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의 ‘연애하는 여인들’(Women in Love) ①

異性(이성)의 사랑에도 구속되기를 거부하는 자유의 旅程(여정)
로렌스(D. H. Lawrence)
# 1
작가의 使命(사명)은 개인을 억압하고 질식시키는 사회의 벽에 구멍을 뚫는 것


‘연애하는 여인들’(Women in Love)은 로렌스(D. H. Lawrence)의 가장 圖式的(도식적)이며 가장 상징적인 소설이다. 이 소설의 포괄적인 도식은 개인과 사회가 취하는 ‘解體(해체, dissolution)의 行路(행로)’라는 부정적인 주제의 정교한 전개이다.

로렌스는 지식의 극단적인 추구로 인해 서구사회는 물론 모든 문명사회가 문화적 解體(해체)의 과정에 있다고 생각했다. 지식의 맹목적인 추구는 인간의 정체성을 파괴하면서 인간을 기계의 부품으로 도구화하고 인간이 원초적으로 가지고 있던 유기적인 생명력이 상실된 사회를 초래한다.

이러한 사회는 개인으로 하여금 해체와 축소와 파멸의 행로를 밟도록 강요한다. 그래서 로렌스는 사회를 혐오하고 사회로부터 독립하여 자유로운 개인으로 살아가기를 갈망한다. 로렌스의 다음 말에서 그의 사회에 대한 反感(반감)을 읽을 수 있다.

〈나는 현존하는 사회전체에 대해서 강한 반감을 가진다. 나는 요사이 사람들이 해적이나 노상강도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해적이나 노상강도보다는 현대의 사회적 인간들의 영혼 안에 들어가서 폭발하는 소리 없는 총알을 가지고 쏘는 나의 방법이 보다 더 만족스러울 것 같다. 나의 모든 작품은 이들 떼를 지어 있는 사람들의 가장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핵심을 향해 한 방 쏘는 것이다. 이 떼거리들을 제거해 버려야 한다.(1916년 2월 15일)〉

‘연애하는 여인들’은 개인을 억압하고 矮小化(왜소화)하고 해체시키는 사회라는 감옥의 벽을 뚫어 구멍을 내기 위해서 로렌스가 쏘는 한 방의 총탄이다. 그는 사회에 적응하기보다는 사회를 자신에 맞도록 뜯어 맞추기를 원한다.

그는 ‘사람은 누구라도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열린 문’이 될 수 있다고 느끼며 작가로서의 그의 사명은 개인을 질식시키는 사회의 벽에 구멍을 뚫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사회를 인간의 生存條件(생존조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우주와 동일시하고 개인을 해체로 몰고 가는 사회와의 투쟁이 바로 우주와 우주를 창조한 神(신)과의 투쟁으로 간주하였다.

‘연애하는 여인들’은 매우 조심스럽게 축조된 실험소설로, 소설의 구조자체가 解體(해체, decomposition)의 이미지를 강하게 풍긴다. ‘연애하는 여인들’에는 소설의 줄거리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이야기나 독백들이 삽입되어 있어 소설 전체의 흐름이 心理小說(심리소설)의 의식의 흐름처럼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

현대문명에서 개인이나 사회가 해체되는 것처럼 소설 구조도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있지 않고 해체되어 있다. 그래서 ‘연애하는 여인들’을 읽으며 이야기의 재미를 찾는 독자는 실망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소설 속의 인물들이 해체로 인한 내면의 공포나 空虛(공허)를 극복하려는 결과로 나타나는 逆說(역설)과 파멸과 좌절과 성공과 諦念(체념)을 통해 인간의 정체성(identity)에 대해서 깊은 인식을 하게 된다.


# 2
가치관이 相異(상이)한 사람들의 등장


‘연애하는 여인들’은 심리소설에 가까운 難解(난해)한 소설이다. 그래서 소설의 복잡한 구조와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31개나 되는 章(장)의 각각에 대한 槪略(개략)을 熟知(숙지)할 필요가 있다:

제1장 자매들(SISTERS)

어슈라 브랑웬(Ursula Brangwen)과 거드런 브랑웬(Gudrun Brangwen) 자매는 탄광도시 벨도우버(Beldover)의 아버지 집 창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6세인 어슈라는 교사이고 25세인 거드런도 같은 학교 미술교사이다.

어슈라는 繡(수)를 놓고 있고 거드런은 스케치를 하고 있다. 그들의 화제는 결혼에 관한 것이다. 거드런은 “결혼은 하나의 경험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하고 이에 대해 어슈라는 “결혼은 경험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라고 대꾸한다. 그들은 평범한 의미의 결혼에는 흥미가 없다.

어슈라와 거드런은 이 지방에서 제일 큰 탄광회사 사장인 토머스 크라이치(Thomas Crich)의 장녀 로라(Laura)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교회로 간다. 브랑웬 자매의 화사한 옷차림은 ‘황폐하고 추악한’ 탄광도시의 거리와 날카로운 대조를 이룬다. 거드런은 탄가루로 뒤덮인 검은색의 거리를 지나며 고문 같은 고통을 느낀다. 그녀에게 탄광촌은 유령의 세계 같았다.

교회에서 거드런은 크라이치家(가)의 장남인 제랄드(Gerald)의 눈부신 남성미에 발작과 같은 환희를 경험한다. 어슈라와 거드런은 신부 友人(우인)으로 온 허마이언 로디스(Hermione Roddice)를 목격한다. 그녀는 화려한 衣裳(의상)을 입고 있었다. 그녀는 부유한 귀족가문 출신이지만 전통적 가치관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남성적인 지배욕에 사로잡혀 있으며 세상의 평판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녀의 영혼은 내적 空虛(공허)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녀는 수년간 연인 사이로 지낸 루펄트 버킨(Rupert Birkin)이 내적 공허를 채워주기를 갈망하지만 버킨은 위압적인 허마이언으로부터 탈출하려고 한다. 어슈라는 버킨에게 매력을 느낀다.


제2장 쇼트랜드(SHORTLANDS)

쇼트랜드는 크라치家 소유의 대저택이다. 농장(목초지)과 호수와 숲이 있는 아름다운 저택이다. 쇼트랜드에서는 버킨을 포함해 결혼 하객들이 많이 모여 있다. 버킨은 크라이치 부인에게 사람이 많이 있다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크라이치 부인은 결혼파티를 주관하면서도 머리칼이 흐트러져 있는 등 용모가 단정하지 못하다. 신부 로라(Laura)의 아버지 토마스 크라이치는 병석에 누워 있어 보이지 않는다. 버킨은 크라이치 부인과 자신은 타인들의 陣營(진영)안에 있는 배신자 또는 적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허마이언과 제랄드 사이에 애국심에 대한 논쟁이 생긴다. 허마이언은 애국심은 국가 간의 경쟁 심리에서 생기며 경쟁은 流血(유혈)로 귀결되기 쉽기 때문에 권장할 것은 못 된다고 말하고, 이에 대해 제랄드는 국가 간의 경쟁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애국심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한다. 버킨은 경쟁을 싫어한다고 말한다.

제랄드는 행동의 기준(any standard of behaviour)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버킨은 사람은 타인의 간섭 없이 혼자서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갈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반박한다. 제랄드와 버킨은 상호간에 적대감이 있지만 또한 서로에 대해서 사랑에 가까운 애정을 가진다.

제3장 교실(CLASS- ROOM)

어슈라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실에 버킨이 예고 없이 들어온다. 그는 교육감독관이다. 버킨은 학생들에게 雌雄同住花(자웅동주화)는 붉은 적색으로 雌雄異體花(자웅이체화)는 황색으로 구별해서 그리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다.

이 때 허마이언이 버킨을 찾아온다. 허마이언은 어슈라의 존재를 무시하고 버킨을 향해 ‘정신보다는 정열과 본능이 중요하며 정신의 속박이 없는 생각의 자발성(spontaneity)’을 강조한다. 이에 대해 버킨은 “당신은 거짓말하고 있어요. 당신은 의도적으로 意識(의식)의 자발성을 가지려하며… 그것은 당신의 지배욕 때문이며… 그 지배욕을 깨뜨려야만 자발성과 관능(sensuality)을 가지게 될 것이오.…”라며 허마이언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는 “정신과 지식의 세계를 水漿(수장)시켜버리면 감지할 수 있는 어두움의 실체(body of darkness), 즉 악마를 발견하게 될 것이요”라며 자신을 악마라고 비난하는 허마이언을 “당신이야말로 삶을 있는 그대로 존재하도록 허용하지 않는 진짜 악마입니다”라고 말한다. 어슈라는 버킨을 몰래 훔쳐보면서 정신의 풍요와 자유를 가진 매력적인 남자라고 생각한다.

제4장 다이버(DIVER)

어느 토요일 오전에 어슈라와 거드런은 크라이치家 저택에 있는 윌리워터(Willey Water) 호수가로 산책을 나간다. 그들은 보트하우스로부터 갑자기 달려나와 물 속으로 다이빙해 호수 가운데로 유유히 헤엄쳐 가는 제랄드를 목격한다.

거드런은 남자들이 누릴 수 있는 자유와 移動性(이동성)을 부러워한다. 거드런은 제랄드가 쇼트랜드 저택을 현대식으로 개량했다고 말한다. 어슈라는 제랄드가 현대의 發展(발전)에 중독된 상태라고 말한다. 그들은 제랄드가 어렸을 때 銃器(총기)오발로 동생을 죽인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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