 공동체 안에서 널리 공유될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껏 드러난 피청구인의 목적이나 활동은 위와 같은 차원에서 우리 헌
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의 내용에 대한 정치적 비판을 제기하는 상황이 아니라, 의도
적이고 계획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이고 투쟁적으로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를 훼손
시키기나 폐지하고자 시도하는 것이다. 피청구인은 민주사회에서 보장되는 합법적
인 의사결정의 과정 등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에서
만 그러할 뿐, 필요하면 폭력적인 수단일지라도 사용해서 의사를 관철할 수 있다는
투쟁노선을 여전히 버리지 않고 있으며, 이는 앞서 본 피청구인의 목적과 활동 속에
서 확인되었다.

결국 피청구인의 위와 같은 목적이나 그에 기초한 활동은 우리 헌법상 민주적 기
본질서에 위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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