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
린턴은 히스클리프의 미끼
내가 병석에 누운 이후로 3주쯤 되는 어느 날, 캐시는 우더링 하이츠로 들어가다가 헤어턴을 만나게 되었다. 헤어턴은 현관 위쪽을 보면서 “캐서린 아가씨, 나는 저기 있는 글을 읽을 수 있어요”라며 ‘Hareton Earnshaw’를 음절에 맞추어 느리게 읽어 내려갔다. 캐시는 헤어턴을 격려하듯 “글자 옆에 있는 숫자는 뭐예요?”라고 큰 소리로 말하였다.
헤어턴이 숫자는 아직 읽지 못한다고 답하자 캐씨는 “바보야!”라며 웃음을 터뜨리고는 린턴이 있는 아래층 거실 쪽으로 갔다. 헤어턴이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뒤따라 들어와서 린턴과 캐시를 거실 밖 부엌으로 쫓아버리고 거실 문을 잠가버렸다. 조세프는 헤어턴을 칭찬하며 “그는 자기가 이 집의 주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라고 말했다.
린턴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문을 열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고함을 지르다가 피를 토하고 기절해 버렸다. 헤어턴이 린턴을 2층으로 데려갔다. 캐시는 눈이 멀도록 울었다. 나중에 캐시가 그녀의 아버지에게 말해서 그를 교수형에 처하게 하겠다고 말하자 헤어턴은 눈물을 흘리다가 부끄러운 듯이 자리를 피했다.
그레인지로 돌아온 캐시는 린턴이 죽었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두려워서 우더링 하이츠로 가지 못하고 3일을 버티다가 린턴이 너무나 걱정이 되어서 우더링 하이츠로 갔다. 린턴은 극도로 쇠약해져 있었다. 린턴이 이 모든 소란의 원인이 캐시라고 말함으로써 린턴과 캐시는 싸우게 되었다.
캐시는 린턴이 자기를 더 이상 원하지 않으면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말했다. 린턴은 아버지 히스클리프가 평소에 자기를 너무나 멸시하고 자신의 결점을 비웃기 때문에 자신의 성격이 비뚤어지게 되었으며 자기는 캐서린의 사랑을 받을 자격은 없지만 죽을 때까지 미안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시는 그를 용서하고 오후를 같이 보냈다.
나는 린턴과 캐시의 관계를 주인님에게 보고했다. 캐시는 울면서 아버지에게 린턴을 불쌍하게 생각해 달라고 간청했다. 주인님은 린턴이 그레인지에 오는 것은 괜찮지만 하이츠에서 캐씨를 만나는 것은 금한다고 했다. 캐시는 아버지의 말에 順從(순종)했다.
그녀에게는 아버지에 대한 배려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에드가는 캐씨로 인해 죽은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이겨내며 살아왔다. 그러나 에드가는 캐시의 행복을 위해서는 캐시가 히스클리프의 아들과의 결혼에 반대하지는 않겠지만, 그리고 히스클리프가 그로부터 그의 ‘최후의 축복’을 빼앗아 가는 것도 상관치 않겠지만 린턴이 히스클리프의 미끼로 사용된다면 캐시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린턴으로부터 에드가에게 편지가 왔다. 그는 편지에서 아버지의 반대로 그레인지로 갈 수 없으니 에드가가 캐시를 데리고 하이츠 쪽으로 와서 캐시와 만나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린턴은 편지를 계속 보내었다. 린턴은 평소의 버릇대로 자신의 불평이나 비탄을 하기보다는 친구와 연인을 만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나는 잔인한 조치라는 등 히스클리프의 생각을 대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에드가는 캐시를 그의 재산의 상속권자인 린턴과 결혼시키는 것이 캐시의 장래를 보장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린턴의 요구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는 여름이 되면 그들의 만남을 허용하는 것을 고려해 보겠다는 뜻을 보냈다. 그는 린턴도 자기처럼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한 여름이 지난 어느 날 나는 캐시와 함께 우더링 하이츠 쪽 무어에서 린턴을 만났다. 그는 대화조차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져 있었다. 캐시가 의도적으로 밝은 표정을 지으며 다음 주에는 그레인지까지 말을 타고 가자고 제안해도 린턴은 캐시가 하는 말을 제대로 기억조차 못하는 것 같았다.
평소에 캐시에게 동정과 애정을 불러일으키던 짜증과 한탄도 없었다. 캐시는 린턴의 무심함에 실망하여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러자 린턴은 하이츠쪽을 바라보며 반시간만 더 있어달라고 애원했다. 그는 캐시에게 “내가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렇게 말도 하지 말아요… 그리고 삼촌(에드가)에게도 내 건강상태는 견딜만 하다고 전해 줘요”라고 말했다.
캐씨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도록 애원하는 린턴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린턴은 또 “…우리 아버지를 만나거든 내가 말없이 멍청하게 있었다고 생각하지 말게 해 주세요”라는 부탁도 했다. 린턴이 갑자기 아버지의 소리를 들은 것 같다며 숨을 헐떡이며 다급하게 말했다. 캐시는 아버지가 온다며 매달리는 린턴을 뿌리치고 말에 올라 집으로 향했다.
# 12
캐시를 감금하고 강제로 결혼시키는 히스클리프
일주일이 지나갔다. 캐시는 아버지의 죽음이 가까이 오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잠시라도 아버지의 병상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에드가는 자기의 외모를 닮은 린턴의 심정도 자기와 같을 거라고 생각했다. 린턴이 보내는 편지 내용이 조리가 있고 정중했기 때문이다.
나는 린턴에 관한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죽음에 임박한 그의 마음을 괴롭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햇빛이 투명한 8월의 어느 날 오후 지난 주와 같은 장소에서 우리는 린턴을 만났다. 린턴은 여전히 공포에 질려 있었다.
캐시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위독한 아버지를 두고 왔다면서 그렇게 자기를 만나는 것이 겁이 나고 싫다면 왜 편지를 보내어 만나는 것을 연기하지 않았느냐고 린턴을 호되게 몰아붙이면서 돌아가려고 했다. 린턴은 울면서 자기는 배신자이며 자기는 살해당할 것이고 자신의 목숨은 캐서린의 손에 달려있다며 자기의 제안에 동의해 달라고 애원했다.
캐시는 린턴에게 그 제안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이 때 히스클리프가 나타나서 엎드려 있는 린턴에게 일어나라고 고함을 질렀다. 그는 캐시에게 “저놈은 내가 손만 대어도 벌벌 떠니까 저놈과 함께 집에까지 같이 가줄 수 없겠나?”라고 말했다. 캐시는 아버지가 우더링 하이츠에 가는 것을 금지하였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히스클리프는 린턴을 붙잡을 듯이 린턴에게 접근하고 린턴은 비명을 지르며 캐씨를 붙들고 같이 가자고 애원했다. 그래서 캐시는 린턴과 함께 우더링 하이츠로 갔다. 그러나 우리가 집 안에 들어가자마자 히스클리프는 문을 잠가버렸다. 캐시가 항의하자 그는 캐시를 무자비하게 구타했다.
나도 그에게 달려들다가 숨이 막힐 정도로 얻어맞았다. 캐시는 갈대처럼 떨고 있었다. 우리를 유인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린턴은 천연스럽게 앉아 있었다. 히스클리프가 우리가 타고 온 말들을 쫓아버리려 밖으로 나간 사이 린턴은 다음 날에 그와 캐시가 결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히스클리프는 에드가가 죽기 전에 린턴과 캐시를 결혼시키겠다는 것이었다.
캐시는 자기가 없으면 아버지가 너무나 비참해 할 것이라며 린턴과 지금 당장이라도 결혼할 테니 보내 달라고 히스클리프에게 哀願(애원)했다. 히스클리프는 에드가가 비참해지는 것이 자신의 최대의 만족이기 때문에 캐시를 붙들어 놓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2층 질라의 방에 감금되어 밤을 보내었다. 아침이 되자 히스클리프는 캐시를 데리고 갔다. 헤어턴이 무표정하게 음식을 주고 갔다. 이렇게 해서 나는 5일 동안 감금되어 있었다.
5일째 되는 날 아침에 질라가 나타나 그레인지로 돌아가도 좋다는 히스클리프의 말을 전했다. 아래층 거실에서 린턴을 만나 그에게 캐시의 행방을 물었다. 린턴은 거만한 자세로 캐시는 2층에 있으며 그녀는 갈 수 없다고 말하였다. 나는 그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캐시를 당장 내놓으라고 소리 질렀다. 린턴은 캐시가 계속 울고 있어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그리고 에드가 삼촌이 죽으면 자기가 그레인지의 주인이 될 것이고 캐시의 모든 것은 자기의 소유가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는 캐시가 로켓(locket)과 그 안에 있는 아버지-어머니 사진은 캐시 자신의 것이므로 내줄 수 없다고 고집을 피우다가 히스클리프에게 맞아서 입에 피가 흥건히 고였다면서 캐시가 두들겨 맞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였다.
캐시의 탈출, 에드가 린턴의 죽음
주인님은 거의 혼수상태에서 캐시의 이름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주인님의 정신이 조금 맑아졌을 때 나는 自初至終(자초지종)을 말했다. 주인님은 그가 평소에 마련해 둔 캐시의 개인재산을 히스클리프가 손대지 못하도록 管理人(관리인)에게 信託(신탁)하려고 했다.
나는 하인 한 명을 변호사 그린(Green)에게 보내었으나 히스클리프에게 매수된 그린은 행방을 감추고 없었다. 나는 캐시를 데려오기 위해 무장한 하인 네 명을 우더링 하이츠로 보냈다. 그러나 그들은 캐시가 너무나 아파서 움직일 수 없다는 히스클리프의 말만 믿고 캐시를 만나지도 못하고 그냥 돌아왔다.
나는 하인들을 모두 동원하여 우더링 하이츠를 습격하여 악마 같은 히스클리프를 죽이고서라도 캐시를 데려올 결심을 하였다. 주인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캐씨를 반드시 볼 수 있게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후 세시 경 캐시가 혼자서 돌아왔다. 그녀는 내가 보낸 사람들과 히스클리프가 아래층에서 다투는 소리를 듣고 린턴을 위협하여 열쇠를 가져오게 해서 탈출하였다고 말했다.
에드가 린턴씨는 캐시를 바라보면서 축복 받은 모습으로 죽었다. 그는 딸의 뺨에 키스하면서 “나는 네 엄마에게 간다. 사랑하는 아가야, 너도 우리에게 오도록 해라”라며 맥박이 멈출 때까지 환희에 찬 눈길로 캐시를 보고 있었다.
히스클리프의 지시를 받은 변호사 그린은 쓰러시 크로스 그레인지를 接受(접수)하고 나를 제외한 모든 하인들을 解雇(해고)한다고 통지하였다. 장례 다음 날 히스클리프는 당당한 주인으로서 거실에 들어왔다. 그 방은 그가 18년 전에 손님으로서 안내되어 들어 왔던 곳이었다.
(계속)
에밀리 브론테의 暴風의 언덕(Wuthering Heights) ⑦
- 朴承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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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1-10, 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