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北核)소형화,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러시아 핵(核)관련 엔지니어 北으로 유출"...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1960년대 미국이 유사시 적(敵)기갑부대 제압을 위해 개발한 초소형 핵무기. 초소형 핵탄두 W54의 파생형인 Mk54 핵탄두를 사용했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실전배치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최근 ‘뉴스한국’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탄두 개발 능력에 대해 “소형화를 이뤘을 것으로 판단되며, 언제라도 실전배치할 수 있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격”이라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북한의 핵능력을 평가할 때 과거 경험을 갖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이 핵무기 소형화를 이룰 때까지 걸린 기간을 기준삼아 현재 북한은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고 크기도 커서 실전용으로는 부적합한 핵무기 능력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그러나 “문제는 핵무기 개발을 북한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이란, 파키스탄 등과 협력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파키스탄의 경우 우라늄 농축기술을 갖고 있지만 미사일 운반 시설이 없고 북한은 운반수단은 있지만 우라늄 농축시설은 없었다. 서로 교환을 하면서 보완하는 단계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냉전이 붕괴된 이후 러시아의 많은 핵관련 프로그램을 담당한 엔지니어들이 직장을 잃게 되면서 (북한으로) 유출된 기술이 상당히 많다”면서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기초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일정부분 확립된 기술을 도입해서 무기 개발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핵탄두 소형화가 가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실시한 2006, 2009년 두 번의 핵실험과 관련해서도“나가사키-히로시마는 플루토늄 5~7kg을 사용한데 반해 북한은 2kg으로 실험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점들은 북한의 핵능력이 폭발력이 적으니까 약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폭발력을 줄이는 능력이 훨씬 더 어려운 기술이다. 북한의 기술능력은 상당히 진전돼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북한이) 핵실험에서 4kg을 했다는 것은 특정탄두의 모형의 설계도를 들여다가 유출된 기술을 바탕으로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미 선진국에서 개발된 특정 탄두를 가져다 실험하는 것으로 본다면 첫 번째 시험은 실패한 것으로 보는데 2번 째 실험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교계에서 상당히 오랜 동안 북한의 핵기술에 대해 ‘협상용이다’, ‘핵무기 개발능력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보는 논지가 담론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굉장히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 북한의 WMD공격목표 및 개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북한은 한반도 적화를 위해 반드시 후방 기지를 공격할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장거리 로켓과 핵을 결합한 능력을 통해 오키나와, 하와이, 괌, 일본 내 기지를 공격할 수 있어야 미국의 개입과 일본의 개입을 막으면서 적화통일을 달성할 수 있다는 원대한 군사전략 하에서 장거리 미사일 개발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미국, 중국, 러시아 다음으로 가장 많은 탄도 미사일을 보유한 나라이다. 그 탄도미사일에 핵을 실어서 한반도에서 군사전략상 우위를 점하려는 일념을 가지고 미사일 개발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윤 교수는 베일에 가려진 북한의 핵시설과 관련해 “(북한의 핵시설은) 파키스탄이 갖고 있는 것보다 더 최신시설”이라며 “최신 시설을 짧은 시간 내에 건설했다는 것은 그 시설 말고도 비슷한 시설이 다른 지역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을 얕잡아 보는 경향이 있다...(중략) 북한은 비대칭전력을 만들었고, 우리 군대는 비대칭전력에 상당히 취약한 상황이 됐다. (북한의) 기초적인 위협에 대한 준비가 취약하다...(중략) 북한은 나름대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굉장한 대비를 하는데 반해 우리는 북한이 우리의 상대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비판했다.

영변 핵 시설의 안전성 여부와 관련해서는 “굉장히 우려된다. 안저기준이 도저히 상상을 초월하는 영역인 것 같다”면서 “북한의 원자로도 폐쇄를 해야 되는데 사실은 원자로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폐쇄하는데도 굉장히 많은 돈과 노력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이어 “노후화된 영변 원자력이 있고 연료 성형공장을 1년 만에 우라늄 농축공장으로 전환시켰는데 그 과정에서 과연 안전기준이나 수칙이 지켜졌겠는가 의문”이라면서 “현재는 북한 스스로 경수로를 짓겠다고 해서 영변에 경수로를 짓고 있는데 굉장히 안전기준에서 문제가 많은 경수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북괴(北傀)의 '핵무기 소형화'는 시간문제
核실험 없이 핵보유(核保有) 가능 (2011년 1월13일자 보도)


‘핵무기 개발에 핵실험이 필수적’이라는 우리 사회 일각의 주장은 현대적 핵개발에 대한 무지(無智)의 소산(所産)으로 진실과는 거리가 먼 분석이다.

과거 남아공은 1993년 핵포기를 선언하고 자진 해체하기 전까지 이스라엘의 원조를 받아 6기의 핵무기를 제조-보관했다.

이스라엘의 경우도 핵실험 없이 100~3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할 때 핵실험의 유무(有無)가 핵보유의 결정적 변수가 되지는 않는다.

파키스탄의 핵무기 개발 책임자인 칸 박사는 20KT 정도의 소형 핵탄 개발에는 핵실험 없이 수십 회의 고폭실험(高爆實驗) 만으로 핵개발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주지하다시피 파키스탄의 핵무기는 중국과 북한의 지원으로 핵개발에 성공한 케이스다.)

고폭실험은 핵실험의 전 단계로 분열성 핵물질을 주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총의 방아쇠 역할을 하는 중성자(中性子) 발생장치, 중성자 발생장치를 감싸고 있는 핵물질, 핵물질을 감싸고 있는 중성자 반사체(反射體), 중성자 반사체를 감싸고 있는 고폭화약 및 뇌관장치 등 전체체계에 대한 유기적 반응상태를 관찰하기 위한 예비 핵실험이다.

그러므로 핵무기 개발에 있어 핵실험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라 고폭실험과 같은 간이 모의실험만 실시하면 핵개발에는 문제가 없다.

북한은 지금까지 130~140여회의 고폭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해방 후 이승기 서울대 공대학장을 데려가 핵개발을 시작하고, 1960년 핵 연구 단지를 조성, 황해북도 평산-금천 등지에서 고순도의 '3호 광석'(우라늄)을 탐사-채굴하는 등 핵개발의 역사도 매우 길다.

그 결과 1989년 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했고, 1992년 '평양 101연구소'는 저온에서 핵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저폭뇌관'(低暴雷管)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탄두 폭발시 통상 3만도 이상의 고온에서 핵분열이 일어나지만 그보다 훨씬 낮은 저온(低溫)에서 핵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저폭뇌관'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폭실험만 실시하면 핵무기 개발이 가능한데 ‘왜 많은 국가에서 핵실험을 실시하고 있는가?’하는 의문이 생긴다. 이유는 개발무기의 위력, 특성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의 획득, 즉 개발무기에 대한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이다.

핵무기는 화재, 이동시 충격, 각종 점화장치 및 전기배선 부분의 전기발생 문제점 등에 대한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 실제 사용을 위해서는 비밀번호 입력에 의한 안전해제, 발화준비, 발화 등의 3단계 명령이 수행되어야 하므로 다양한 안전장치가 구비되어 있다. 이러한 안전장치에 대한 확인 목적으로 핵보유국은 주기적으로 핵실험을 실시한다.

과거 2차대전시 미국이 개발한 핵무기는 장입된 핵물질의 10% 정도만 핵분열(연소)되었지만 지금의 핵개발 선진국은 장입 핵물질의 50% 정도를 연소할 수 있도록 하는 설계능력 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이 장전 핵물질의 연소 효율성은 핵실험 실시 횟수와 비교된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북한이 정말 핵무기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핵무기 기술은 첨단기술이 아니라 50년대 이미 모든 원리가 밝혀진 기술이다.

원자로 기술과 핵무기 기술은 동일하다. 즉 동일한 분열 핵물질을 사용하여 원자로는 3년 정도의 장기간에 걸쳐 핵분열이 일어나도록 작동시키는 반면, 핵무기는 백만분의 1초 정도의 짧은 시간에 핵분열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분열시간의 조절기술에 불과한 것이다.

과거 미국은 맨해튼 프로젝트에 의한 핵무기 개발 시 설계된 모형에 대한 핵계산을 현대와 같은 대용량의 슈퍼컴퓨터로 계산하지 않았다. 수기식(手技式)계산으로 개략적(槪略的)인 계산을 통해 핵무기를 설계했지만 특이한 문제점은 없었다. 미국은 또 플루토늄탄이 완성된 후 2년 만에 ‘수소폭탄’(水素爆彈) 개발에 성공했다.

북한도 이미 80년대부터 자체 기술로 영변의 5MWe 원자로를 설계-가동하고 있다. 그러므로 어떠한 모형의 핵물질에 대해서도 정확히 묘사, 계산 가능한 핵계산 코드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되므로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기술상의 문제점은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

여러 가지 이설(異說)들이 있을 수 있으나, 컴퓨터 기술이 발달한 오늘날 핵실험의 필요성은 과거에 비해 상당부분 감소됐으며, 컴퓨터 시뮬레이션만을 가지고도 핵무기를 유지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 대다수 핵(核)과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대량파괴무기(WMD)란 핵무기, 생-화학무기, 그리고 이들을 표적까지 운반할 수 있는 수단인 미사일 등의 무기를 지칭한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했고, 그 대상은 남한이다.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는 시간문제일 뿐이다. 설령 핵 소형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생-화학무기, 그리고 미사일 공격을 통해 얼마든지 남한을 아수라장으로 만들 수 있다.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국가라면 북한 핵능력의 실체를 사실을 알리고, 미국의 한반도 핵 재배치 및 대응핵개발(자체 핵무장)을 논의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김필재 기자 spoone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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