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
카리스마는 인간의 자유를 구속한다
세인트 존은 神의 이름으로 자신을 절대화함으로써 권위주의자가 된다. 그에게는 反論(반론)이 통하지 않는다. 그는 인간의 가치관을 지배하는 사상과 종교의 化身(화신)이기 때문에 거역하기 힘든 카리스마가 있다. 카리스마는 그 속성상 권위를 낳고 권위는 인간의 자유를 구속하게 된다.
제인은 정통적 권위나 관행에 매이기를 싫어한다. 그녀는 로체스터의 세속적 권위와 불법적인 사랑에 저항하듯이 세인트 존의 神적인 권위에도 굴종하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그녀는 어린아이일 때는 成人(성인)의 권위의 신성함을 거부하였고 성숙한 여인으로서는 자기 자신의 원칙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규제하기를 원한다.
종속적인 관계는 자신을 파멸시킨다는 것을 아는 제인은 로체스터의 종속적인 아내로서는 살아가기를 거부한다. 제인에게 결혼은 인생의 완성이지만 그 결혼은 여성을 矮小化(왜소화)하고 종속화하는 가부장적 결혼이 아니고 여성의 자아성취 과정의 일부이다.
제인이 세인트 존의 카리스마에 매혹되어 그의 반려자가 되기로 결심하는 순간에 이르러서도, 그를 거부할 수 있는 것도 그와의 결혼은 자신의 독립성을 ‘죽인다’는 생각이 그녀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옥의 불길에서 정화되는 로체스터
제인은 삼촌으로부터 유산을 물려받아 경제적으로 독립하게 된다. 그녀는 로체스터가 부르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이런 초자연적인 현상은 로체스터가 제인의 내면의 소리와 교감이 이루어질 만큼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인은 쏜필드로 돌아간다. 쏜필드는 폐허가 되어 있었다. 버서가 불을 지른 것이다. 로체스터는 불타는 지붕 위에서 광란하고 있는 버서를 구하려다가 눈이 멀고 왼쪽 손이 잘려 나가는 중상을 입는다. 쏜필드는 대지주 로체스터의 富(부)와 권력을 상징한다.
로체스터는 지옥의 불길 속에서 淨化(정화)되어 새로운 사람으로 재생한다. 그가 이전의 남성적 편견과 오만과 放縱(방종)을 떨쳐버리고 참회의 눈물을 흘릴 때에 순수해진 그의 영혼은 제인의 그것과 共鳴(공명)하게 되는 것이다. 제인과 로체스터는 남편과 아내로서 완벽한 조화와 일치를 이루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되고 그 행복으로 인해 잃어 버렸던 로체스터의 시력도 회복하게 된다.
‘제인 에어’는 어린 고아 제인이 사회적·종교적 억압과 편견의 가시나무 숲과 정열의 위험한 소용돌이를 경험하면서 의존적이 아닌 독립적인 여성으로 성숙해 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우리는 四顧無親(사고무친)의 제인이 자존심을 지키면서, 원칙을 고수하면서, 정열의 유혹을 물리치면서 그리고 理想(이상)의 함정에 떨어지지 않으면서, 사랑의 행복을 성취하는 것을 지켜볼 때 가슴이 따뜻해 오는 감동을 느끼게 된다. (끝)
(다음 편부터는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 해설편이 연재됩니다.)
지옥의 불길에서 정화되는 로체스터
- 朴承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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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9-08, 09: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