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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만난 사람들(234) - 말만 잘하면 떡이 생긴다는 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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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문제를 해결한 사례들: <232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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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 (나는 차우셰스쿠 궁전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군복을 입은 경비병이 다가왔다. 카메라를 내놓으라고 했다. 불법 촬영을 했다는 것이다. 나는 촬영금지 구역인 줄 몰랐다고 하고 내가 지우겠다며 카메라를 주지 않았다. 나는 그가 보는 앞에서 삭제했다. *당시 내가 사용한 카메라는 필름 카메라가 아닌 128MB 메모리 스틱을 넣은 일제 소니 사이버 샷(Cyber-shot) 카메라였다. 2인치도 안 되는 조그만 LCD 창이 있어서 삭제 확인 가능. 겨우 카메라 압수 면함. *차우셰스쿠는 1989년 12월 25일, 총살당함. 2016년 다시 갔을 땐 완전 개방, 그 악명 높았던 그러나 초호화 시설의 궁전 내부를 구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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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칠레 산티아고에서 - (위의 사례처럼 피노체트 대통령 궁전 앞에서 사진을 찍다 카메라를 압수당할 뻔했지만, 사진을 삭제하겠다고 설득을 시킨 데 성공 압수 면함. 1990년 전후, 남미의 정치 상황도 매우 혼란스러웠다. 당시<1980년대> 나는 외국인 본당이라는 곳에서 일요일마다 봉사활동을 했다. 한국에 있는 외국인 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영어 미사였다. 독립된 성당이 없었기에 절두산 성당, 정동의 베네딕토 수도회 성당, 한남동의 베네딕토 성당을 빌려 가면서 했다. 문자 그대로 다국적 신자들이었다<*약 200여 명>. 남미 출신자 중 칠레인들도 있었다. 그들한테서 자주 들었던 건 바로 독재자 피노체트의 잔인성이었다. 언론에도 자주 언급됐었다. 피노체트는 사회주의자 아옌데가 정권을 잡자 이에 반발해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민주 정권을 세운 자다. 문제는 그가 반정부 세력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3천 명 이상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고 역시 잔인한 방법으로 수만 명을 고문한 ‘피의 독재자’였다는 것. 나는 그가 실각한 1991년 뒤 민주화가 됐다는 말을 믿고 갔었다. 그러나 역시 구동독권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특히 대통령궁의 경비는 살벌했다. 그러나 2002년에 다시 갔을 땐 루마니아와 마찬가지로 완전히 개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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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인도 올드델리에서 - (이곳엔 한국 배낭여행자들이 이용하는 게스트하우스들이 많았다. 특히 인기있는 곳엔 항상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대부분 장기 투숙자들이었다. 물론 나는 한국인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지 않았지만, 주변의 식당에서는 자주 만난 관계로 다들 친했다. 이곳에서도 문제는 한국인들끼리만 모인다는 것. 암튼, 어느 날 아침, 내가 묵고 있는 숙소로 한국인 젊은이가 찾아왔다. 한국인 여행자가 자기 방을 잠깐 비운 사이 침대 메트리스 밑에 묻어 둔 복대를 도난당했다는 것. 그 안에는 여권 외 신용카드, 현찰 달러 그리고 여행자 수표 등 총 백만 원 정도가 있었다고. 달려가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그 숙소 종업원 소행이 틀림없었다. 물론 본인도 그렇게 믿었다. 자기 방을 자주 들랑날랑한 종업원이었다. 숙소 지배인에게 그대로 말했더니 그는 펄쩍 뛰며 아니라고 잡아뗐다. 인도인의 상투적 행동이었다. 분실자는 젊은 여성이었는데 그럴 리가 없다며 눈물을 흘리며 어떻게 해 보라고 내게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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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찰서로 전화를 했다. 잠시 후 정복 차림의 경찰이 왔다. 그는 그 숙소의 남자 종업원 세 명을 줄줄이 복도 벽에 두 손을 대고 엉덩이를 내밀라고 한 뒤 자백을 하라며 경찰봉으로 사정없이 한명 한명씩 내리치기 시작했다. 어찌 세게 치던지 옆에서 보고 있던 피해 당사자는 물론 나머지 약 10여 명도 겁을 먹을 정도였다. 경찰은 말했다. 당신이 보는 앞에서 심문했지만 아무도 자백하지 않으니 난 돌아간다며 떠나 버렸다. 난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판단 아래 한국인 여행자들<이들 중엔 40대의 전직 전교조 고등학교 교사도 있었다.>을 7~8명 모아 직접 경찰서로 갔다. 경찰서장을 직접 만났다. 재수사를 요청했다. 역시 거부했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델리 검찰청에 호소하겠다고 하니 그제야 그는 색다른 제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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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숙소 사장을 불러놓고 피해 보상에 대해 논의를 하자는 것이다. 내 옆에 있던 우리 한국인 친구들에게 그 말을 전하니 다들 OK였다. 그렇게 하여 경찰서장 입회하에 숙소 사장이 제시한 피해자의 숙소비 외 여타 비용을 다 보상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 한국인 여행자들 모두에게 미안하다는 의미로 일일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것. 역시 피해 당사자는 물론 동료 한국인 모두가 그 정도면 받아들이자고 해 마무리 지었다. <*물론 카드분실 신고를 바로 했기에 결국 잃은 건 현금 달러뿐이었다. 여행자 수표(T/C)도 본인 외 사용 불가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전직 전교조 교사는 몇 년간 나에게 인도산 치약 등 간단한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인도에 정착했다고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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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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