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니엘 호돈의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 ④

헤스터는 아메리칸 드림의 化身(화신)
# 7
헤스터는 아메리칸 드림의 化身(화신)


자유에 대한 아메리칸 드림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미국적 자유의 꿈은 항상 유토피아적이고 실현불가능으로 보인다. 悲劇(비극)은 이러한 불신과 도덕적 갈등의 결과이다. 헤스터 프린은 아메리칸 드림의 자유를 믿는다. 그녀의 비극은 그녀의 자유에 대한 꿈이 그녀 연인의 전통적 도덕관과 갈등을 일으킴으로써 일어난다.

‘주홍글씨’의 위대함은 헤스터 프린의 인격에 있다. 그녀는 果敢(과감)히 자신을 신뢰하고 신세계에서 새로운 도덕성의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에 그녀 자신의 인간적인 약함과 청교도 사회의 편견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인 위대성을 성취하게 된다.

연인을 보호하기 위해 연인을 속이는 인간적인 약점은 그녀를 더욱더 實存的(실존적)인 인물로 만든다. 그녀는 조용하면서도 강인하게 사회적 추방을 견뎌내며 이것이 그녀를 영웅적으로 만든다. 汚辱(오욕)의 삶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로 가는 그녀에게서 이상적인 인물을 보게 된다.

헤스터는 단순히 逃避(도피)라는 낭만적 이상 대신에 적극적 자유라는 초월적 이상을 마음속에 그린다. 그녀는 연인에게 전통적 도덕의 굴레가 없는 변경의 자유로운 땅에 가서 새로운 삶을 창조할 것을 촉구한다:
“우주는 저쪽 마을 안에만 있는 것이에요? 저 건너 숲길은 어디로 향하는 걸까요?”

그리고 그녀는 그에게 실용적 이상주의를 일깨워 주려 한다:
“이 거짓된 삶을 진실된 삶으로 바꾸세요! …설교를 하세요! 글을 쓰세요! 행동하세요! 가만히 누워서 죽음을 기다리지 말고 무슨 일이라도 하세요!”

헤스터는 신천지에서 새로운 삶과 그런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자주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아메리칸 드림의 化身(화신)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 8
‘주홍글씨’는 정열의 비극


‘주홍글씨’를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로 分析(분석)해 보는 것도 소설의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너무나 오랫동안 ‘주홍글씨’를 죄와 죄인들의 이야기로만 해석해 온 탓에 이런 관점이 하나의 전통으로 굳어 버렸다.

헤스터와 딤즈데일과 펄에서 간통죄와 그 죄의 결과를 보게 된다. 딤즈데일은 僞善(위선)의 죄까지 짓는다. 그리고 常軌(상궤)를 벗어난 칠링워스는 고립적인 오만과 自滅的(자멸적)인 복수의 죄를 짓는다. 그러나 視覺(시각)을 이동하여 ‘주홍글씨’를 사랑의 소설로서, 즉 죄가 있는 정열의 이야기가 아닌 雄大(웅대)한 정열의 비극으로 바라보면 소설의 새로운 그림이 나타나게 된다.

헤스터는 딤즈데일과의 관계를 결코 ‘죄가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가 없다. 그녀가 주홍글자의 苛酷(가혹)한 형벌에 순종하고 주홍글자가 매일 가하는 다양한 고뇌와 고통을 인내로서 수용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사람들이 주홍글자를 어떻게 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녀는 주홍글자가 의도하는 수치도 느끼고 있다. 그러나 헤스터는 그녀의 정열을 후회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녀가 ‘주홍글자의 고문’을 기꺼이 견뎌내는 것은 그녀의 정열을 懺悔(참회)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아직도 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고통은 그녀가 지불하기로 동의하는 죄 값이 아니고 그녀의 사랑에 대한 代價(대가)이다. 헤스터의 진정한 감정은 첫 번째의 교수대 장면에서부터 暗示(암시)되고 있지만 숲에서 딤즈데일과 만날 때 그녀의 진심이 충분히 드러난다.

여기에서 그녀는 딤즈데일을 아직도 정열적으로 사랑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잠시 후에 그녀가 칠링워스는 그녀의 남편이라는 것을 밝히고 딤즈데일이 ‘헤스터의 침묵의 음모’를 용서할 수 없다고 宣言(선언)할 때에 지금까지 예절에 억눌려 있던 그녀의 정열이 폭발한다.

그녀는 딤즈데일을 필사적으로 끌어당기면서 용서를 요구한다.

〈“온 세상이 그녀에게 눈살을 찌푸렸다. 7년의 긴 세월 동안 세상은 이 외로운 여인에게 얼굴을 찡그렸다. 그래도 그녀는 죽지 않았다. 그러나 이 창백하고 허약해지고 슬픔에 절어 있는 남자의 찡그림은 헤스터가 견디며 살 수 없는 것이었다.”〉

용서를 거부하는 딤즈데일의 非難(비난)에도 불구하고 헤스터의 열정적인 사랑의 확인은 계속된다.
“우리가 한 것은 그 나름대로의 신성함이 있었어요. 우리는 그 신성함을 느꼈었어요. 우리는 서로에게 그렇게 말했었어요.”

사랑에 대한 헤스터의 열정적인 확신과 자기정당화는 딤즈데일을 압도한다. 딤즈데일은 헤스터를 용서하고 철같이 단단한 도덕적 戒律(계율)의 청교도 사회를 탈출하여 유럽에서 함께 살자는 헤스터의 제안에 동의하게 된다.

숲에서 헤스터와 딤즈데일의 사랑이 확인됨에 따라 헤스터의 육체적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그 아름다움은 그녀 영혼의 비밀을 밝힌다. 그녀의 눈과 뺨과 미소를 머금은 입술에 넘치는 햇빛에 의해 그녀의 얼굴은 光輝(광휘)로 휩싸인다.

이 순간 그녀는 그녀의 삶을 지배하는 사랑의 여신이 되고 숲 속으로 쏟아지는 햇빛의 홍수는 헤스터의 內的(내적) 神性(신성)의 外的(외적)인 發顯(발현)이 된다.
“사랑은 새로이 탄생하든 죽음 같은 잠에서 깨어난 것이든 가슴을 光輝(광휘)로 가득 채우며 세상으로 넘쳐나가는 햇빛을 항상 창조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여기에 ‘주홍글씨’의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깊은 힘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야기를 추진하는 動力(동력)은 죄도 아니고 죄스러운 정열도 아니고 수치도 僞善(위선)도 아닌 사랑인 것이다.

헤스터는 처음부터 광휘에 빛나는 여신의 당당한 모습을 喚起(환기)시킨다. 그녀가 감옥 문을 나서서 햇빛 속으로 들어 갈 때 그녀의 美와 위엄은 여신의 그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모습은 女神(여신)의 像(상)같지만 그녀의 우아한 모습과 광택이 나는 검은 머리카락과 균형 잡힌 耳目口鼻(이목구비)와 生氣(생기)있는 顔色(안색)과 깊은 눈빛은 강력한 性的(성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이 성적인 매력이 주홍글자로 나타난다. 그녀는 뛰어난 刺繡(자수) 솜씨를 동해서 수치스런 “A'를 매혹적인 예술작품으로 재창조한다. 주홍글자 ”A'는 헤스터의 성적 매력의 이미지인 것이다.

간단히 말해 헤스터의 전체 모습은-그녀를 지켜보는 肢體(지체) 높은 청교도 부인들이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하지만-정열자체를 찬양하는 것이고 그 정열 때문에 그녀는 공개적으로 受侮(수모)를 있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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