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명운이 걸린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이재명 정부가 나름대로 애를 태우는데, 김민웅 촛불행동 대표가 "트럼프의 미국은 '양키 제국주의의 끝판'"이라고 직격했다.

김민웅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한미군을 본국으로 돌아가게 하는 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지금 이 나라가 금과옥조처럼 섬기는 이른바 한미동맹은 '제국주의'의 아가리에 우리를 넣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국 미국은 지금 황혼의 시간을 맞이 하고 있다"며 "우리가 몰락하고 있는 제국과 운명을 같이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백인 제국주의자들과 제국주의 국가는 잔혹하기 짝이 없고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는 그 어떤 잔인한 짓도 서슴지 않는다"며 "우리 세대에 반드시 이 양키 제국주의가 이 땅에서 물러나도록 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우리의 목에 건 족쇄이고 반드시 풀어야 우리가 진정 자유롭게 된다"며 "우리를 지켜주는 동맹이 아니라 우리를 전쟁터에 끌고 가려는 동맹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치 북한의 주장, 그리고 1980년 대학가 운동권의 격문을 다시 보는 것 같다. 골수 좌파들이 이렇게 '양키 미제국주의'든 무엇을 떠든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 좌파 성향이 아닌 일반인들도 트럼프의 '폭주'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발언을 한 김민웅 촛불대표가 누구냐는 거다. 그는 김민석 국무총리의 친형이다. 현재 관세협상에서 '친중 반미 정부'라는 낙인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에 막강한 입김을 행사하는 바깥 실세다.

'서울 미문화원 점거 방화 사건'에 연루돼 수감됐던 김민석의 총리 임명에 미국은 내심 불만이 있었는데, 그 친형까지 나서서 대놓고 '양키 고 홈' 발언을 하는 장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볼까.

이 대통령이 김민석을 총리로 지명할 당시 이런 위험이 예견됐다. 김민웅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싶으면 동생 김민석을 국무총리에서 사퇴시키고 해야 한다. 그냥 골수 좌파 자연인으로 '양키 고 홈'을 떠든다면 아무도 문제 삼지 않는다.

------------------------------------------------------------------

아래는 김민웅이 27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 ‘주한미군을 본국으로 돌아가게 하는 일’ 전문이다.

제국주의에 대해서는 단 한치도 설마, 또는 아닐 거야, 는 없어야 합니다. 백인 제국주의자들과 제국주의 국가는 잔혹하기 짝이 없고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는 그 어떤 잔인한 짓도 서슴지 않습니다. 일본 제국주의를 겪은 나라가 그 인종적 차이만 있지 이토록 서구 제국주의와의 투쟁에 안이한 생각을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되었습니다.

트럼프의 미국은 "양키 제국주의의 끝판"입니다. 제국 미국은 지금 황혼의 시간을 맞이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몰락하고 있는 제국과 운명을 같이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지금 이 나라가 금과옥조처럼 섬기는 이른바 한미동맹은 제국주의의 아가리에 우리를 넣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우리 세대에 반드시 이 양키 제국주의가 이 땅에서 물러나도록 합시다.

미국과 우호적인 외교관계를 맺는 것은 제국주의의 지배에 굴종하는 것과 다른 문제입니다.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가지는 것이 반드시 한미동맹의 굴종적 관계를 받아들인다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작은 나라라고 해서 미국이 놓으려는 체스판의 말이 되어야 합니까.

한미동맹은 우리의 목에 건 족쇄입니다. 이걸 반드시 풀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진정 자유롭게 됩니다. 우리를 지켜주는 동맹이 아니라 우리를 전쟁터에 끌고 가려는 동맹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역사에서도 이런 미국과 싸운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런 이들과 정신적 연대를 해야 합니다. 스코트 니어링과 같은 분, 노암 촘스키와 같은 분들도 있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양키 제국주의는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첫 단계는 주한미군을 본국으로 돌아가게 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