熊女(웅녀)가 먹은 마늘과 쑥의 의미

우리 神話(신화)에 담긴 의미와 지혜

神話(신화·myth)라고 하면 황당한 거짓 역사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神話는 절대로 허황되거나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神話文學(신화문학)과 같은 문화인류학을 연구하는 이론가들은 神話를 종교의 經典(경전)과 같이 신성하고 崇嚴(숭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세계의 모든 민족들은 그들의 神話를 다른 이야기들과는 달리 그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그 神聖性(신성성)을 믿는다. 그 만큼 神話는 포괄적이기는 하지만 증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神話에는 그 민족의 넋이 응축되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학자들은 神話는 進化(진화)한다고 한다. 확실히 神話는 어떤, 생명을 가진 有機體(유기체)처럼 進化하는 것 같다. 神話는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새로이 選定(선정)되고 修正(수정)되거나 削除(삭제) 되기도 하고 때로는 새로이 해석된다. 神話는 그 민족 구성원들이 대대로 살아가면서 祖孫(조손)이 공동으로 만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결국 神話에는 그 민족의 魂(혼)이 녹아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의 神話, 특히 그 중에서 開國神話(개국신화)에 녹아들어 있는 우리 조상들의 魂을 만나보고 그 분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기로 하겠다.

우리 조상들은 우리, 한민족이 고귀한 피를 타고 났다고 하고 있다.《三國遺事(삼국유사)》는 古朝鮮(고조선)의 시조 檀君王儉(단군왕검)은 하늘나라 帝釋(제석․왕)의 아들, 桓雄(환웅)의 아들이라고 하고 있다. 또 高句麗(고구려)의 시조 高朱蒙(고주몽)도 하늘나라 황제, 天帝(천제)와 물나라 水神(수신)의 딸 사이에서 난 아들이라고 하고 있다.

우리 神話는 또 우리의 조상이 처음으로 출현한 장소를 성스러운 곳이라고 하고 있다. 桓雄이 하늘에서 내려와, 神市(신시)를 개설한 곳은 太白山(태백산․지금의 妙香山․묘향산) 위이고, 駕洛國(가락국)의 시조 金首露王(김수로왕)이 하늘에서 내려온 곳은 龜旨峰(구지봉)이라는 山上(산상)이다. 사람들은 오랜 옛날부터 神(신)은 하늘에 있다고 생각해 왔다. 山(산)은 높은 곳으로, 하늘과 가까운 장소다. 그러므로 山上은 神을 만날 수 있는, 接神(접신)의 聖所(성소)다. 우리의 神話들은 조상들이 성스러운 장소에 나타났다고 말해주고 있다.

神話는 또 우리 조상들의 탄생을 神異(신이)한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檀君은 桓雄과, 곰이 인간으로 化(화)한 熊女(웅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되어 있다. ‘곰’은 알타이어 ‘굴’이 그 祖語(조어)인데 ‘굴’은 神을 뜻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우리 민족이 天帝의 자손과 신령스러운 동물, 神獸(신수)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高朱蒙도, 金首露王도, 新羅(신라) 시조 朴赫居世(박혁거세)도 모두 알에서 태어난 것으로 되어 있다. 이 卵生神話(난생신화) 또한 그 탄생이 神異한 것이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神話는 우리 조상들을 强靭(강인)한 존재로 표현하고 있다. 檀君神話의 熊女 이야기가 바로 그런 것이다. 《三國遺事》에 의하면 어느 날 한 마리의 곰과 호랑이가 桓雄에게 와서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했다. 이에 桓雄은 쑥 한 묶음과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이것을 먹고 백일 동안 햇빛을 보지 말고 스무하루 동안 忌(기․근신)하면 사람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호랑이는 이를 지키지 못해 사람이 되지 못 하고, 곰은 이를 지켜 한 사람의 여자가 됐다 한다. 여기서 마늘과 쑥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마늘은 맛이 맵다. 이를 한자 한 글자로 표기한다면 ‘辛(신)’ 자가 될 것이다. 쑥은 그 맛이 쓰니 ‘苦(고)’ 자로 표기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마늘과 쑥은 ‘辛苦(신고)’ 곧 ‘고통스러움’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곰은 자기와의 싸움이라는 ‘고통’을 이긴, ‘克己(극기)’를 해 낸 것이다. 인간에 있어서 가장 힘든 싸움은 자기와의 싸움이다. 이 神話는 거기서 이겨낸 熊女는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었고, 우리는 그 분을 조상으로 하고 있으니 강한 민족이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神話는 우리 조상들이 異蹟(이적)을 행했다고 하고 있다. 좋은 예가 高朱蒙 神話에 나와 있다. 朱蒙은 夫餘(부여)의 왕자가 자신을 죽이려 하자 친구들과 말을 타고 달아났다. 그런데, 夫餘 왕자와 騎兵(기병)들의 추격에 쫓기고 있을 때 그 앞에 강, 淹水(엄수)가 길을 가로막았다. 이에 그가 天帝에게 자신을 구해 달라고 빌자 고기와 자라가 다리를 놓아 강을 건너게 해 주었다. 朱蒙 일행이 강을 건너자 고기와 자라 다리가 없어져 적이 더 이상 쫓아오지 못 하게 되었다 한다.

《舊約(구약)성경》에서 모세로 하여금, 하나님이 바다를 갈라 길을 내 주어 홍해를 건너게 해 주는 ‘출애굽기’를 연상하게 하는 이 이야기는 우리 민족은 하늘의 保佑(보우)로 영원히 절멸하지 않고 번성할 것이라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隋(수)와 唐(당)이 아시아 전체를 制覇(제패)하고 쳐들어 왔을 때 우리의 高句麗만은 끝까지 그들을 쳐 물리친 것, 우리 민족이 여러 가지 고난과 위기를 겪으면서도 끝내 그것을 이겨내고 세계적인 나라로 굳건히 서 있는 것은 아마도 우리의 조상들이 이와 같은 神話를 들으면서 自矜心(자긍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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