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브론테의 暴風의 언덕(Wuthering Heights) ⑬

사랑의 상처를 안고 신사의 道(도)를 지킨 에드가
# 23
아내에 대한 사랑 때문에 삶을 허비하는 에드가 린턴


에드가 린턴도 평범한 인물은 아니다. 그는 히스클리프의 敵手(적수)가 될 만큼 운명의 희생자이다. 에드가를 캐서린의 정열의 旋風(선풍)에 사로잡혀 있는 평범한 인물로 간주하는 것은 오류이다. 그가 만약 평범한 남편이었다면 정열의 광기에 사로잡힌 캐서린을 그대로 放置(방치)했을 것이다.

그는 아내의 정열과 미모에 정열적으로 헌신하도록 운명 지어진 인물이다. 어떤 次元(차원)에서 보면 그는 志操(지조)없고 난폭한 아내에게 부당한 취급을 당하는 남편에 불과하다. 그는 책을 좋아하고 신경증의 아내에 대한 사랑 때문에 삶을 허비하게 되는 상냥한 시골신사이다.

또 다른 차원에서 보면 그는 캐서린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 속하는 사람이다. 이것은 결코 그의 단점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히스클리프의 다음과 같은 말이 전적으로 부당하지는 않다.

〈 “그가 그의 작은 존재가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다해서 80년을 사랑한다 해도 그의 사랑은 나의 하루의 사랑에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캐서린은 나와 똑같이 깊은 가슴을 가지고 있어요. 그가 그녀의 사랑을 전부 독점할 수 있다면 바다를 말구유에 쉽게 담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체! 그는 그녀의 개나 말보다도 그녀에게 조금도 더 사랑스럽지 않단 말입니다.
그는 나처럼 사랑 받을 만한 것이 없어요. 그녀가 그에게 없는 것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겠어요? 저 무미건조하고 하찮은 인간이 의무와 인간애와 동정과 자선에서 그녀를 보살피고 있다고? 그는 그의 얕은 토양에서 그녀의 힘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느니 차라리 화분에다 느티나무를 심어 놓고 그것이 무성하게 자라기를 기대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히스클리프가 타격을 가하는 대상은 딘 부인의 생각 속에 있는 에드가이다. 딘 부인은 자신만이 에드가와 그의 인간성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에드가를 이상적인 신사로 생각한다.

에드가에 대한 히스클리프의 절반의 진실이 담긴 공격은 에드가에 대한 또 하나의 견해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에드가에 대한 딘 부인과 히스클리프 두 사람의 견해 중 어느 한 쪽을 전적으로 무시할 수는 없다.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는 정열에 있어서 이기적이지만 俗物的(속물적)이지는 않다. 에드가는 비참하게 배신당하는 그런 高貴(고귀)한 인물도 아니지만 무의미한 바보도 아니다. 히스클리프에 비추어 그의 결점이 확연하게 드러나고 그의 미덕이 캐서린의 눈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비치는 것이 그의 비극이다.

그가 히스클리프와의 대결에서 떨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 캐서린을 너무 조심스럽게 비난하는 것-그의 이런 세심한 행동이 캐서린을 격노시키고 그들의 관계에 위기를 가져온다. 그에게 헌신적이고 캐서린을 싫어하는 딘 부인마저도 그의 발끈하는 성미와 돌아온 히스클리프에 대한 냉대를 비판하면서 캐서린을 위해서라도 히스클리프를 환영하라고 경고한다:

〈“뭐! 그 집시 말입니까? 그 농사꾼 말이지요?” 라고 그는 큰 소리로 말했다.
“왜 캐서린에게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요?”
“조용히 하십시오. 주인님, 그를 그런 이름으로 부르시면 안 됩니다.”
나는 말했다.
“마님께서 주인님의 그런 말을 들으면 대단히 슬퍼하실 것입니다. 마님께서는 그가 도망갔을 때 대단히 상심하셨습니다.”〉

에드가의 대범하지 못하고 속내를 잘 드러내는 성격은 그의 사회적 위신에 대한 태도에서 잘 드러난다. 돌아온 히스클리프의 접대수준을 놓고 그는 캐서린과 충돌하게 된다:

〈“지금 올라오라고 말할까요?”
“여기 응접실로?”라고 그가 말했다.
“여기 말고 다른 곳이 있어요?”
그 여자는 물었다.
그는 난처한 듯이 보였다. 그리고 히스클리프에게는 부엌방이 더 적합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린턴 부인은 그를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흘끔 쳐다보았다. 그녀는 그가 까다롭게 구는 것에 대해 화를 내면서 비웃고 있었다.
“안돼요.”
잠시 후에 그녀는 덧붙였다.
“내가 부엌에 앉아 있을 수는 없어요. 엘렌, 여기에 탁자를 두 개 놓으세요. 하나는 당신 주인과 이사벨라를 위한 것이에요. 그들은 양반들이니까. 다른 하나는 히스클리프와 나를 위한 것이에요. 우리는 낮은 계급에 속하니까. 이렇게 하는 것이 당신을 기쁘게 하겠지요?”〉

에드가의 속물근성을 거부함으로써 캐서린은 남편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되며 이것 때문에 그녀는 독자의 동정을 받게 된다. (린턴家의 모든 사람들은 속물들이다. 캐시는 버릇없는 헤어턴이 사촌이라는 것을 알고 역겨움을 느낀다. 이사벨라 린턴에 대해서 조세프는 ‘그녀의 빵을 만들기 위한 곡식의 씨를 뿌리기에는 우리는 너무 더럽다’라고 비꼬듯이 말한다.) 그러나 캐서린의 태도는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 그녀는 결코 낮은 계급의 출신이 아니다. 언쇼家는 16세기 때부터 하이츠를 소유한 지주계급이기 때문이다.


# 24
사랑의 상처를 안고 신사의 道(도)를 지킨 에드가


종교에 관해서는 에드가가 조세프에 비해 편협하지 않고 상당히 유연하고 매력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 조세프는 캐서린과 히스클리프 등 야성적인 인물들이 지옥의 불에 떨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에드가는 캐서린이 永生不滅(영생불멸)의 천국에서 살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야성적이고 폭풍처럼 거칠며 몰도덕적인 캐서린은 그녀의 모든 죄에도 불구하고-무엇보다도 에드가 자신에 대해서 저지른- 천국에서 평화롭게 지낼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조세프의 신앙은 하이츠에 속하고 에드가의 신앙은 그레인지에 속한다. 에드가는 자신의 사랑을 배신한 캐서린이 來世(내세)에서 행복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함으로써 그의 인간성의 매력적인 면을 보여준다. 그래서 우리는 에드가의 이런 매력적인 인성을 통해서 그의 긍정적인 가치가 나타나는 것을 보게된다.

에드가의 이런 긍정적인 사랑은 히스클리프의 다른 종류의 사랑에 대한 平衡錘(평형추)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는 히스클리프의 야성적이고 반문명적인 힘과는 다른 종류의 힘, 즉 온화하고 持續的(지속적)인 사랑과 기독교적인 신앙의 힘을 表象(표상)하는 인물이다.

우더링 하이츠의 후반부에서 우리는 에드가의 인생은 히스클리프의 삶 못지않게 허비되었다고 느끼게 된다. 에드가와 히스클리프 두 사람은 죽은 캐서린과의 靈的(영적)인 친교에 의해서만이 삶을 지탱하게 된다.

히스클리프는 폭력으로 향하고 에드가는 우울 속에 沈潛(침잠)한다. 39세에 그는 벌써 노인이 된다. 그는 무기력한 삶을 살았을지 모르지만 小人(소인)은 아니다. 그는 문명의 빛과 그림자를 안고 상처받은 사랑을 인내로 극복하며 야만으로 빠지지 않고 신사의 道(도)를 지키며 살아간 인물이다.


解說者(해설자) 딘 부인

넬리 딘(Nelly Dean)은 우리에게 ‘우더링 하이츠’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단순한 내레이터(narrator)가 아니라 그녀 자신도 소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 된다. 그녀는 작은 해설자이다.

그녀는 소설의 사건들이 무엇을 의미하며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릇된 것이고 어떤 행동이 칭찬 받을만 하며 어떤 행동이 卑賤(비천)하거나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준다. 그녀의 도덕성은 그녀 자신의 훈련과 경험과 독서와 그녀의 천성적인 성격이 결합된 결과이다.

判官(판관)의 역할을 하는 넬리는 히스클리프를 ‘검은 악당’이고 ‘사악한 짐승’이며 캐서린을 ‘악의가 없는 야생의 나쁜 계집애’라고 선언하고 조세프를 ‘사람을 가장 지치게 하고 獨善的(독선적)인 위선자’라고 酷評(혹평)한다. 그녀는 캐서린이 “벌을 받아서 겸손해져야 한다”라고 판결한다.

해설자로서 넬리는 히스클리프를 다른 새의 둥지에 들어가서 새끼를 쫓아내고 주인 행세하는 뻐꾸기에 比喩(비유)한다. 코러스(chorus: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주역의 연기를 보조하고 줄거리를 설명하는 합창무용)로서 그녀는 죽어서 누워있는 캐서린에게서 ‘하늘의 천사보다 더 아름다운’ 美(미)와 ‘神聖(신성)한 靜寂(정적)’과 ‘축복 받은 해방’을 느낀다.

그녀는 또한 행동하는 내레이터이다. 과거의 사실에 대한 주의 깊은 증인이고 내레이터이며 설명자인 딘 부인은 적극적인 행동을 할 뿐 아니라 또한 한 인간으로서도 흥미를 끈다. 그녀는 빈틈이 없고 관찰력이 뛰어나며 말하기를 좋아하고 약간 미신적인데다 대담하고 관대하며 모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하인이면서 친구이며 敵對者(적대자)이다. 그녀는 자존심을 걸고 비밀을 지킨다. 존경받는 간호사이고 보모이면서 고자질도 한다. 증인 겸 코러스로서 그녀는 소설의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한다. 그러나 그녀는 중요 인물들의 성격이나 소설의 진행방향을 수정하는 정도의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중요한 사건에 참여하지만 증인과 코러스의 한계를 넘지는 않는다. (끝)


(다음 편부터는 셰익스피어의 ‘햄릿’(Hamlet) 해설편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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