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주인은 金부자, 南의 주인은 국민

北의 불행은 김일성이 죽어도 비판할 수 없다는 점이고, 南의 행복은 국민들이 대통령을 감옥에 보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北의 주인은 金부자, 南의 주인은 국민 [2006-06-29 ]


조갑제 방송위원은 20일 방송된 <조갑제의 통일전략>을 통해 역대 남한 대통령들의 수난들을 설명하면서, 남한의 민주주의는 역대 대통령의 희생 하에 성장하고 발전했다고 피력했다. 법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며 헌법이 대통령보다 강하기 때문에 대통령 역시 법에 의해 비판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남한의 여느 역대 대통령들보다 많은 잘못을 저질렀을 김일성, 김정일이 비판을 받지 않는 이유는 민주주의가 부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 방송위원은 이미 사망한 김일성을 비판할 수 없다는 점이 북한의 불행이고, 국민들이 대통령을 퇴출시킬 수도, 감옥에 보낼 수도 있다는 점이 남한의 행복이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북한의 주인은 김일성, 김정일인데 반해 남한의 주인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방송위원은 북한에서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이루어지는 때는 권력자, 즉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비판도 하고, 神의 위치에 있는 김 부자를 끌어내려 법 앞에서 평등한 한 시민으로서 비판하고 공격할 수 있는 때라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nksue@hanmail.net

[다음은 대북방송원고 전문]

저처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사람들이 한국에는 아주 많습니다. 대통령은 어떻게 보면 보통 사람들의 안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어느 자리에 가든지 주된 화제가 대통령을 욕하는 것입니다. 물론 대통령이 잘 못해서 욕을 먹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국민들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대통령 욕을 즐기는 면도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한국에서는 이승만, 박정희와 같은 위대한 지도자라도 국민들로부터 사정없이 비판을 받고 쫓겨 나오고 또는 죽음을 맞고 감옥에 가곤 합니다. 권력자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 국민들처럼 사납고 용감한 사람들도 별로 없을 것입니다. 예컨대 국민들은 건국 대통령이라 해도 부정선거를 하니 들고 일어나서 이승만 대통령을 하야시키고 하와이로 내보내서 이 분이 조국에 돌아오지도 못하고 하와이에서 죽도록 만들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또 지금과 같은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만든, 즉 근대화의 기수라고 하는 박정희 대통령이 장기집권으로 가면서 야당을 탄압하니까 들고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해서 釜馬(부마)사태를 일으키고 이에 자극받은 김재규를 통해서 대통령을 살해한 것이 한국의 국민들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또 1980년대 이 한국을 세계에서 1등 가는 고도경제성장국가로 만든 전두환 대통령이 퇴임하자마자 그 임기 중에 잘못을 저질렀다고 공격을 해서 백담사로 2년 동안 귀양 보내는 것도 모자라서, 다시 김영삼 대통령을 통해서 그를 광주사태 유혈진압의 책임자로서 감옥에 보냈습니다. 그래서 전직 대통령이 2년 동안 감옥에 있다가 나왔습니다.

노태우 대통령은 6·29 민주화선언으로서 한국에서 민주화 실천의 시대를 연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또 1987년 12월 직선 대통령, 즉 직접 국민이 뽑는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국민들은 그러나 노태우 대통령이 퇴임한 뒤에 이 분이 비자금을 모았다는 이 잘못을 들고 나와서 김영삼 대통령을 시켜서 그를 감옥에 집어넣게 했습니다. 김영삼, 김대중 두 대통령은 아직까지 법정에 서지 않았으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국민들은 언론과 여론을 통해서 김영삼, 김대중 두 사람을 무섭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퇴임 이후에는 법정에 서거나 법정에 서지 않더라도 여론과 언론으로부터 엄청난 비판을 받게 될 것이 뻔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왜 역대 대통령들이 이렇게 수난을 당하는가. 북한에서는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보다도 아마 수백 배, 수만 배의 잘못을 저지른 김일성·김정일도 비판을 당하지 않는데, 왜 유독 한국에서는 이렇게 역대 대통령들이 수난을 당하는가. 여러분, 궁금하지 않습니까. 거기에 대해서 제가 몇 가지 답을 해보겠습니다.

첫째,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역대 대통령들이 이렇게 공격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한국의 민주주의가 이들 권력자들보다 더 힘이 세기 때문에 이들을 혼내주고 있는 것입니다. 역대 대통령들은 정권을 잡고 있을 때 권력을 남용하거나 돈을 모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행위는 헌법에 위반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 국민들은 ‘대통령이면 다인가. 당신들도 우리처럼 법을 지키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 아닌가’ 라고 들고 일어나서 이들을 혼내 준 것입니다.

한국은 헌법을 통해서 귀족이나 노동당 간부와 같은 특권계급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지 오래입니다. 따라서 대통령도 법 앞에서는 지게꾼이나 농사꾼, 노동자, 택시기사처럼 평등한 것입니다.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핵심입니다. 한국의 민주주의와 한국의 헌법이 막강한 대통령보다도 더 막강하기 때문에 대통령들은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나면 이 민주주의로부터 혼이 나는 것입니다.

둘째로는 권력에 대한 국민들의 전통적인 피해의식이 한 원인입니다. 북한도 마찬가지겠지만, 한국 사람들은 권력에는 일단 순응하지만 속으로는 권력의 속성에 대해서 불만이 많습니다. 권력이 민중을 위해서 일한 부분보다는 민중을 억압한 부분이 더 많이 기억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권력에 대한 굴종이 강한 만큼 권력에 대한 불만도 많습니다. 다만 현존 대통령은 힘이 세기 때문에 그가 대통령직에 있을 동안에는 굴종하는 척하다가 일단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동안 쌓아두었던 불만이 폭발하여 전직 대통령에 대한 보복으로 나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셋째는 후임자가 전임자를 부정하여 인기를 얻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임자와 차별한다는 것이 지나쳐서 전임자를 역적으로 몰려고 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자신의 전임자들을 모조리 정통성이 없는 대통령이라고 부정을 했다가 그 여론으로부터 다시 비판을 받아서 본인 자신도 아주 불명예스럽게 된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넷째, 국민들은 일단 권력자가 물러난 뒤 심판을 했다가 다시 시간이 지나면 냉정하게 재평가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일단 비판하고 부정해 보았더니 박정희 전 대통령만큼 많은 일을 한 사람도 없구나 하는 생각으로 다시 돌아와서 요사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인기가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을 능가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면 북한의 불행은 김일성이 죽어도 비판할 수 없다는 점이고, 남한의 행복은 국민들이 대통령을 퇴출시킬 수도 있고 감옥에 보낼 수도 있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북한의 주인은 김일성, 김정일이고, 남한의 주인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처럼 한국의 민주주의는 역대 대통령들을 짓밟으면서, 역대 대통령들을 희생시키면서 성장하고 발전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이 공식을 북한에 적용한다면 북한도 제대로 된 나라와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하기 위해서는 권력자, 즉 김일성, 김정일에 대한 비판도 하고, 김정일을 몰아낼 줄도 알고, 김일성이 신의 위치에 있는데 이 사람을 끄집어 내려서 우리와 같은, 즉 법 앞에서 평등한 한 시민으로서 비판하고 공격할 수 있는 때가 되어야 북한에서도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기능한다 이렇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경우에는 역대 대통령이 불행했던 것만큼 대한민국이 발전했고, 역대 권력자가 불행해진 만큼 국민들이 행복하게 되었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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