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아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장동혁 “추경호 체포안 가결, 李정권 몰락의 트리거 될 것”》

동의는 하지만 고개는 끄덕여지지 않는다. 이재명이나 더민당 몰락의 계기라 할 만한 게 한 둘도 아닌데 왜 하필 추경호 체포안 가결에 비중을 두었을까. 근자에 들어서만도, 이재명이 “변호사들의 사법부 모독과 검사들의 집단 퇴정에 대해 수사와 감찰을 진행하라”고 위법성 지시를 했다 이에 대해 국힘당 스스로도 “권한 남용”이라고 했다 권한 남용은 위법일 수도 있지만 체포안 가결은 법 위반이 아니다 상대적 큰 잘못은 놔두고 소사(小事)를 꼭 짚어 “李정권 몰락의 트리거 될 것”이라 했으니 선택과 집중이 잘못됐다

형소법상 법무장관도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시는 검찰총장에게만 해야 한다고 돼 있다는데 이재명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한 것은 더 엄중한 것으로써 “권한 남용”보다 “직권 남용”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왜 하필 ‘트리거’란 단어를 사용했을까? 트리거보다 더 강렬한 의미인 ‘스파크’도 있는데 말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트리거는 우리 말의 ‘계기’에 해당한다 할 것이며 스파크는 더 센 ‘도화선’ ‘불꽃’이란 의미이다. 국힘당은 직권 남용을 깎아서 권한 남용이라 말해주고, 스파크를 트리거로 에둘러 말해준다

아쉬운 나머지 장동혁의 대여 투쟁에 박수는 치지만 어디까지나 소극적 저항에 머물 뿐이다 엄밀해 말해서 저항이라기보다 야당의 할 바를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여당에 “야당이 저러는데 이게 무슨 독재냐.”고 반론할 핑계만 주게 된다 호랑이가 토끼를 잡는 데에도 전심전력한다는 말이 있는 데다가, 더민당의 투쟁은 어떠한지를 뻔히 알면서도 양반의 한계선상에서만 투쟁한다 생각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람이 모질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통해 국힘당의 장래는 물론 나라의 미래도 그려진다

지금 그렇게 한가한 때인가. 나라가 일락만장(一落萬丈)하고 있다 말 한마디라도 똑 부러지게 해야 할 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