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을 해서라도 먹고 살아야 될 게 아니냐.”
이는 작고한 어느 유명한 재야인사에게서 배운 말이다. 저 말씀처럼 치열하게 살아야 될 의무가 있겠다.
마산에 큰 하천 두 개가 있다. 하나는 교방천이고 하나는 회원천이다. 둘 다 무학산에서 발원하여 마산만으로 내리 달린다. 바다를 얼마 앞두고 두 개의 하천이 하나로 합쳐지는데 이 지점에서 평생 잊지 못하는 끔직한 장면을 보았다.
5·16혁명이 터지기 직전에 있었던 일인데 나는 어느날 저 지점을 걷고 있었다. 저 앞에서 어떤 아저씨가 헐레벌떡 달려오고 그 뒤에는 순경 서너 사람이 “서라” 하기도 하고 호각을 불기도 하며 뒤를 쫓아오고 있었다. 쫓기던 아저씨가 내 앞에 거의 왔을 때쯤, 손에 들고 있던 무언가를 입에 넣자마자 ‘탕’ 하는 총소리가 고막을 찢으며 들렸다. 그 아저씨는 높은 데서 하천에 떨어졌고 무심한 물결이 아저씨를 덮으며 흘렀다.
마산에서 전무후무한, 마산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은행 강도 사건이었는데 어른들이 하나같이 이런 말을 했다 “오죽했으면…” 시장마다 골목마다 두어 사람만 모이면 “오죽했을까” 하는 말과 “상이군인이래” 하는 말을 했다.
어제 9시 TV조선 뉴스에 보도된 일인데, 장난감 물총을 권총처럼 보이게 하며 은행에 들어온 사람이 있었다. 세상이 말하는 은행 강도였다. 은행 창구에 가방을 던지며 “돈을 담아라” 했는데 이때 다른 손님이 그를 넘어뜨렸고 또 다른 손님도 합세하여 잡았다. 앵커는 이렇게 말했다. “생활고로 그랬다고 한다.”
저 말을 듣는 순간 권총을 물고 자살한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혼자 중얼거렸다. “잡긴 왜 잡나. 은행 돈 조금 갖고 가게 놔두지 않고.” 옆에 있던 내자가 “무슨 그런 말을 하요” 했다. 은행 돈을 작은 가방 하나에 담아 가져 가봐야 은행이 어디 덧나지도 않을 것이다. 그들은 성과급 잔치를 하고 돈 잔치를 하는데….
다시 저 유명인사가 책에 쓴 문장이 생각났다. “국민소득 4만 달러에서 행복하지 않으면 십만 달러가 된들 행복하겠나?”
도둑질을 해서라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나
- 무학산(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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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2-11, 09: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