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화제가 되는 기사가 있다. 필자가 편집장으로 있었던 月刊朝鮮 2002년 4월호에 실렸던 <직격 인터뷰 - 朴槿惠의 非타협적 권력의지>이다. 金演光 기자가 당시 李會昌 한나라당 총재와 맞서 대통령 출마 의사를 밝힌 朴槿惠 의원을 인터뷰한 기사이다. 
  이 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살집이 전혀 없는 가느다란 손가락, 약간 부풀린듯 뒷머리를 살짝 올린 머리 모양, 쑥색 투피스 정장 속에 숨겨진 가녀린 몸매. 朴正熙 대통령과 陸英修 여사의 얼굴을 절반씩 섞어놓은 듯한 얼굴. 이 여인이 한국 정치판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는 怪力(괴력)의 소유자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이 기사가 흥미로운 것은 朴 의원에게 기자가 집요하게 질문하고 朴 의원이 이에 자극을 받아 직설적으로, 때로는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팽팽한 攻防이란 점 덕분이다. 이 인터뷰가 새삼 주목 받는 것은 최순실 아버지 최태민과 관련된 문답 때문인데 그 외에도 오늘의 최순실 사태를 낳은 朴 대통령의 독특한 삶과 생각이 잘 드러나 있다. 
  
 기자가 '바르게 살자'가 인생의 신조군요'라고 물으니 박 의원은 이렇게 답한다. 
 
  『바르고 지혜롭게.』
 
  ―바르게보다 지혜롭기가 더 어렵죠.
 
  『바른 사람은 지혜롭지 못하게 행동할 수도 있어요. 지혜로운 사람은 반드시 바르게 살아요. 바르게 살지 않는 삶이 얼마나 손해고, 얼마나 결과적으로 고통스럽고 수치인지를 알기 때문에 바르게 살지 않을 수 없어요. 지혜가 바르게보다 큰 거죠.』
 기자가 '이런 정치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온 이가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傳記(전기)를 읽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존경할 만한 지도자라고 생각했어요. 정치를 하면서 극단으로 가지 않고 의견을 모아 중용으로 가고, 어떤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바른 것인지를 찾으려고 애쓰는 것이 마음에 와 닿더라구요.』
 
  ―엘리자베스 여왕이 처녀 여왕이었죠. 朴의원이 獨身(독신)인 게 대통령직 수행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까요, 플러스 요인이 될까요.
 
  『장점이 많이 있을 걸로 봐요. 제 경우 챙길 가족이나 부양할 식구가 없잖아요. 모든 걸 나라에 바칠 수 있고, 주변에 비리나 유혹이 들끓어 이상한 일이 생길 여지가 없으니까요.』
 
  ―그래도 가족이 있고, 자식이 있어야 현실감각이나 균형감이 생기는 것 아닙니까.
 
  『제가 현실감각이 없어 보여요? 현실감각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정치를 하고 정치개혁을 해요. 국민의 여망과 뜻을 모아서 대변하는 건데 현실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국민을 대변합니까.』
  김연광 기자는 당시 많은 국민들이 궁금해 하였던 것들을 주로 묻는다.
 ―청와대서 18년 간 살면서 사춘기를 보내고, 대학을 나와 인격이 형성됐는데, 본인이 서민들의 情緖를 잘 안다고 생각하십니까.
 
  『알려고 많이 노력하죠. 제 지역에 가면 많이 다녀요. 그런 데서도 많은 분을 만나고 집도 방문하고, 다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잘 알려고 노력하죠.』
 
  ―공주같이 자란 분인데 대중적인 정치지도자가 될 수 있겠나, 의구심을 보내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공주같이 자란 것도 아닙니다.』
 
  ―그 정도면 공주같이 자란 겁니다.
 
  『아니에요. 기구하게 자랐어요. 기구하게.』
 
  ―왜 기구해요.
 
  『저만치 고통을 많이 겪고 산 사람이 많지 않을 겁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그렇게 돌아가신 비극도 비극이지만, 그후에 겪은 일도 그렇고, 사람들은 나름대로 경험이 달라요. 소설을 쓸 정도로 어려움이 많아요.』
 
  ―그걸 어떻게 이겨냈습니까.
 
  『그만큼 제가 강하게 마음을 다졌고, 저 자신에 스스로 훈계를 많이 했고, 그걸 극복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한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좌절하기 쉽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