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는 김정일 정권의 심장

이곳을 중심으로 흘러가던 혈관이 막혀버리자 북한 정권은 지금 마비, 경련, 공황상태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조갑제 방송위원은 17일 송출된 을 통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동결자금 해제와 관련해 김정일 정권이 추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사정이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계좌는 북한 정권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대외창구라는 것. 또한 그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역시 전체 거래 중 북한과의 거래가 약 22%를 차지할 만큼, 사실상 북한 정권을 위해 존재하는 은행이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조 방송위원은 지금까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있었던 52개의 계좌 중 32개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명단에서 확인된 북한의 은행과 무역회사들은 김정일 정권의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존재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상 북한 정권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정지되자 북한 정권은 마비, 경련, 공황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면서, 해결책은 북한 정권이 변화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연 기자 nksue@hanmail.net


[다음은 송출된 대북방송 전문]

북한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벌써 5월이 되었습니다. 5월과 10월은 모든 계절 중에서 가장 좋은 날씨와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일컬어집니다.

그래서 이 두 달에는 한국에서는 결혼식이 아주 많고, 물론 나들이 가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아주 분주한, 활기가 찬 계절이기도 합니다. 북한에서도 좋은 산과 강이 있으니까 여러분들도 어려운 조건 하에서도 나들이를 많이 하시지 않을까, 그렇게 짐작이 됩니다.

오늘 주제로 말씀드리려고 하는 것도 역시 좀 짜증이 나는 이야기입니다. 인간과 조직으로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김정일 정권은 요사이 미국에 대해서 아주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요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 핵개발 문제 해결을 위해서 위조달러를 유통한, 말하자면 불법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잡고 북한이 거래하는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BDA라고 합니다. 여기에 잠겨있는 북한 계좌를 동결했습니다. 한 2년 전에 했습니다.

이것을 풀어주어야 핵개발을 포기하는 첫 단계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 북한의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상당히 양보를 해서 그 북한 계좌에 잠겨 있는 약 2500만 달러를 풀어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김정일 정권은 또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우리가 이 돈을 국제금융기관 어디에나 맡길 수 있고 쓸 수 있도록 해 달라. 동결 전의 상태로 원상복귀를 시켜 달라.’ 이렇게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북한의 불법자금, 여기서 불법자금이라고 하면 마약밀매라든지 달러를 위조해서 유통시키는 그런 자금을 말합니다. 그런 불법자금을 취급했다고 하여 이 마카오의 BDA은행을 돈세탁 우려기관으로 지정하였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동적으로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를 할 수 없게 되고 달러를 취급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은행으로서의 구실을 못하게 되니까 자연히 BDA는 부도 사태로 가고 있습니다.

미국은 BDA에 대해서 그렇게 강경한 조치를 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 계좌의 돈은 풀어주는 제스처를 취했습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김정일은 미국에 대해서 ‘이제는 우리가 세계 어떤 은행과도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은 지금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졌습니다. 북한이 요구하는 대로 들어준다면 미국은 한쪽으로는 불법자금 유통을 금지시키는 조치를 취하고 또 한쪽으로는 불법자금을 받아주라는 또 다른 상반된 조치를 취해야 되니까, 미국으로서는 아마 북한의 요구를 받아주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마치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서 경찰이 훈계방면, 아주 조금 충고를 하고 풀어주었더니 그 범죄자가 ‘내가 구속되어 있는 동안에 회사에서 파면되었다. 그러니 회사에 복직시켜 달라’는 요구를 하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김정일 정권이 이렇게 추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사정이 절박하기 때문입니다. 이 BDA라는 은행은 북한 정권의 핵심부가 자신의 금고처럼, 일종의 사금고처럼 이용했던 은행입니다. 북한 정권은 간부들 사이에서 델타은행으로 알려진 이 BDA를 통해서 사치품도 사고, 선물도 사고, 핵무기 등 대량 살상무기 개발 부품도 수입을 했습니다. 이 은행은 북한 정권의 생존을 위해서, 특히 북한의 고위직 간부들의 생활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대외창구입니다.

BDA가 거래한 돈을 계산해보니까, 북한과의 거래가 약 22%였다고 합니다. 은행이라는 것은 원래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기 때문에 어느 한 거래자의 몫이 22%라는 것은 사실상 BDA는 북한정권을 위해서 존재했다는 그런 뜻이 됩니다.

지금까지 BDA에 묶여 있었던 북한 계좌는 52개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명단은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저는 이 은행을 많이 이용했던 한 고위 탈북자로부터 BDA의 북한계좌 32개의 명단을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 명단을 훑어보면 왜 김정일 정권이 이처럼 비명을 지르고 있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이 32개의 명단 중에서 첫 번째로 은행에는 어떤 은행들이 있느냐. 조선무역은행, 대성은행, 조선합영은행, 창광신용은행, 현재는 단천신용은행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조선상업은행, 고려은행, 은덕은행, 은덕은행은 당 군수공업부 소속입니다. 조선통일발전은행, 당경공업부 소속입니다. 용확산은행, 이것은 인민무력부 소속입니다.

그 다음에 무역회사로서는 만경무역회사, 이는 김정일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당중앙 39호실 소속입니다. 묘향무역회사, 역시 39호실 소속입니다. 이 두 회사는 김정일과 그 측근들이 필요로 하는 사치품과 고급건축자재들을 수입한다고 합니다.

그 다음 광명성 무역회사, 통일전선부 소속입니다. 장미무역회사, 이것도 통일전선부 소속입니다. 이 두 회사는 한국을 상대로 한 무역을 맡고 있습니다.

은덕무역회사, 당중앙군수공업부 소속입니다. 금융수출입상사, 이 역시 군수공업부 소속입니다. 이 두 회사는 무기를 수출하고 컴퓨터 등 최신장비를 수입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영광무역회사, 당 중앙국제부 소속입니다. 대양무역회사, 당중앙 간부부 소속입니다. 위의 두 회사는 국제부와 간부부의 고위직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구입하고 생활자금 등을 마련하는 회사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북한에서는 각 부처 또는 군부대까지 별도의 무역회사를 가지고 돈벌이를 해서 일종의 자급자족하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 명라도무역총회사, 이 회사는 평양시 당위원회 및 39호실 산하 무역회사로서 평양시가 필요로 하는 물자와 명절 때 선물용으로 쓰는 물자를 수입하는 회사입니다.

그 다음 광명성무역총국 39호실 소속입니다. 대성무역총국 39호실 소속입니다. 이 두 회사는 대남공작창구입니다. 김대중 정권이 남한의 현대그룹과 국정원을 앞세워가지고 4억 5천만 달러를 김정일한테 보내서 남북정상회담을 유치할 때도 이 두 회사를 이용을 했습니다.

능라888무역상사, 김일성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기능궁전 소속입니다. 남양무역회사, 정무원소속입니다. 동흥무역회사, 인민보안성 소속입니다. 은하무역총회사,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가 관리하는 경공업부 소속입니다. 피혁수출, 보색가공 등을 하고 있습니다.

평양담배수출입회사, 경공업부 소속입니다. 가짜 담배도 만든다고 합니다. 용확산무역총회사, 군수공업담당인 제2경제위원회 소속입니다. 은파산무역회사, 인민무력부 소속인 국경경비대의 회사라고 합니다.

비로봉무역회사, 인민무력부 정찰국 소속입니다. 매봉무역회사, 인민무력부 소속의 회사로서 금이나 무기를 수출한다고 합니다. 옥류무역회사, 대외봉사총국 소속입니다. 칠성무역회사, 고위총국소속 회사입니다. 신흥무역회사, 국가보위부 소속이라고 합니다.

위의 32개의 계좌명단을 보면 은행과 무역회사입니다만, 북한 정권의 심장부 기관이 여기에 다 들어가 있습니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외화를 조달을 하여 운영비를 대고 간부들의 호화판 생활을 유지해줍니다.

북한 체제를 위해서 필수적인 무기 수출과 무기 수입도 이 BDA에 있는 북한 계좌를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대남공작비도 아마도 이 은행을 거쳐서 한국으로 흘러들어갔을지도 모릅니다. 거꾸로 우리가 모르는 대북불법 송금도 이 은행을 경유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위에 적힌 32개의 명단은 북한 정권을 유지해 온 은행과 회사들입니다. 이들이 갖고 있는 계좌는 BDA가 자금세탁 우려 은행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불법자금을 유통시킨 계좌로 취급을 받게 되었습니다. 정상적인 은행이라면 이런 북한계좌를 받아주지 않습니다. 홍콩에 있는 은행들도 아무도 이 북한 계좌를 더 이상 취급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상태입니다.

문제는 BDA에 계좌를 가진 것으로 확인된 이들 북한의 은행과 무역회사들이 김정일 정권의 유지를 위해서 필수적인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이들이 외화를 벌어들이고 무기를 수출하고 대남공작을 지원하고 핵개발 부품을 들여오지 않으면 북한정권의 심장부는 마비되고 일부 기능정지 사태가 발생할 것입니다.

BDA는 사실상 북한 정권의 심장이었습니다. 이 심장이 기능정지가 되니까, 이곳을 중심으로 흘러가던 혈관이 막혀버리고 북한 정권은 지금 마비, 경련, 공황상태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김정일이 작년에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한 것도 무슨 전략적 계산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내 돈을 풀어다오, 내 돈을 돌려다오”라는 뜻을 담은 신경질적인 투정부리는 것이었습니다. 미국도 이제는 마음대로 북한정권의 계좌를 국제금융시장에서 유통되도록 보증해줄 수가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해결책은 북한 정권에서 나와야 합니다. 즉 앞으로 위조지폐를 더 만들지 않겠다, 그런 뜻으로 위조지폐를 만들던 인쇄용 동판을 파기하고, 마약 밀매 무기밀수출을 그만두고, 가짜담배, 가짜 비아그라를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과 실천을 해야 국제금융시장에서 북한의 계좌가 유통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북한은 달러 현찰을 들고 돌아다니면서 무역을 해야 되는데 이렇게 하면 무역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서 작년에 북한은 무역액이 오히려 줄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김정일은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있었던 최근의 한 요인의 죽음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신현학 전 총리가 최근 별세했습니다. 신현학 씨는 여든 살을 넘기신 분인데 일제시대 때 관료로써 출발을 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 시절에 부원부 장관을 했고 박정희정권 시절에 부총리, 박 대통령이 돌아가신 후, 최규하 대통령 시절에 국무총리를 하다가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면서 물러났던 분입니다.

이 분은 10.26사건 즉 박정희 대통령이 부하 김재규의 손에 총을 맞고 죽은 혼란기 때 아주 중심을 잡아서 줏대 있게 상황을 정리하고 김재규한테 정권이 넘어가지 않고, 오히려 그 김재규를 체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으로 존경을 받았습니다.

이 분은 민간인입니다. 국가 위기에 있을 때 민간인이 중심을 잡아서 나라의 진로를 정확하게 잡아준다, 이런 역할을 한 분이 많지 않습니다. 민간인은 흔히 약하다고 합니다만, 이 분은 국가와 국익을 중심으로 결정적 순간에서 역사가 바라는 방향으로 행동했기 때문에 돌아가신 후에도 많은 평가와 애도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민간인 중에서도 용기 있는 분들이 나온다면 김정일 독재를 몰아내는 데 하나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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