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印度, India)엔 人道(인도)가 없다. 대부분 대도시의 大路(대로)에도 인도가 없다. 어제 찾은 갠지스 강가의 힌두교 성지인, 인구 150만 명의 바라나시(Varanasi)도 그랬다.
車道(차도)엔 중앙선만 있고 신호등도, 차선도, 횡단보도도 없다. 포장된 공간일 뿐이다. 이곳으로 인파가 쏟아져 들어온다. 사람, 자전거, 오토바이, 인력거, 소, 개가 뒤범벅이다. ‘빵- 빵- 빵-’ 하는 소음은 충돌을 피하려는 몸부림인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길가도 인간, 동물, 기계, 상점의 공존장이다. 오늘 아침에 보니 길가에서 담요를 뒤집어쓴 사람과 소떼가 함께 자고 있었다. 인도에선 힌두교도, 이슬람신도, 기독교도, 불교도, 시크교도가 공존할 뿐 아니라 인간과 동물도 같이 산다.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도 심하지 않다. 인구 13억이 세계 최대의 민주국가를 유지한다. 약 80%의 힌두교가 민주주의의 핵심인 다양성과 포용력 및 관용의 정신을 공유하고 있는 덕분이다.
사람, 기계, 동물로 가득 찬 바라나시의 대로를 소음 속에서 걷는 건 평생 잊을 수 없는 체험이 된다. 아수라장이 이런 곳이구나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 기적이 있다. 시끄러움 속에서 싸우는 소리가 없다. 뒤범벅된 가운데서도 사고가 거의 없다. 빵빵거리며 질주하다가도 충돌 2초 전에 서로 양보한다. 무질서 속의 질서이고 아수라장의 구원이다. 인도엔 人道가 없지만 인도인의 마음속엔 人道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