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하도 고소해서 '꼬시래기' 정약용이 흑산도에서 즐긴 그 맛》

이 제목부터 무성의하다 저기엔 ‘정약용’으로 나오는데 클릭하여 읽으러 들어가면 이렇게 돼 있다《하도 고소해서 '꼬시래기'… 정약전이 흑산도에서 즐긴 그 맛》

정약용이 정약전으로 바뀐 것이다 저 기사를 읽고 이글을 썼는데 여기에 올리기 전에 다시 확인했더니, 11시 5분 현재에도 저렇게 돼 있다 이렇게 무성의한 조선일보가 꼬시락의 주산지를 전라도라 한 것에 기분이 나빠 이 글을 썼다

전라도에서는 '꼬시래기'라고 말하는 모양인데 경상도에선 ‘꼬시락’이라 한다 그리고 기사에서 “신안이나 무안, 강화, 순천, 벌교 같은 곳이 주산지다.”고 했다 왜 마산은 쏙 빼놓고 전라도 지역만 말했을까? 정약용이 전라도에서 오래 귀양살이했으니 전라도 '꼬시래기'만 알고 마산 '꼬시락'은 몰랐거나 혹은 조선일보이니까 전라도가 주산지라 말했는지는 모르나 그런 식이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아니다 꼬시락의 주산지는 마산이다.”

그냥 전라도 꼬시락 맛이 일품이다 정도로 말해도 충분한데 왜 전라도가 주산지라는 말까지 했을까. 하도 이러니 꼭 중국인을 닮아가는 느낌이다 외국이 유명한 발명품을 새롭게 선보이면 중국이 말하기를, "그런 것은 옛날 진나라 때에 이미 다 있었던 것들이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삼양라면으로 암 치료를 한다는 말까지 한다고 들었다

마산의 꼬시락과 꼬시락 회는 유명했다 지금은 찾아볼래야 볼 수도 없게 됐지만 말이다 꼬시락회는 맛이 담백하고 비릿내가 전혀 없다 꼬시락은 이 맘 때에 잡힌다 이때는 멀리 갈 것도 없이 그냥 마산 선창가에 앉아서 낚시대만 던지면 올라온다 낚시대가 없는 아이들은 시울(낚시줄)에 낚시만 묶어서 잇깝(미끼)도 없이 던져도 꼬시락이 잡혀 올라왔다 어른도 낚시를 하다가 잇깝이 바닥나면 잡아 놓은 꼬시락을 썰어서 미끼로 사용한다 그래도 꼬시락이 물려서 올라온다 그래서 이 지역에 “꼬시락 제 살 뜯어먹기.”란 말이 생겼을 테고, 꼬시락은 전멸했지만 저 말은 아직도 쓰인다 마산 앞바다가 꼬시락 천지였음이 이러하였다

마산에서 진해로 가려면 마산과 창원 사이에 있는 기수역(汽水域 민물과 갯물이 만나는 지역)을 건너야 되는데 거기에 ‘봉암교’란 다리가 있고 그 아래에 바다 가운데까지 꼬시락 횟집 곧 수상 가옥이 즐비하게 있었다 70년대 초 박정희각하가 여기를 지나가다가 화려한 수상 횟집과 거기서 풍악 소리가 나는 걸 보고 “저것이 뭐하는 곳이냐?”물었고 누군가가 사실대로 아뢰었다 각하가 “ 지금이 어느 땐 데 싹 밀어버려.”지시했고 마산의 발전과 함께 마산의 명물 하나가 사라졌다 그러나 그 자리에 삼성중공업이 우뚝 들어섰다 (나중에 거제도로 옮김)

우스운 것은 꼬시락 횟집이 사라지면 꼬시락이 더 불어나야 할 텐데 도리어 꼬시락도 함께 사라져 버렸다는 점이다 마산만 매립과 함께 사라진 것이다 사실 마산은 바다를 끼고 살았지만 바다를 메워서 더 성장했던 것이다

조선일보는 등산할 산을 소개해도 전라도 지역의 산을 소개하고 카페를 소개해도 전라도 지역의 카페를 소개하곤 했다 그래서 왜 저러지 하는 마음에, “좋은 카페가 서울에는 없고 전라도에만 있으며, 산이란 산은 경상도엔 없고 전라도에만 있냐.”는 글을 여기에 써올리기도 했다 며칠 전에 한미일보’의 칼럼을 읽고서야 그 까닭 같은 걸 알게 됐다 조선일보의 웃대가리들은 죄다 전라도 사람이다는 것을 읽었던 것이다

화구최난(畵狗最難) 곧 개를 그리기가 가장 어렵다고 했다 너도 나도 본 적이 없는 귀신은 제 맘대로 그려도 무탈하다는 뜻이다 꼬시락의 주산지가 전라도 임을 아무도 증명할 수 없을 테니 전라도가 주산지라 썼을 것이다 이 맘 때에 들판의 나락이 누렇게 익듯이 꼬시락도 그렇게 살이 포동포동 찌고 누런빛으로 변했는데... 꼬시락이 사라지고 없으니 꼬시락 주산지도 딴 데서 차지하네. 

           아래 사진은 사라진 봉암의 한 꼬시락 횟집. 뒷편의 횟집은 바위섬(Sea Stack) 위에 정자처럼 지어놓기도 했다 저기서 술도 마셨는데...다리는 봉암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