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비 딕(Moby-Dick, 1956, 영국)의 포스터
아합 船長(선장)의 자살적인 항해
香油(향유)고래(Sperm Whale) 한 마리를 잡은 후에 스터브는 수염고래(Right Whale) 한 마리도 죽인다. 수염고래를 잡는 것이 피쿼드호의 목적은 아니지만 향유고래 머리와 수염고래 머리를 배에 싣고 다니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미신 때문에 피쿼드호는 수염고래를 추적했다. 플라스크와 스터버는 아합이 페달러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소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피쿼드호가 만나는 다음 배는 독일의 포경선 융프라우(Jungfrau)호이다. 피쿼드호는 대형 고래를 놓고 융프라우호와 치열한 경쟁을 벌린 끝에 승리한다. 그러나 피쿼드호가 잡은 고래는 처리도 하기 전에 가라앉아 버린다. 이어서 피쿼드호는 수염고래 떼를 만나서 그 중 몇 마리를 공격하지만 한 마리만 잡게 된다.
스터브는 프랑스 포경선 부톤 더 로제(Bouton-de-Rose)호로부터 龍涎香(용연향)을 詐取(사취)할 계획을 세운다. 그는 프랑스 포경선 사람들에게 그들이 잡은 고래들은 쓸모없고 배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납득시키고 그들이 고래를 버리고 떠난 후 용연향을 채취한다.
프랑스 포경선과 헤어진 며칠 뒤에 흑인 소년 피핀(Pippin)은 고래를 돌격하던 중 공포에 질려 보트에서 뛰어 내리면서 고래 밧줄에 걸린다. 스터브는 피핀을 비겁하다고 심하게 질책하면서 또 다시 보트에서 뛰어 내리면 바다에 그대로 내버려 두겠다고 말한다. 피핀이 다시 바다에 뛰어 들고 스터브가 모른 체할 때 다른 보트가 피핀을 구조한다. 피핀은 이 사건으로 정신이상이 된다.
피쿼드호는 영국 포경선 사무엘 엔더비(Samuel Enderby)호를 만나서 모비 딕에 대한 소식을 듣는다. 영국배의 船醫(선의)인 번거(Bunger)는 아합에게 모비 딕을 그대로 내버려두라고 경고한다.
아합은 義足(의족)이 부러져서 못쓰게 되자 의족을 수리하는 목수를 원칙이 없는 神(신)들 같다며 조롱한다. 스타버크가 고래기름을 저장해둔 통에서 기름이 유출되는 것을 발견하고 아합에게 보고한다. 대책을 논의하던 중 격노한 아합은 스타버크에게 총을 겨눈다. 스타버크는 자신은 아합에게 위협을 주는 사람이 아니며 아합에게 위험한 것은 아합 자신이라고 말한다. 스타버크의 충고를 들은 아합은 다소 누그러진다.
키케그가 열병에 걸려 死境(사경)을 헤맨다. 그는 관을 만들기 위해 카누 한 척을 부탁한다. 목수가 키케그의 몸을 재어서 관을 만들지만 키케그는 건강을 회복하게 된다. 그는 관을 의복상자로 이용한다.
태평양에 도달했을 때 아합은 대장장이 퍼스(Perth)에게 모비 딕을 잡을 때 사용할 작살을 만들게 한다. 퍼스는 아합의 요구대로 야만족 작살수들의 피를 섞어서 작살을 만든다. 아합은 “악마의 피로 그의 작살에게 세례를 주노라”라고 분노에 찬 소리고 말한다.
피쿼드호는 난터켓 포경선인 배처러(Bachelor)호를 만난다. 배처러호 선장은 모비 딕의 존재를 부정한다. 다음날 피쿼드호는 네 마리의 고래를 잡는다. 그날 밤 아합은 영구마차의 꿈을 꾼다. 그는 페달러와 함께 모비 딕을 죽이겠다고 맹세한다. 아합은 모비 딕과의 전투에서 승리할 것이며 자신은 불멸의 존재라고 豪言(호언)한다.
피쿼드호는 큰 태풍을 만나 태풍과 死鬪(사투)를 벌리고 있을 때 나침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된다. 스타버크는 이 사실을 보고하러 선장실에 간다. 그는 아합에게 모비 딕을 추적하는 것을 그만 둘 것을 진심으로 건의한다.
그래도 그의 말을 무시하고 모비 딕에 대한 복수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아합에게 분노를 느낀다. 스타버크는 선장이 잠들어 있는 것을 바라보며 그를 죽이려고 소총을 들지만 아합이 잠결에 “모비 딕, 드디어 너의 심장을 찌르게 되는 구나”라고 고함지르는 것을 듣고 총을 내린다.
태풍이 지나간 다음 날 아침 아합은 나침반을 고친 후 항해를 계속한다. 아합은 피핀이 미쳤다는 것을 듣고 그를 불쌍히 여겨 선장실에서 지내도록 조치한다. 피쿼드호는 포경선 라헬(Rachel)을 만난다. 라헬호의 선장 가디너(Gardiner)와 아합은 잘 아는 사이이다. 가디너 선장은 실종된 아들의 수색에 협조해 달라고 아합에게 간청하지만 아합은 근처에 모비 딕이 있다는 듣고 이를 거절한다.
피쿼드화가 만난 최후의 포경선은 디라이트(Delight)호이다. 디라이트호는 최근에 모비 딕과 遭遇(조우)하여 배가 거의 침몰할 정도로 심하게 파손되었다. 모비 딕을 만나기 직전에 아합은 40여 년전에 처음으로 고래를 잡았을 때를 회상하면서 모비 딕을 악마로 생각하면서 쫓고 있다고 말한다.
백경 모비 딕과의 死鬪(사투) 그리고 죽음
모비 딕과의 싸움은 3일 동안 계속된다. 첫 날에는 아합자신이 모비 딕을 찾아낸다. 고래 돌격 보트가 모비 딕을 추격한다. 모비 딕이 아합의 보트를 突擊(돌격)하여 침몰시킨다. 아합은 스터브의 보트로 헤엄쳐가서 죽음을 면한다.
첫날의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아합은 이튿날에도 직접 모비 딕을 추격한다. 두 번째 출격에서도 아합은 실패한다. 이번에는 아합의 象牙(상아) 다리가 부서지고 페달러는 작살 줄에 얽혀서 익사한다. 두 번째 공격 후에 스타버크는 아합의 모비 딕공격은 無謀(무모)하고 불경스럽고 자연의 섭리에 대한 반역이라며 아합을 신랄하게 비난한다. 아합은 모비 딕을 추격하는 것은 神의 명령이라고 선언하며 세 번째 공격을 시도한다.
공격 3일 째에 스타버크는 아합의 명령에 복종하면서도 공포에 잠기고 아합은 몇몇의 포경선들은 항구를 떠난 후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하면서 모비 딕 공격의 무모함을 인정하는 듯이 보인다. 아합과 그의 부하들이 모비 딕과 다시 싸움을 시작한다.
모비 딕이 아합의 보트를 들이박아 顚覆(전복)시키고 아합은 모비 딕을 작살로 찌르지만 작살 줄에 걸려서 바다 밑으로 끌려 들어가 죽음을 당한다. 분노한 모비 딕은 피쿼드호도 공격하여 침몰시킨다. 이스마엘만 살아남아서 키케그의 관을 타고 표류하다가 실종된 아들을 수색하고 있던 라헬호 선장에 의해 구출된다.
# 4
過信(과신)과 獨善(독선)이 파멸을 부른다
‘白鯨'은 미국 뉴잉글랜드 沿岸(연안)에 있는 Nantucket(난터켓)섬에 전해지는 거대한 흰 고래 모카 딕(Mocha Dick)에 관한 전설과 멀빌 자신의 포경선 선원으로서의 경험을 素材(소재)로 한 낭만적 해양소설이면서도 存在(존재)의 의미를 심오하게 파고드는 철학적 장편 서사시이다.
‘白鯨’은 捕鯨船(포경선) Pequod(피쿼드)호의 선장 Ahab(아합)이 자신의 한 쪽 다리를 잘라간 거대한 흰 고래 모비 딕을 추적하다가 자신은 물론 Ishmael(이스마엘)을 제외한 모든 선원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간단한 줄거리이지만 冒頭(모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존재의 조건에 대해서 깊은 省察(성찰)을 보여준다.
우주는 善(선)이 지배하는지 惡(악)이 지배하는지 아니면 선과 악이 공존하는지, 존재의 궁극적 의미는 허무인지 아니면 너무 깊고 奧妙(오묘)하여 인간으로서는 파악할 수 없는 것인지, 神은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왜 고래 같은 위대한 창조물을 죽이는지, 善의 추구가 惡을 동반하는 모순현상은 왜 존재하는지 등 白鯨은 존재론적 模糊性(모호성)으로 가득하다.
‘白鯨’은 인간이 자신의 능력과 판단력을 過信(과신)하여 삶의 현실로부터 離反(이반)될 때에 파멸에 이르게 된다는 이야기다. 인간은 자신의 사상이나 이념 또는 자신의 신념을 지나치게 과신하게 되면 현실과 遊離(유리)되어 오판과 愚行(우행)의 덫에 걸리기 쉽다.
병적일 만큼 강한 자존심이 아합 船長(선장)을 자살적인 항해로 몰아간다. 그는 피쿼드호의 모든 사람들에게 절대적 독재자로 군림하며 자신을 선악을 초월한 존재로 간주하고 罪(죄)의 존재 자체를 거부한다.
〈“나에게 不敬(불경)의 죄를 말하지 마라. 태양이 나를 모독하면 태양을 치겠다. 내 위에 누가 있나? …나는 운명의 여신의 副官(부관)이다.”〉
아합은 카리스마가 있는 ‘神과 같은 사람’이지만 자만의 죄를 범하는 것이다. 아합은 자신의 直觀(직관)과 도덕성을 절대시함으로써 절대자인 神의 영역을 침범하여 神에 대한 不敬의 죄를 범할 뿐 아니라 偏執狂(편집광)같은 독선 때문에 타인의 운명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죄도 짓게 된다.
善한 連帶(연대)만이 구원을 가져온다
아합의 자만에 대한 代案(대안은 인간적 고리의 형성과 連帶(연대)의 강화이다. 타인과의 튼튼한 연결을 통해서 인간은 인생의 위험한 바다에서 보다 안전한 항해를 보장받게 된다.
人間連帶(인간연대: human solidarity)는 고정된 사회질서가 아니고 다소 불안정하며 우연이나 공동의 목표 때문에 일시적으로 만나게 된 사람들이 인간적인 운명을 개인적으로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연대는 연대가 위기에 달할 때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스마엘과 퀴케그(Queequeg)등 피쿼드호의 선원들은 하나의 공동운명체로서 大洋을 누비는 동안 연대의식이 강화된다. 弱肉强食(약육강식)의 생존법칙이 지배하는 자연에서 한 명의 孤兒(고아)같은 존재로 살아가도록 운명 지어진 인간에게는 연대는 가장 효율적인 생존 방식이 된다.
이스마엘과 퀴케그를 연결하고 있는 멍키로프[(monkey-rope: 잡아서 船側(선측)에 曳引(예인)해 놓은 고래의 등에 올라가서 脂肪層(지방층)을 베어내는 작업을 하는 작살수의 안전을 위해 그의 허리에 메어 놓은 안전로프)는 인간연대에 대한 훌륭한 이미지가 된다:
〈“…나(이스마엘)는 우리 배의 가파른 舷側(현측))에서 배아래 쪽 바다에 있는 퀴케그를 멍키로프로 붙들고 있었다. 이렇게 붙들고 있는 것은 우리 둘에게는 우스꽝스럽도록 위험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멍키로프의 양쪽 끝은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즉 멍키로프의 양쪽 끝은 각각 퀴케그의 널따란 돛베 벨트와 나의 좁다란 가죽 벨트에 단단하게 묶여 있었다. 그래서 좋건 나쁘건 우리 둘은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만약에 퀴케그가 바닷물 속에 가라앉게 되면 관례와 명예 때문에 밧줄을 끊지 못하고 나도 그의 뒤를 따라야 했다.
그래서 우리는 샴 쌍둥이처럼 연결되어 있었고 퀴케그는 나와 분리될 수 없는 쌍둥이 형제였다… 나의 이런 상황은 살아 숨쉬는 모든 사람의 상황이라는 것을 알았다. 모든 사람은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사람과 이런 샴쌍둥이 같은 연관을 맺고 살아간다… 당신과 거래하는 은행이 파산하면 당신도 피해를 입는다.
만약 藥師(약사)가 실수로 약에다 독약을 넣게 되면 당신은 죽는다. 우리는 매우 조심하면, 삶에 끼어드는 惡運(악운)에서 벗어 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멍키로프를 아무리 조심스럽게 다루어도 때때로 퀴케그가 로프를 홱 잡아당기는 바람에 내가 배 밖으로 떨어질 뻔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로프의 한 쪽 끝만 나의 조종 하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아합 같이 위대하지만 독선적이고 편집광적인 지도자와 멍키로프가 연결되면 파멸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善한 연대만이 구원을 가져온다. 奇怪(기괴)하게 생긴 야만족 출신의 작살수인 퀴케그와 隔意(격의) 없이 어울리며 맺는 선한 연대가 이스마엘로 하여금 피쿼드호의 유일한 생존자가 되게 한다.
정신적이든 정서적이든 또는 육체적이든 죽음은 唯我獨尊(유아독존)에까지 밀어부친 자기 과신이 치르는 대가이다. 萬人(만인)의 자아로부터 떨어져 나온 獨尊的(독존적)자아는 생존의 바탕을 상실하게 된다. 삶이란 인간 운명의 榮枯盛衰(영고성쇠)를 공유할 수 있는 능력과 자연과 우주에 대에 敬畏心(경외심)을 가지고 서로가 선하게 매달려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죽음을 가져오는 독단에 대한 대안이다.
이것은 멜로드라마같은 인생관이라고 할 수 있다. 엄격히 말해서 그리스나 기독교적 비극에는 죽음을 통해서 오는 조화로운 삶의 형태인 카타르시스(catharsis)나 救援(구원: redemption)이 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