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표 형님 2주기 추도사>
형님! 지금 형님이 나서셔야 할 때인데 어디 계십니까?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고 1년 만에 나라가 완전히 거덜났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나라가 무너지는데, 지금 뭐하고 있나?” 질책하십니다.
형님께서 “대장동특검 촉구 천만인 서명운동”을 주도하면서 연설하셨습니다. “이게 나라입니까? 나라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국민이 나서서 나라를 구합시다!” 그렇습니다. 당신은 거친 시대 광야에 홀로 나서서 잠든 국민들을 흔들어 깨우다가 9년 간이나 감옥에서 옥고를 치르셨습니다. 남들은 한 번도 가지 않으려는 감옥을 다섯 번이나 가셨습니다. 국회의원 특권폐지 운동에 앞장서 활동하시던 당신은 “할 만큼 했으니 미련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한다”며 담담하게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 공천위원장 겸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던 제가 형님을 만나 뵙고 비례대표든 지역구든 원하시는 자리에 당선될 수 있게 책임지고 반드시 공천해드리겠다고 몇 번이나 권유했지만, 형님은 “한나라당 공천은 받을 수 없다”며 거절하셨습니다. 지금까지도 아쉽고 답답합니다.
저는 답답할 때마다 형님을 찾아 뵙고 길을 묻고 답을 찾았습니다. 당시 저를 비롯한 서울대 운동권 핵심들은 모두 마르크스 레닌주의나 주체사상에 흠뻑 빠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직 당신 한 분만은 그건 잘못된 사상이라며 끝까지 거부하셨습니다. 당신은 홀로 우뚝 '장기표주의자'이셨습니다.
<우리 사랑이란 이름으로 만날 때> 당신이 감옥에서 쓴 아름다운 책입니다. 당신은 최고의 데모꾼이었지만, 당신의 마음은 사랑으로 가득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은 가만히 참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눈만 감으면 편하게 잘살 수 있었지만, 당신의 양심은 전태일을 외면하지 못했습니다. 쌍문동 208번지 판자집으로 이소선 어머니를 뵈러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 눈길을 헤쳐 오셨던 당신은 운동권의 전설이었고, 청계노조 간부들의 참스승이었습니다.
당신의 노동운동은 사랑운동이었습니다. 희생운동이었습니다. 50여년 학생운동, 노동운동, 민주화운동, 정치운동을 계속하신 당신은 사랑의 운동가이셨습니다. 사랑의 철학자였습니다. 사랑의 정치인이셨습니다.
40여년이 지난 이제서야 당신이 말씀하시던 그 사랑이 얼마나 따뜻한 사랑인지, 얼마나 위대한 사랑인지 알듯 말듯 합니다. 형님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형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2026.9.19. 김문수 올림
●장기표 선생 2주기 추도식
9.19.토 11시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공원로 <민주화운동기념공원묘역>
사랑의 운동가, 사랑의 철학자, 사랑의 정치인
- 김문수 前노동부장관(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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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19, 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