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犬)만도 못한 목사'

“엄마가 그 목사 아저씨가 찌찌 만졌느냐고 자꾸만 물었어요. 귀찮아서 그랬다고 했어요.”
<밥상머리의 개>

‘가나안의 여인이 스스로를 개라고 했다. 예수가 말했다. 훌륭한 대답이다.’

인천 변두리의 한 건물 지하에 교회가 생겼다. 그 교회의 목사가 아이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이 됐다. 나는 그의 변호사였다. 구치소에 가서 그를 만났다. 깡마른 얼굴에 눈이 특이했다. 검은 눈동자가 약간 풀어져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저는 절대로 성추행 한 적이 없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우리 가족이 교회를 만들었어요. 직장을 다니는 딸이 내는 헌금이 교회 수입의 전부였어요.”
그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저와 아내는 우선 아이들부터 돌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가난한 동네라 부모가 일을 나가면 혼자 있는 아이들이 많았으니까요. 낮이면 떡뽁이를 만들어 먹였어요. 매일 같이 오던 여자 아이가 있어요. 엄마가 맥주 홀을 나간다는 우울한 얼굴을 가진 아이였죠. 그 아이의 엄마가 갑자기 저를 성추행범으로 고소한 거예요.”

나는 촉을 세우고 그의 미세한 표정 변화까지도 살피고 있었다.

“전도지를 만들어 매일 동네 골목을 다니면서 집집마다 넣었죠. 정말 얼음같이 찬 세상 이예요. 문을 열어주는 집이 없어요. 개가 덤벼들어 꽁지가 빠지게 도망을 친 적도 있죠. 어느 집 축대 아래서 땀을 닦으며 하늘을 향해 소리쳤죠. 하나님, 이럴 바에야 차라리 감옥에 가서 죄인들에게 전도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나는 메모하던 펜을 멈추고 그를 보았다.

“그 며칠 후 형사들이 찾아왔어요. 형사들이 경찰서에서 나를 둘러싸고 머리를 툭툭 치면서 골리더라구요. 목사가 돈 벌려고 퇴폐행위를 하는 이발소 면도사만도 못하다고요.”

그의 얼굴에서 짙은 그림자가 느껴졌다. 접견실의 유리 박스를 지나가는 다른 죄수들이 그의 등을 보고 있었다.

“감방 안에서도 맞아 죽을 뻔했어요. 절도범으로 들어온 사람이 ‘ 너같이 목사 간판 쓰고 더러운 짓 하는 놈보다 차라리 내가 낫다’라고 하면서 주먹을 휘둘렀어요.”
그의 얼굴에 원망의 표정이 떠올랐다.

“평생 주님만 모시고 산다고 서원한 내게 왜 이런 시련이 오는 겁니까? 저는 개만도 못하게 됐어요.”
그가 나를 보면서 하나님에게 따질 말을 하고 있었다.

“축대 아래서 차라리 감옥에 가서 전도하겠다고 하나님한테 말했다면서요? 그 소원을 들어주신 거 아닐까요?”

갑자기 내 입에서 한마디가 튀어 나갔다. 내 생각이 아니었다.

“아멘, 제가 이제야 그걸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이 성추행범으로 감옥에 오게 하신 건 다른 죄인들에게 위로를 주기 위한 게 아닐까요. 개가 된 목사를 보고 다른 죄수들이 ‘난 그래도 위선적인 너보다는 낫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니까요.”

“할렐루야 아멘, 변호사님 기도해 주세요.”

그가 그 의자에서 일어나 내 옆의 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였다. 내 허리가 주춤 뒤로 물려졌다. 그가 기다렸다. 어쩔 수 없었다. 그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내 사랑하는 아들아”

손가락이 떨렸다. 도대체 내가 누구지? 그가 말했다.

“이제부터 이 안에서 내가 개가 되어 전도하겠습니다.”

얼마 후 그가 석방됐다.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아이가 말했다.

“엄마가 그 목사 아저씨가 찌찌 만졌느냐고 자꾸만 물었어요. 귀찮아서 그랬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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