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브론테의 暴風의 언덕(Wuthering Heights) ⑥

캐시, 린턴 히스클리프, 헤어턴: 새로운 세대의 등장
# 9
캐시, 린턴 히스클리프, 헤어턴: 새로운 세대의 등장


금요일이 지나자 북풍과 함께 진눈깨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저녁에 이사벨라가 우더링 하이츠를 탈출해 무어를 건너 달려왔다. 그녀의 온 몸은 젖어 있었고 발은 물론 얼굴에도 상처가 나 있었다. 그녀는 김머톤까지 태워 달라고 했다.

이사벨라는 히스클리프는 지난 일요일 캐서린이 죽은 이후로 지금까지 밤마다 쓰러시크로스 그레인지로 갔다가 새벽녘에 돌아와서 방에 틀어박혀 목이 쉬고 잠길 때까지 哀願(애원)의 기도를 한다고 했다. 어제 밤에는 폭풍설 때문인지 평소보다 이르게 밤 12시경 돌아왔다. 이사벨라와 힌들리는 히스클리프가 밖에서 추위에 떨도록 하기 위해 문을 열어 주지 않았었다.

힌들리는 히스클리프를 ‘처단’하겠다며 권총과 칼을 들고 창가로 갔었다. 히스클리프는 벽의 빈틈을 이용해 총을 덮쳤다. 총이 발사되고 그 반동으로 힌들리는 칼에 찔렸다. 벽을 뚫고 들어온 히스클리프는 쓰러진 힌들리를 무자비하게 구타했다. 그는 의식을 잃은 힌들리의 피가 흐르는 팔의 상처를 힌들리의 옷을 찢어서 묶은 후에 자기 방으로 가버렸다.

다음 날 이사벨라는 욕설을 퍼붓는 히스클리프에게, 캐서린이 그와 결혼했더라도 그의 卑劣(비열)한 행동을 보고 역겨워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히스클리프는 이사벨라의 머리를 향해 칼을 집어 던졌다. 칼은 그녀의 귀밑을 때렸다. 이사벨라는 우더링 하이츠를 빠져나와 도망쳤다.

이야기를 마친 이사벨라는 한 시간 더 머문 후에 김머톤으로 떠났다. 그녀는 런던 근처에 거처를 정하고 거기서 사내아이를 낳았다. 아이의 이름은 린턴이라고 지었다. 히스클리프가 원할 때는 아이를 데리고 가겠다고 나에게 말했다. 캐서린이 죽은 지 13년 후에 이사벨은 죽었다.

주인님은 히스클리프를 혐오하여 그를 만나거나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만한 곳에는 일체 가지 않았다. 여기에다 캐서린을 잃은 슬픔으로 인해 외부와의 접촉을 완전히 끊고 隱者(은자)처럼 살았다. 그는 치안판사(magistrate) 職(직)도 그만 두었다. 교회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쓰러시크로스 그레인지 境內(경내)와 무어랜드를 산책하거나 아내의 묘를 방문하는 것이 그의 외부생활의 전부였다.

그러나 그는 슬픔에 너무 오랫동안 압도당하거나 캐서린의 혼이 그를 사로잡도록 하지는 않았다. 시간이 체념을 가져왔다. 그는 아내를 따뜻한 사랑으로 추억하면서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아기 캐시(그는 아내는 캐서린, 딸은 캐시로 불렀다)가 큰 위안이 되었다.

캐서린이 죽은 후 6개월이 되었을 때 힌들리가 과음으로 죽었다. 이때 그의 나이는 27세였다. 힌들리와 나는 동갑이었고 어릴 때 형제처럼 같이 자랐다. 나는 캐서린이 죽었을 때보다도 더 슬프게 울었다.

힌들리의 전 재산은 저당 잡혀 있었기 때문에 그의 어린 아들 헤어턴이 우더링 하이츠를 상속하고 못했고 債權者(채권자)의 善心(선심)에 달려있었다. 채권자인 히스클리프는 힌들리의 모든 재산을 차지하고 헤어턴을 하인으로 만들어 버렸다.

12년이 흘렀다. 캐시는 열세 살이 되었다. 그녀는 대단히 총명하고 빼어난 미모를 지녔다. 캐시는 그녀의 어머니처럼 정열적이었으나 부드럽고 온화한 면도 있었다. 그녀는 莊園(장원) 境內(경내)의 숲과 공원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일을 보내곤 하였다.

화려한 여름날이었다. 캐씨는 평소에 가고 싶던 페니스톤 바위언덕(Penistone Crags)을 향해가다가 우더링 하이츠근처에서 헤어턴을 만나게 되었다. 캐시는 헤어턴에게 자신의 신분과 행선지를 밝히고 안내를 부탁했다.

캐시는 헤어턴과 함께 무어를 종일 탐험하고 우더링 하이츠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헤어턴이 자신의 사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녀의 아버지가 우더링 하이츠를 싫어하는 이유를 말하고 오늘의 일을 비밀로 하라고 했다.

나는 헤어틴이 18세의 건장한 청년으로 자란 것을 보고 히스클리프가 신체적으로는 헤어턴을 학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히스클리프를 싫어하는 조세프가 헤어턴에게 家門(가문)에 대해 자부심을 갖도록 교육시킨 것도 알았다.

이사벨라를 문병하러 갔던 주인님이 돌아온다는 편지가 왔다. 편지는 이사벨라의 죽음을 알렸다. 그녀는 죽기 전에 에드가에게 아들 린턴을 맡아 줄 것을 간절히 부탁하였다. 그녀는 히스클리프가 아버지라는 것을 모르도록 아들을 키웠으며 자신이 죽은 후에도 히스클리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그레인지에서 아들이 살기를 원했던 것이다.

캐시는 자기보다 6개월 어린 사촌 린턴이 온다는 것을 듣고 놀이친구가 생겼다며 대단히 기뻐했다. 예쁜 얼굴의 린턴은 매우 허약하고 예민하며 내내 징징거렸다. 캐씨는 아기를 다루듯이 린턴의 머리칼을 쓰다듬고 그의 뺨에 키스했다.

이날 밤 우더링 하이츠의 조세프가 와서 히스클리프의 요구라며 린턴을 데려가려고 했다. 에드가는 이사벨라의 부탁을 생각하며 깊은 슬픔에 빠졌다. 다음 날 아침 나는 린턴을 우더링 하이츠로 데리고 갔다. 린턴은 히스클리프를 보자 울기 시작했다. 나는 히스클리프에게 아이를 잘 돌봐줄 것을 부탁했다.

히스클리프는 “내 아들이 쓰러시크로스 그레인지의 상속예정자인데 재산을 확실히 물려받을 때까지는 죽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하고 헤어턴에게는 린턴을 도련님으로 모시라고 명령했다. 히스클리프는 자신의 자손이 힌들리와 에드가의 자식들을 농장일군으로 부려먹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허약한 린턴에게 실망한 것 같았지만 가정교사를 초빙하여 신사교육을 시키겠다고 豪言(호언)했다.


# 10
린턴 히스클리프를 사랑하게 되는 캐시


그 날 린턴이 떠나 간 것을 알게 된 캐시가 슬퍼하며 울자 에드가는 직접 그녀를 달래야만 했다. 2년이 지나갔다. 캐시는 16세가 되었다. 3월 말의 아름다운 봄날에 캐시는 나에게 무어까지 산책나갈 것을 부탁했다. 캐시는 구릉지를 넘고 시내를 건너서 달려가다가 우더링 하이츠 境內(경내)의 무어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캐시를 뒤쫓아가던 나는 히스클리프 일행이 캐씨를 밀렵 혐의로 체포하는 것을 보았다. 히스클리프는 나를 보자 邪惡(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설명을 요구했다. 내가 대답을 하기 전에 캐시가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히스클리프는 캐시를 우더링 하이츠에 들어가서 쉴 것을 권했다. 나는 캐시에게 히스클리프의 제안을 거절하라고 말했지만 캐시는 히스클리프의 친절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우더링 하이츠로 갔다.

히스클리프는 에드가가 죽으면 그의 재산은 히스클리프 자신의 소유가 되지만 린턴과 캐시를 결혼시키면 캐시는 린턴과 함께 쓰러시크로스 그레인지의 공동소유자가 될 것이기 때문에 재산에 대한 분쟁의 여지가 완전히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히스클리프는 캐시를 친절하고 정중하게 대하며 캐시의 아버지 에드가 린턴이 자기를 미워하기 때문에 두 집안 사이에 왕래가 없었다고 말했다. 히스클리프는 아들 린턴에게 캐시를 데리고 정원으로 안내하라고 하지만 린턴은 몸을 움츠리며 집안에 있겠다고 말하였다. 히스클리프는 헤어턴에게 캐씨를 안내하라고 명령했다.

히스클리프는 헤어턴을 야만인으로 키웠지만 헤어턴이 자기를 대단히 좋아한다고 말하였다. 캐시는 헤어턴과 함께 문을 나서며 현관 위에 새겨져있는 글자 ‘Hareton Earnshaw’의 由來(유래)를 물었다. 헤어턴은 머리를 긁적이며 글자를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린턴이 킬킬 웃으며 헤어턴은 덩치 큰 바보(a colossal dunce)라고 캐씨에게 말하였다. 캐시는 헤어턴이 멍청하게 보인다고 응답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내가 우더링 하이츠 사람들을 비판하자 캐시는 내가 그들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고 있다며 나의 말을 반박했다. 그녀는 히스클리프의 존재를 알려주지 않는 것에 대해 나는 물론 아버지인 에드가까지 비난했다. 에드가는 “히스클리프는 미워하는 사람을 파멸시키는 데 희열을 느끼는 악마 같은 사람”이라서 그의 존재를 비밀로 했다고 캐시를 달래지만 캐시는 여전히 히스클리프와 린턴을 옹호했다.

나는 캐시와 린턴이 서로 주고받은 편지뭉치를 발견한다. 그들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캐시에게 보낸 린턴의 편지의 곳곳에는 ‘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이 손을 댄 흔적이 보였다. 캐시는 내가 그녀의 아버지에게 편지를 가져가려고 하자 나를 붙들고 편지를 불살라 버리라고 애걸했다. 나는 편지를 모두 태우고 린턴 히스클리프에게도 편지를 보내지 말라는 쪽지를 보냈다.

에드가 린턴 씨가 독한 감기로 오랫동안 앓았다. 이로 인해 캐시는 우울한 날을 보내고 있었다. 11월 초순경쯤 나는 캐씨의 산책에 동행했다. 캐시는 아버지 걱정으로 울고 있었다. 히스클리프가 말을 타고 나타났다. 그는 아들이 캐시에 대한 사랑 때문에 병어 있으며 캐시가 그를 회복시켜주지 않으면 여름이 오기 전에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히스클리프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강하게 항의하며 캐시에게 히스클리프의 말을 절대로 믿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히스클리프는 일주일 동안 出他(출타)할 예정이니 그 동안 캐시가 린턴을 찾아가 확인해 보라면서 “캐시의 친절한 말 한마디가 린턴에게는 최고의 약이 될 것이며 린턴은 밤이나 낮이나 캐시 생각에 잠겨 있다”고 말했다. 집에 돌아오자 캐시는 소리 없이 울기만 하였다. 하는 수 없이 다음 날 나는 캐시와 함께 우더링 하이츠로 향했다.

린턴은 매우 아픈 듯이 보였다. 린턴은 징징거리며 캐시에게 같이 있어 주기를 애원했다. 린턴은 “당신이 내 아내라면 당신의 아버지보다도 그리고 온 세상보다도 나를 사랑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캐시는 “사람들은 때때로 자기의 아내를 미워하기도 합니다”라고 하면서 히스클리프가 이사벨라를 학대한 사실을 지적했다.

린턴이 화를 내면서 “당신의 엄마는 당신의 아버지를 미워하고 우리 아버지를 사랑했다”라고 말했다. 격노한 캐시는 린턴이 앉아있는 의자를 밀어버렸다. 린턴이 의자에서 한 쪽으로 쓰러지며 질식할 듯이 기침을 했다. 놀란 캐시는 미안해하면서 린턴을 위로했다.

나는 린턴이 다소 의도적으로 죽는 시늉을 하는 것을 눈치채고 캐씨에게 돌아가자고 했지만 캐시는 린턴의 요구대로 종일을 그를 위로하며 우더링 하이츠에 머물렀다. 그레인지로 돌아오면서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캐시는 린턴에 대한 憐憫(연민)의 정을 버리지 않았다. 캐시는 내가 과로로 병이 들어 누워있는 동안 아무도 모르게 매일 린턴을 위로하러 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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