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밀어내면서도 건재할 정도라면 권력의 핵심이 아니고선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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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당 정권 시절 경북의 Y시에서 치러진 시장 선거에서 당시 민주당 소속 박순천 의원이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집권당인 자유당 후보를 공격했다. 당시 집권여당인 자유당이 Y시에 압력을 넣어 집회 허가가 불허되자 민주당 후보는 지지자의 초가지붕 위에다 연단을 설치하고 선거유세를 했다. 그런 일이 있고나서 4·19 혁명이 일어나고 자유당 정권은 무너졌다. 70여 년 전 일이다.

굳이 70여년 전의 일화 한 토막을 소개하는 것은 최근 언론보도와도 관련이 있다. 먼저 9월22일자 조선일보 1면 머릿기사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김현지(청와대 제1부속실장) 공격받자 강훈식 떠난다'가 독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밀어내고도 자신은 건재할 정도의 김현지라면 그 존재감은 한 마리 암탉에 비유하기엔 버겁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동아일보도 정치면 머릿기사로 '인사책임 떠안고…강훈식 비서실장 전격사의'란 제목의 기사를 뽑았다. 野 "성남라인 비선책임 은폐카드"란 지적도 함께 적었다.

중앙일보는 '잇단 인사참사에 강훈식 사의'란 제목 아래 "비서실장으로서 종합적 책임 차원"이라고 했다. 아울러 "국힘, 훈식 형보다 현지 누나가 센가"라는 야당인 국힘당의 지적도 병기했다. 한국경제신문도 "실세 경기. 성남 라인과 갈등설…모든 책임 떠안고 떠나는 강훈식"이라고 대서특필했다. 아울러 "김현지 등과 개각 불화설도 있어 보인다"는 사실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국일보는 "강훈식 전격사의, 청 인사난맥설. 인사검증 실패 등 종합적 책임 차원, 인사 영향력 경기·성남 라인은 그대로. 국힘당은 김현지, 정진상 경기·성남라인 인사농단" 주장 등 도하 신문보도가 이런 내용들로 지면을 도배하고 있다. 요약 정리하면 강훈식 비서실장은 인사참사에 대한 모든 책임을 떠안고 떠나지만 경기·성남 라인은 그대로 건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성남 라인의 핵심은 김현지와 정진상이다.

다시 박순천으로 돌아가 본다. 박순천과 김현지는 같은 여성이다. 박순천은 당시 국회의원이었고 집권여당에 맞서 싸운 거물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김현지는 일개 대통령실 비서관일 뿐이며 그 정체가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는 베일 속 인물이다. 이재명 정권의 개각 인사작업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언론보도와 야당의 집중공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건재하다는 것으로 미루어 그 존재 자체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밀어내면서도 건재할 정도라면 권력의 핵심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일로 보인다. 대통령 비서실장 강훈식은 껍데기이고 김현지는 알짜배기라는 분석도 가능해 보인다.

정치인 홍준표는지난 토요일 TV조선 프로그램 '강적들'에 출연해서 오늘의 이재명 정권은 우리가 80여 년 쌓아 온 대한민국의 국가 시스템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가시스템을 파괴하는 오늘의 암탉은 과연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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