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어제 [만물상] 제목은《세계 최고 멋진 동네, 종로3가》였다.
나는 극변(極邊)에서 나고 컸던 터라, 종로3가를 가본 적이 없다. 거기에 무슨 연고라도 있으면 갈 일도 생기겠지만 그런 것도 없으니 걸음 할 사정이 없었다. 노부(老夫)인 지금까지 그렇다. 다만 신문에 실리던 “정치 1번지 종로3가‘ 란 말은 들었.다 그래서 대단한 곳인 줄 알고는 있었.다 종로 3가에 윤락가가 있었던 사실도 저 기사를 보고서야 비로소 알았다. 다음 구절은 기사 첫머리이다.
”1968년 김현옥 서울시장은 일명 ‘나비 작전’을 실시했다. 당시 종로3가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윤락가. 통칭 ‘종삼’으로 불렸다. 이를 해체하고 청량리·미아리·영등포 등지로 분산시키는 철거 작업이었다….“
기사에 이런 대목도 있다.
”영국의 글로벌 도시·여행 매체 타임아웃이 발표한 ‘2026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World’s Coolest Neighbourhoods)’에서 서울 종로3가가 1위를 차지했다. CNN 등 외신들이 여행 및 문화 섹션과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집중 보도한 뉴스다.“
저 기사를 읽으니 종로 3가에 가보지도 않은 내가 다 기뻤고 자동적으로 박정희 각하가 생각났다. 그분의 지인지감에 외경심이 일었다. (지인지감 知人之鑑;사람을 알아보는 능력)
박정희 각하가 부산을 시찰하다가 깜짝 놀랐다. 서울보다 더 활기차고, 발전하는 모습이라서다. 곧바로 서울을 앞지를 기세였다. 각하가 서둘러 귀경하여 김현옥 부산시장을 서울시장으로 불러올렸다. (1966년 3월 31일 제14대 서울특별시장 취임) 이 결과가 오늘 저렇게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나타났을 터이다. 한편으론 서운하다.
기사에 박정희 각하와 김현옥 시장에 대한 감사 한마디가 없다. 소 닭 보듯 ‘김현옥’ 석 자만 덩그러니 써져 있다. 저 두 분에게도 소홀한데 이름 없는 앞세대 따위는 마음에도 없을 것이다. 맛 좋은 샘물을 마시면서도 그 근원을 생각지 않는 행위이다. 음수사원(飮水思源)하지 않는 사람치고 변변한 사람 없다. 이런 사람이 모여 국가를 이루면 그 국가 역시 변변찮기 마련이다.
1960~70년대 온 국민이 국가건설에 결집하고 땀 흘린 결과, 국가가 스스로 유지하려는 국가적 항상성으로 지금까지는 용케 버티어 저런 영광도 보게 됐다. 이 영광을 길게 보전하지 못할까봐 두렵다. 보본반시하지 않으면 맛 좋은 샘물도 이내 마르는 법이다.
(보본반시 報本反始; 은혜를 입으면 보답할 것을 생각하여 그 근본을 잊지 않는다)
음수사원 않으면 맛좋은 샘물도 이내 마른다
- 무학산(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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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21, 07: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