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 ⑤

어머니의 자궁으로 回歸(회귀)하는 헉
# 9
뗏목의 자유는 환상이며 현실은 농담이 아니다


등장인물들은 헉과 짐을 제외하고는 스테리오타이프(stereotypes:유형화된 인물들)들이다. 더그라스 부인, 윌크스의 딸들, 셀리 이모, 사이러스 삼촌 등은 도덕적으로 상층부에 있는 비교적 無害(무해)하고 선량한 사람들이다.

귀족적 德目(덕목)과 傳統(전통)의 포로가 되어 무의미한 유혈분쟁에 집착하는 그레인쥐포드家 사람들은 도덕적 척도에 있어서 중간에 있다. 집 없는 백인소년에게 동정과 관용을 베풀지만 동시에 도망 노예에게 무심하고 탐욕을 부리는 주디스 로프투스 부인도 그레인쥐포드家 사람들과 같은 部類(부류)에 든다.

도덕적 척도의 최하층에는 듀크와 킹 및 팹 핀 같은 동물적이고 약탈적인 인물들이 있다. 인물들의 이러한 분류는 에피소드의 배열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헉의 자유로의 飛上(비상)은 미스 와트슨의 문명교육과 팹의 살해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한 필요에서 시작되지만 그 것은 톰 소여 式(식)의 모험여행이다.

그러나 모험은 헉에게 점점 더 불행한 것이 되고 헉과 짐이 표류해 갈 때 그들이 경험하는 사회와의 遭遇(조우)는 더욱 더 어두운 성향을 띄게 된다. 그들이 파이크스빌에 도착할 시점에는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聖域(성역)이었던 邊境(변경: frontier)은 이제 모든 종류의 악이 橫行(횡행)하고 있는 타락한 지역이 되어 있었다.

헉은 이제 그에게는 고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전에는 단순히 사회적 추방자였지만 이제는 도덕적 추방자가 된다. 왜냐하면 문명의 集約的(집약적) 表象(표상)인 전통적 도덕을 수용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헉은 팹에 의해 잔인하고 무의미한 감금상태에 있었다. 이제 헉은 모든 사회는 개인을 어떤 형태로든 구금하고 사회의 모든 구성원은 어떠한 개인주의도 파괴하려는 압제적인 사회적 劃一性(획일성)의 포로라는 것을 마침내 깨닫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획일성에 順應(순응)해서 살아가지만 헉과 짐은 자유를 추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유유히 흐르는 거대한 미시시피江은 무심하지만 오염된 문명에서 탈출하는 헉과 짐에게는 자유로 가는 길이다. 헉과 짐이 추구하는 자유는 사회의 명령이나 구속으로부터의 자유다. 그 자유는 기독교적 자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헉과 짐은 개인적 罪(죄)의 짐으로부터의 자유가 아니라 사회적 制約(제약)으로부터의 자유이다. 문명은 개인을 법과 도덕으로 구속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구속이 없이는 문명의 성립은 불가능하다. 즉 개인의 구속은 문명의 필요악이다.

‘허클베리 핀의 冒險'에서 惡은 문명의 산물이다. 미시시피江은 문명으로 제약받지 않는 자연 그 자체이고 그 거대한 자연의 힘은 개인의 영혼을 시들게 하는 문명적 惡의 독재를 막아주고 독재에서 해방되는 수단을 제공한다.

미시시피江은 “간섭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자유를 象徵(상징)하며 헉과 짐이 문명의 압박에서 고난을 당할 때마다 돌아가는 정신적 고향으로서 헉과 짐에게 平康(평강)과 安息(안식)을 준다. 헉은 “결국 뗏목 같은 그런 집은 없다. 다른 곳들은 사람을 꼼짝 못하게 하고 숨 막히게 하지만 뗏목은 그렇지 않아. 뗏목은 자유롭고 편안하고 여유가 있어.”라고 말한다.

그러나 뗏목은 자유를 확실하게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헉과 짐이 뗏목에서 누리는 자유의 환희는 불확실하고 현실성이 결여된 幻想(환상)이며 실제 인간사회에서는 불가능하다.

헉과 짐이 몸을 맡긴 뗏목은 그들의 의도와는 반대로 노예 지역의 심장부로 간다. 노예자유지역으로 가는 길목인 케이로우를 지났다는 것을 알고서도 헉과 짐은 북부 자유지역으로 가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자유를 찾아가는 그들의 모험은 실패할 운명이 된다.

현실은 농담이 아닌 것이다. 인간사회는 물론 자연은 인간이 낭만적 모험을 즐기기에는 부적합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공포와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

문명의 利器(이기)인 증기선에 충돌하여 뗏목이 침몰하는 사건은 헉과 짐의 자유추구의 한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뗏목의 無力(무력)함은 뗏목에 타고 있는 헉과 짐의 “순진한” 무력함과 일치한다. 문명이 낳은 惡의 인물들인 듀크와 킹은 저항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뗏목을 침범하고 占領(점령)한다.


# 10
어머니의 자궁으로 回歸(회귀)하는 헉


헉의 자유추구는 叛亂(반란)의 주제와 관련된다. 정신분석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모든 반란은 근본적으로 부모의 권위 특히 아버지의 권위에 대한 叛逆(반역)이다.

소설의 주된 플롯은 팹 핀[pap Finn: 아버지像(상)을 矮小化(왜소화)시키기 위하여 ‘pap'을 대문자로 쓰지 않고 있다]으로부터 헉의 탈출과 함께 시작된다. 이것은 미스 와트슨으로부터 짐이 도망가는 것과 일치한다.

상징적인 의미에서 헉과 짐은 자유를 획득하고 Adam(아담)의 전락(the Fall)이전의 樂園(낙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미스 와트슨과 팹 핀으로 대표되는 모든 것으로부터 탈출해야 한다.

외견상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미스 와트슨과 팹 핀은 공통점이 많다. 그들은 권위의 양쪽 극단, 즉 가장 존경스러운 위치에 있는 권위와 가장 경멸스러운 위치에 있는 권위를 대표한다. 그들은 또한 사회적, 법적인 도덕성의 양극단도 대표한다.

거의 완전히 쓸모없는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팹 핀은 헉의 법적인 보호자이며 헉에 대해 미스 와트슨이 짐에 대해 가지고 있는 것과 유사한 절대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권리는 사회적으로 용인된 것이다.

미스 와트슨과 팹 핀은 超自我(초자아: superego)를 나타낸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헉과 짐이 江으로 도망가는 것은 초자아의 압제와 억압으로부터의 탈출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은 정신분석학에서 여성의 표상이며 어머니를 상징한다. 헉과 짐은 사회의 초자아적인 환경으로부터 강으로 도망가서 그곳에서 자유를 찾게 된다. 악당들이 침범할 때를 제외하고 강은 신비하고 流動的(유동적)이고 꿈결처럼 평화스러우며 抒情的(서정적)이다:

〈“이틀 내지 사흘의 낮과 밤이 지나갔다… 낮과 밤은 헤엄치며 지나갔다, 너무나 고요하고 부드럽고 아름답게 미끄러져 갔다… 어디에서도 소리하나 들리지 않았다. 온 세상이 잠든 것처럼 완전한 靜寂(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나서 상쾌한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그 바람은 숲과 꽃에서 불어오기 때문에 매우 서늘하고 산뜻하고 향기로웠다.

그러나 때때로 물고기 썩는 냄새가 나기도 했다. 사람들이 죽은 고기를 강에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江의 외로움을 지켜보곤 했다. 그러다가 잠이 스르르 들기도 했다. 뗏목 위에 사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저 하늘 위에는 별들이 박혀 있는 하늘이 있었다… 우리는 누워서 하늘을 보며 별들은 창조된 것인지 아니면 저절로 생겼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짐은 달이 별들을 낳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았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개구리가 별처럼 많은 알을 낳는 것을 본적이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가 없는 헉은 江에서 상징적 어머니를 만나게 된다. 그는 어머니의 子宮(자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 자궁 안에서 헉은 일련의 상징적 죽음과 再生(재생)을 경험한다. 팹 핀으로부터 도망 칠 때 헉이 被殺(피살)을 가장하는 것은 죽음과 재생의 패턴의 형성에 중심적 사건이 된다.

자신을 죽임으로서 헉은 강을 내려가는 전 여행기간 동안 ”죽어 있다.“ 헉은 正體性(정체성)이 없는 존재로서 頹落(퇴락)한 문명과의 충돌로 죽음을 맞이할 때마다 강에서 재생한다. 사방에서 掩襲(엄습)해 오는 죽음의 세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헉은 자신을 재창조(re-create)해야 한다.

이러한 패턴을 강화시키는 것이 헉의 친구이고 養父(양부)인 짐의 兩性的(양성적)이미지이며 짐의 검은색은 죽음과 무의식 및 母性(모성)과 연관된다. 짐은 父性(부성)보다는 母性(모성)이 더 강하다.

짐은 전통적으로 母性(모성)의 특징인 부드러움과 무조건적 충성과 애정이 넘치는 친절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속성들은 팹의 무자비한 독재주의와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헉의 여행은 고통과 억압과 죽음을 표상하는 아버지의 세계를 떠나 생존의 고통으로부터 영원한 해방을 보장하는 어머니의 자궁으로 回歸(회귀)하는 여행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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