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未知(미지)의 땅으로 출발하려는 헉
헉 일행은 며칠 동안 계속 강을 내려갔다. 강 주변의 풍경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르게 나타났다. 이제 악당들은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하고는 지나는 마을마다 들려서 의사, 전도사, 점쟁이, 최면술사 등으로 위장하고 사람들을 속이려 했지만 그 때마다 실패한다.
그들은 마침내 완전한 좌절상태에 빠져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뗏목에서 빈둥거렸다. 그러다가 어느 날 그들은 위그앰에 들어가서 낮은 소리로 비밀스런 이야기를 오랫동안 했다.
어느 날 아침 헉 일행은 Pikesville(파이크스빌)이라는 마을 아래쪽에 뗏목을 숨겨 놓는다. 킹은 마을을 정찰하겠다고 뗏목에서 내리면서 그가 정오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만사가 잘 된 것으로 생각하고 마을로 오라고 명령했다.
기다리고 있을 동안 듀크는 안절부절하며 신경질을 냈다. 정오가 되어도 킹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헉과 듀크는 마을로 갔다. 킹은 술집에서 술이 취해 사람들과 다투고 있었다. 듀크와 킹이 언쟁을 벌렸다.
헉은 밖으로 나와 뗏목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헉은 듀크와 킹이 다시는 짐과 자기를 붙잡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짐은 없었다. 킹이 현상금을 노려 짐을 신고한 것이다. 헉은 울면서 마을로 돌아오다가 한 소년으로부터 짐이 Silas Phelps(사이러스 펠프스)라는 농장주의 집에 잡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헉은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하나님의 攝理(섭리)만을 믿고 펠프스의 농장으로 접근했다. 농장의 사냥개들이 짓기 시작한다. 흑인 하녀가 나오더니 개들을 꾸짖는다. 그녀 뒤로 나이가 4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백인 여자가 백인 아이들과 함께 집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헉을 보자 “너 톰이지? 드디어 왔구나!”라고 큰소리로 말했다. 헉은 얼떨결에 '예'라고 대답했다. 부인은 배가 坐礁(좌초)되었느냐고 물었다. 헉은 배의 실린더 헤드가 폭발해서 흑인 하나가 죽었다고 거짓말했다.
부인은 헉에게 부인이라는 敬語(경어)를 쓰지 말고 Aunt Sally(셀리 이모)로 부르라고 말했다. 그녀는 톰을 마중하기 위해 船着場(선착장)에 나가있는 이모부를 만나지 않았느냐고 헉에게 물었다. 헉은 짐을 船倉(선창)에 맡겨 놓고 마을 구경 나왔다가 이리로 오게 되었다고 대답했다.
이모는 집안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라고 말했다. 헉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대단히 불안했지만 모든 걸 하늘에 맡기기로 하고 마음을 다진다. 그 때 톰을 마중 나갔던 사이러스 이모부가 돌아왔다. 이모는 이모부를 놀라게 하자며 헉을 침대 밑에 숨긴다.
이모부가 들어오자 이모는 이모부에게 누가 온다며 창밖을 보게 한 뒤 헉을 잡아당긴다. 헉은 식은 땀을 흘리며 침대 밑에서 나온다. 이모부는 누구냐고 묻는다. 이모는 톰 소여라고 소리 지른다.
헉은 이모부가 마중하러 간 톰이라는 소년이 톰 소여라는 말에 안도의 숨을 쉬고 자기가 너무나 잘 아는 톰 소여의 가족에 대해서 자세하게 말했다.
헉은 톰이 이모 집에 도착하기 전 미리 그를 먼저 만나기 위해 짐을 찾으러 간다는 핑계를 대고 집 밖으로 나와 선착장으로 향했다. 중간에 톰을 만난다. 톰은 처음에는 헉의 유령이 나타난 것으로 착각하고 깜짝 놀났다.
그들은 헉은 톰이 되고 톰은 동생 Sid(지드)가 되기로 했다. 톰은 짐을 구출하기 위한 새로운 모험이 생긴 것을 대단히 기뻐했다. 헉과 톰은 그 날 밤에 킹과 듀크의 셰익스피어 공연이 있으며 짐으로부터 그들의 정체를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공연장에서 킹과 듀크를 체포할 계획이라는 정보를 입수한다.
그 날 밤 헉과 톰은 마을로 가다가 사람들이 킹과 듀크를 끌고 가는 것을 보았다. 킹과 듀크의 몸은 콜타르와 깃털로 전신을 덮어버리는 刑罰(형벌)을 받고 있었다. 헉은 인간은 잔인하다고 생각한다.
헉과 톰은 짐이 감금되어있는 곳을 찾아내었다. 감시가 소홀하여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짐을 구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톰은 짐을 모험소설에 나오는 철가면(Iron Mask)이나 Baron Trenck[트렌크 男爵(남작)]과 같은 유명한 脫獄囚(탈옥수)로 가정하고 그들의 탈옥과정을 그대로 짐에게도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그래야만 짐의 탈출이 보다 더 모험적이 된다는 것이었다. 헉은 처음에는 짐은 감옥에 갇힌 왕이나 귀족이 아니고 단지 흑인 노예일 뿐이며 그러한 모험소설이 있다는 것도 모른다며 반대하지만 톰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톰의 각본대로 복잡한 과정을 거쳐 톰과 헉은 짐과 함께 탈출하다가 톰은 다리에 銃傷(총상)을 입는다. 톰은 자신이 총에 맞은 것을 대단히 기뻐했다.
셀리 이모가 톰의 방에 들어와서 도망간 노예를 다시 잡았다고 말하자 톰은 짐은 이제 자유의 몸이라며 그를 즉시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미스 와트슨이 두 달 전에 별세했고 그녀는 짐을 팔려고 생각한 것을 대단히 후회하여 짐을 자유의 몸으로 해방하라는 유언을 남겼다는 것이다. 톰은 짐이 자유의 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모험을 위해서 탈출의 모험극을 벌린 것이다.
톰이 이렇게 말하고 있을 때 St. Petersburg(세인트 피터스버그)로부터 셀리 이모의 자매인 Polly(폴리)이모가 도착했다. 그녀는 톰의 동생 지드도 와 있다는 셀리 이모의 편지를 받고 톰의 일이 걱정이 되어 1200마일의 뱃길을 달려 온 것이다.
톰과 헉의 정체가 드러나지만 셀리 이모는 헉에게 계속해서 자기를 이모라고 부르게 했다. 헉은 셀리 이모가 자기를 入養(입양)하여 문명인 교육을 시키려는 의도를 알고 다시 未知(미지)의 땅으로 떠나갈 결심을 한다.
# 8
‘허클베리 핀의 冒險’은 인간성 탐구의 순례여행
‘허클베리 핀의 冒險’의 주제 중의 하나는 貴族(귀족)에 대한 광적인 嫌惡(혐오)이다. 마크 트웨인 자신이 귀족계급을 대단히 싫어했다. 그는 영국의 귀족뿐 아니라 미국 남부의 귀족도 맹렬하게 비난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도 귀족에 대한 비판이다. 마크 트웨인의 시각에 의하면 귀족은 僞善的(위선적)이다. 귀족들은 고상하고 관대하며 이타적이고 지도자적인 가치의 典範(전범)이 아니다. 그들은 오만하고 쾌락적이며 난폭하다는 것이다.
귀족들의 추악한 면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곳은 남부 백인들의 흑인에 대한 人種優越意識(인종우월의식)이다. 백인들은 흑인들을 어떻게 처리해도 정당화된다. 백인들은 짐이나 윌크스의 흑인 노예들의 경우처럼 흑인들의 가족을 離散(이산)시키거나 흑인을 짐승처럼 사냥하고 쇠사슬에 묶어서 감금할 수 있다.
헉의 아버지 팹 핀(Pap Finn)같은 백인 쓰레기도 흑인에 대해서는 당당한 우월감을 가지며 흑인에 대한 증오를 당연시한다. 귀족과 인종우월의식과 함께 浪漫主義(낭만주의)도 미국 남부의 유해한 神話(신화)와 문화적 공포의 원인을 형성한다.
그레인저포드家와 세퍼드슨家의 可恐(가공)스러운 流血(유혈) 분쟁과 짐의 ‘구출’에 따르는 톰 소여의 불필요한 ‘상상력 동원’이나 서번 대령이 늙은 술꾼 보그스를 냉혹하게 사살하는 사건은 모두 중세 봉건사회를 이상화하는 낭만주의 문화로 인한 것이다.
인간에 대한 인간의 비인간화(inhumanity)도 ‘허클베리 핀의 冒險’의 중요한 주제이다. 헉이 경험하는 거의 모든 사건은 이러한 주제의 變異形(변이형)들이다. 인간은 상호간에 ‘무섭도록 잔인해 질 수 있다.’
이러한 잔인성은 미시시피江 流域(유역)의 시골 사람들에 대한 킹과 듀크의 사기행각이나 그레인지포드家와 세퍼드슨家 사람들의 무의미한 相互(상호) 살해행위와 서번 대령의 냉혹한 살인에서 克明(극명)하게 나타난다.
인간의 비인간적인 잔인함에 희망의 빛을 비추는 것은 헉과 짐의 관계이다. 헉이 노예제도를 당연시하는 同時代(동시대)의 사회의 가치를 거부하고 짐을 동료 인간으로서 대우할 때 救援(구원)이 온다. 아이로니컬한 것은 헉이 사회의 법을 무시하고 자신의 양심에 따라 결정을 내릴 때 이러한 구원이 온다는 것이다.
헉과 짐이 세인트 피터스버그에서 뗏목을 타고 미시시피강을 내려갈 동안에 독립적인 사건들(episodes)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며, 헉과 짐은 이러한 에피소드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한다. 새로운 상황이 전개 될 때마다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 사라지고 헉과 짐만 강으로 돌아오게 된다.
江은 寫實主義(사실주의)가 지배하는 자연의 세계이고 육지는 시대착오적인 낭만주의가 지배하는 문명의 세계이다. 헉은 자연과 문명 사이를 交叉的(교차적)으로 왕래하며 사람들의 점잔빼기와 신앙의 이면에 존재하는 부패와 사악함에 대해서 조금씩 알게 된다.
헉은 사회나 문명은 부도덕하고 掠奪(약탈)적이라는 것을 점차적으로 배우게 된다. 그리고 異質(이질)의 分子(분자)가 없는 同質的(동질적) 민중에게 反旗(반기)를 들고 개인의 주장을 펼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는 것을 의식하게 된다.
인간 대중은 절망적일 만큼 타락해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정직한 개인은 끊임없이 위협받고 학대받고 희생당한다. ‘허클베리 핀의 冒險’은 절망적일 만큼 타락한 인간성에 대한 비통한 諷刺(풍자)이다.
그러므로 ‘허클베리 핀의 冒險’의 이야기 구조는 인간성의 탐구를 위해 北에서 南으로 가는 순례여행이며 인간을 순결한 존재에서 可恐(가공)한 존재로 보게 되며 인간성의 실체를 覺醒(각성)하게 되는 여행이다.
그가 세인트 피터스버그를 떠난 이후로 보고 느끼게 되는 것은 인간과 자신에 대한 지식의 深化(심화)이다. 헉은 사람을 외견상 있는 그대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여행을 끝냈을 때는 인간 본성에 내재되어 있는 악의 심연과 인간사회에 蔓延(만연)되어 있는 비열함을 직시하게 된다. 성난 군중들에게 끌려가는 듀크와 킹을 보고 헉이 내뱉는 말에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헉의 깊은 통찰력이 나타난다:
〈“그 광경을 보니까 구역질이 났다. 그 두 악당이 불쌍하고 가련했다. 그들에게 어떠한 미움의 감정도 더 이상 느끼지 못했다. 정말 끔찍했다. 인간이란 서로서로에게 한없이 잔인해 질 수 있다.”〉
미스 와트슨과 포리 이모와 셋처 판사 등 선량하고 신앙심이 깊은 사람들이 主流(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세인트 피터스버그나 펠프스 농장은 외견상으로는 善(선)한 세계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폭력과 위선과 냉혹함이 善으로 포장되어 있을 뿐이다.
헉은 압제적인 문명에서 탈출하여 긴 여행을 했지만 그가 도달한 펠프스 농장은 또 하나의 세인트 피터스버그일 뿐이다. 그의 긴 여행의 끝은 原點(원점)으로 歸着(귀착)한다. 그는 돌아갈 고향이 없다. 그래서 그는 자유를 찾아 未開拓地(미개척지)로 다시 떠나게 되는 것이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