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의 동물농장(Animal Farm)⑤

공포는 존경으로 轉移(전이)된다
# 9
공포는 존경으로 轉移(전이)된다


공포와 세뇌는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인간으로 하여금 공포의 대상을 존경하고 숭배하게 하기도 한다. 공포가 존경으로 轉移(전이)되는 것이다. 이제 동물들은 나포레온을 숭상하고 나포레온의 판단과 행동에는 誤謬(오류)가 있을 수 없다고 믿게 되었다. 나포레온이 Pinchfield(핀치필드: 독일) 농장주인 Frederick(프레데릭)과 Foxwood(폭스우드: 영국)의 농장주인 Pilkington(필킹톤)과 비밀 거래를 하다가 이들로부터 배신당하고 이들과 전쟁까지 하게 되어 수많은 동물들이 죽고 다치고 풍차마저 완전히 파괴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그들은 나포레온 동무의 지도로 전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두었다는 생각에서 전쟁의 傷痕(상흔)도 잊게 되었다.

궁핍이 동물들을 괴롭혔다. 모든 물자가 부족하고 식량배급마저 날이 갈수록 줄어들었다. 그런데도 돼지들은 맥주까지 마시며 궁핍을 모르고 살았다. 스퀼러는 식량배급에서의 지나친 평등은 동물주의에 違背(위배)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동물들은 자신들의 농장의 주인이라는 생각에서 궁핍의 고통을 다소라도 잊을 수 있었다. 그리고 끝없이 계속되는 시위와 노래와 연설과 생산증대 성과발표, 휘날리는 깃발, 祝砲(축포)등의 축제분위기도 동물들로 하여금 '배가 텅 비어있다'는 것을 잠시라도 잊게 하였다.


착취당하고 학대받는 우직한 민중과 인간존재의 비극성

복서가 죽었다. 그는 우직하였지만 착취와 궁핍이 없는 이상사회의 실현가능성을 확신하고 지도자인 나포레온을 절대적으로 신임하고 숭배하였다. 그는 근무시간외에도 자진해서 열심히 일했다. 심지어 풍차의 전투에서 부상을 입었지만 그래도 일하였다.

그러나 그가 죽기도 전에 나포레온은 그를 廢馬(폐마) 도살업자에게 팔아 넘겼다. 복서는 짐마차 안에서 발버둥쳤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스퀼러는 복서가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동물농장 만세와 나포레온 만세를 부르며 임종하였다고 동물들에게 거짓말했다.

복서는 러시아 민중을 상징한다. 그들은 풍요하고 평등한 삶을 살아보겠다는 소박한 꿈에서 공산주의혁명에 동참하였지만 스탈린을 정점으로 하는 공산주의자들에게 철저하게 蹂躪(유린)당하기만 하였다. 민중이 이념이라는 마취제에 중독되면 이념의 칼날에 죽어가면서도 이념의 생산자와 이념의 집행자인 독재자를 崇尙(숭상)하고 따른다는 현상에서 인간존재의 비극성을 보게된다.

그리고 이러한 비극이 인류역사 전체를 통해서 반복되어 왔고 앞으로도 再演(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데 생각이 미치면 인간존재를 비관적인 시각으로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인간은 우상을 만들고 경배하며 그 우상에 의해서 이용당하고 때로는 학살까지 당하면서도 계속해서 우상을 만들어 내는 한심한 존재이기도 하다.


변질되는 七誡命

돼지들이 인간처럼 두발로 걷기 시작하였다. “Four legs good, two legs better. 네 다리 가진 자는 좋은 것, 두 다리 가진 자는 더 좋은 것”라는 구호가 천둥같이 크게 울렸다. 七誡命(칠계명)은 “ALL ANIMALS ARE EQUAL BUT SOME ANIMALS MORE EQUAL THAN OTHERS: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로 바뀌었다. 동물농장의 명칭도 다시 매너농장으로 바뀌었다. 동물들은 파티를 즐기고 있는 돼지와 인간들을 보면서 어느 것이 사람인지 어느 것이 돼지인지를 구별 할 수 없었다.

혁명은 부패한다. 이것은 七誡命(칠계명)이 모두 배신당하고 원래의 혁명이념은 하나도 남지 않게 되는 과정에서 명백하게 드러난다. 혁명의 부패는 인간의 原罪(원죄)로 인한 것이다. 인간의 원죄는 人間性(인간성)에 內在(내재)하는 惡(악)을 말한다. 인간은 높은 道德性(도덕성)과 理想(이상)을 추구하는 善(선)한 존재이면서도 생존을 위한 沒道德的(몰도덕적) 공격본능과 무한의 욕망으로 인해 惡(악)에 대한 可能性(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矛盾的(모순적)인 존재이다. 인간의 내면에는 천사와 악마가 공존하며 악마는 천사의 말로서 인간을 속이고 이용하고 죽이기도 한다.


공산주의자는 악마의 下手人(하수인)들

이상주의자들이 권력을 잡으면 大量虐殺(대량학살)을 恣行(자행)하고도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악마가 되기 쉽다. 평등의 이상을 추구하며 증오의 불길을 지피고 있는 공산주의는 악마의 논리이다. 수백 수천 수만 명의 무고한 인민을 학살하고도 죄의식이라고는 전혀 없이 오히려 개인숭배까지 강요하였던 소련의 스탈린, 중국의 모택동, 캄보디아의 폴포트, 북한의 김일성-김정일 등은 악마의 화신들이다.

이상은 神(신)의 영역이다. 神(신)의 영역을 불완전한 인간이 神(신)의 대리인이 되어 불완전한 인간에게 강요할 때는 엄청난 재앙이 따른다. 인류가 이것을 제대로 인식만 하더라도 인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고통이 많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죠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이념의 악마성을 경고해주는 성경 같은 叡智(예지)의 소설이라고 하겠다. (끝)


(다음 편부터는 美영화 '묵시록'의 원작소설인 콘래드의 '暗黑(암흑)의 奧地(오지)' 해설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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