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응급실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면서도 의식이 있어 병원을 알아보는 전화를 할 정도이면 輕症 환자이니 응급실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나는 외손자 녀석을 데리고 네 번 강북삼성병원 응급실로 데려간 적이 있었다. 주로 찢어진 사고였는데 그때마다 의사들은 신속하게 정확하게 치료해주어 흉터가 하나도 남지 않았다. 119-응급실-전문과로 연결되어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던 응급 시스템을 여섯 달 만에 붕괴시켜 한국전 이후 최악의 인명손실 위기를 부른 책임자 중 한 사람인 박 차관은 한창 잘 나갈 때인 지난 3월17일 아래와 같이 호언장담을 한 적이 있다. 사람은 잘 나갈 때와 逆境에 처했을 때 본질과 본전이 드러나는 법이다.
그는 지난 3월17일 언론 인터뷰에서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 움직임에 대해 '대단한 겁박'이라면서 "의료계 집단행동 문화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날 '정부가 2천명 증원을 먼저 풀어야 한다'고 한 것과 관련해 "2천명 증원은 절대 조정할 수 없다"고 못을 박으며 "(의대) 교육의 질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교수들이 떠난 뒤 의료현장을 걱정하라"고 비판했다. 특히 "집단행동으로 현장에 의사가 한 명도 남지 않으면 전세기를 내서라도 환자를 치료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차관은 이날 YTN에 출연해 2천명 증원 방침에 대해 "절대 조정할 수 없다"며 "오랜 기간 논의하고 과학적 근거를 통해 결정된 숫자까지 힘으로 뒤로 물리게 하는 것이 의료계 문제의 본질"이라고 했다.
이어 "(의사들의 주장대로) 증원 없이 수가(건강보험 재정이 병의원 등에 지불하는 의료행위의 대가) 인상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건강보험료가 3~4배 이상 올라갈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정책 구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수들까지 사직서를 내고, 듣지 않으면 집단행동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국민에 대한 대단한 겁박"이라고 했다.
박 차관은 "교수들이 제자들이 처분을 받게 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하는데, 이건 법치에 대한 도전적인 발언"이라며 "정부한테만 2천명을 풀라고 하는데, 전공의들이 나가 있는 상태가 불법상태인데, 이 불법상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수들이 대폭 증원에 따른 의대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것에 대해 "교육의 질 문제는 투자 확대를 통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며 "오히려 (교수들이) 의료현장을 떠나겠다(고 하고), (전공의가) 의료 현장을 떠난 상태가 더 문제다. 교육의 질을 따질 것이 아니다"고 했다.
박 차관은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과 관련해서는 "6천명 가까이 되는 전공의에게 (행정처분) 사전통지가 이뤄졌고 100명이 약간 안 되는 숫자가 수령을 했다"며 "기간 내에 의사표시가 없으면 처분이 가능한 상태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3개월 면허정지 처분이 기본이기 때문에 3개월 면허정지가 되면 기한 내에 전공의 과정을 마치기가 어렵다. 최소 1년에서, 2년 이렇게 늦어질 수 있다"며 "병원들이 하루에 적게는 10억에서 20억까지 적자가 난다는데, 이 부분들에 대한 민사소송까지 생각하면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박 차관은 이날 저녁 채널A에 출연해서는 "모든 의사들이 다 현장을 떠나버려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국민의 생명을 지킬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의사가 하나도 현장에 남아 있지 않는다면 전세기를 내서라도 환자를 (외국으로) 실어 날라서 치료하겠다. 거기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에 대해서는 (의사들이) 다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 움직임에 대해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해서 정부의 정책을 무릎 꿇리겠다는 태도로, 국민과 법치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으며,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에 대해서는 "미성년자도 아니고 다들 성인이니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해 분명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서 그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했다.
지금 다시 읽어보면 그가 한 말들은 난폭한 거짓말과 왜곡 투성이다. 전공의들이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에 의거하여 사표를 내고 나간 것을 불법행위로 간주, 압박한 행위는 직권남용의 소지가 있다. 일을 그만 둘 자유를 빼앗는 행위는 의사들을 노예로 본다는 이야기이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의사가 하나도 현장에 남아 있지 않는다면 전세기를 내서라도 환자를 (외국으로) 실어 날라서 치료하겠다"고 한 말이다. 대한민국에 의사가 한 사람도 남아 있지 않은 경우는 대한민국이 멸망했을 때 뿐이다. 나라가 없어졌는데 왜 전세기를 띄워야 하는지, 그 전세기는 어디로 갈 것인지를 따지는 것조차 부질 없다. 박민수 차관은 호기롭게 "전세기를 띄우겠다"는 말을 하기 위하여 앞에다가 실현 불가능한 전제를 달아 비판을 피하려고 꾀를 쓴 뒤 빠져나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눈치만 보면 되고 언론은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니 신경 쓸 것 없고 따라서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이다. 어제 개념 없는 대통령은 이 박민수 차관을 데리고 응급실을 방문, 의사들을 격려했다.
박민수 "전세기를 내서라도 치료하겠다"
- 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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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9-05, 15:29












철밥통을 깨부수는 일은 언제나 반발이 필수, 이번 의료개혁에서 또 확인한다. 이처럼 개혁의 길은 험난하다. 그렇다고 주춤거려선 안된다. 票 계산만 하는 야당 사람들이 반발한다고 겁을 먹으면 안된다. 트집쟁이들은 언제나 도움이 되지 않기에 무시하면 그만이다. 개혁은 국민을 위한 것이다. 조국을 위한 것이다. 미래를 위한 것이다. 여태까지, 과거 대통령들과 정치인들은 자신의 감투에만 몰두하느라, 도무지 개혁 따윈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 바람에 노동ㆍ연금ㆍ교육ㆍ의료 개혁 등 손도 대지 못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