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토론방

'암살자들'과 '창작의 자유', 누구 손을 들어 주나?
  • 0
  • 0

김동인은 ‘대수양’을 썼고, 이광수는 ‘단종애사’를 썼다. 한 사람은 수양대군의 입장에서 역사를 바라보았고, 다른 한 사람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긴 단종의 비극에 주목했다. 시간 좀 흐른 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700만 관객동원에 성공하면서 대부분 국민들은 대수양보다는 단종애사가 국민정서에 더 와 닿는 것으로 평가 내린 셈이다.

 

역사에 정답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수양대군을 왕권을 바로 세운 인물로 그릴 수도 있고, 어린 조카의 왕위를 빼앗은 사악한 권력자로 그릴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작가의 관점과 상상력이 개입할 수 있다.

 

최근 영화 ‘암살자들’를 놓고 상영에 대한 해묵은 찬반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역사는 사실의 기록이 되어야 하지만,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은 하나가 아니다. 창작은 바로 그 다양한 관점을 표현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문제는 박정희에 대한 의혹제기를 할 수 있다면 노무현에 대한 의혹제기도 자유로워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이승만과 박정희는 마음대로 창작해도 괜찮고 김대중과 노무현, 문재인은 창작 예외로 둔다면 공평한 창작일 수 없다. 5·16이 쿠데타냐 혁명이냐를 논할 수 있다면 5·18 역시 창작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어떤 인물과 사건은 자유롭게 비판하면서 어떤 인물과 사건은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면, 그건 창작의 자유가 아니다.

 

물론 창작의 자유가 역사적 왜곡에 대한 책임까지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사실과 허구는 구별할 필요가 있고, 허위사실이나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표현은 별도의 기준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 그러나 자기 진영의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비판적 소재로 삼았다는 이유만으로 창작 자체를 막아서는 안 된다.

 

박정희를 영웅으로 그린 작품이 있다면 독재자로 그린 작품도 나올 수 있어야 한다. 한쪽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작품으로 반박하면 된다. 작품을 비판할 자유도 창작할 자유만큼 소중하기 때문이다.

 

역사는 한 가지 해석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인물은 미화할 수 있고, 내가 싫어하는 인물은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내가 좋아하는 인물에 대한 비판도, 내가 싫어하는 인물에 대한 옹호도 허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국민애창곡인 ‘동백아가씨’가 금지곡으로 묶였던 때에도 동백아가씨는 끊임없이 불리워졌듯 역사를 묶어둔다고 영원히 묶어둘 수는 없다. 창작의 자유란 이름으로 마구마구 쏟아져야 건강한 나라가 된다. 어떤 말이 기억난다. ‘내가 동의하지 않는 역사 해석까지 허용할 때 비로소 창작의 자유는 원칙이 된다.’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반대
152932 이유없음 26-10-01 34 1 0
152931
[1]
  • 답의기원
  • 26-10-01
  • 29
답의기원 26-10-01 29 1 0
152930 浩然의生覺 26-10-01 31 1 0
152929
[1]
  • 답의기원
  • 26-10-01
  • 32
답의기원 26-10-01 32 1 0
152928 사자후 26-10-01 32 0 0
152927 답의기원 26-09-30 38 0 0
152926 소월하인 26-09-30 36 0 0
152925 무학산 26-09-30 58 2 0
152924 浩然의生覺 26-09-30 55 2 0
152923 연상달인 26-09-30 41 0 0
152922 무학산 26-09-30 62 1 0
152921 이중건 26-09-29 50 0 0
152920 무학산 26-09-29 109 0 0
152919 이중건 26-09-29 50 0 0
152918 무학산 26-09-29 54 1 0
152917 남자천사 26-09-29 37 0 0
152916 소월하인 26-09-28 69 0 0
152915 부산386 26-09-28 56 0 0
152914 강한필 26-09-28 106 3 0
152913 이중건 26-09-28 63 0 0
152912 이유없음 26-09-28 74 0 0
152911 무학산 26-09-28 61 0 0
152910 사자후 26-09-28 64 1 2
152909 무학산 26-09-28 84 2 0
152908 무학산 26-09-27 62 1 0
152907 무학산 26-09-27 69 1 0
152906 이중건 26-09-26 65 0 0
152905 이중건 26-09-26 68 0 0
152904 무학산 26-09-26 65 1 0
152903 무학산 26-09-26 55 1 0
152902 무학산 26-09-26 54 1 0
152901 이중건 26-09-26 46 0 0
152900 소월하인 26-09-25 61 0 0
152899 강한필 26-09-25 119 1 0
152898 강한필 26-09-25 98 1 0
152897 이중건 26-09-25 53 0 0
152896 무학산 26-09-24 76 1 0
152895 무학산 26-09-24 67 1 0
152894 소월하인 26-09-24 59 0 0
152893 무학산 26-09-23 72 2 0
152892 부산386 26-09-23 66 0 0
152891 이중건 26-09-23 54 0 0
152890 이중건 26-09-22 58 0 0
152889 남자천사 26-09-22 92 0 0
152888 이유없음 26-09-21 115 2 0
152887 浩然의生覺 26-09-21 82 1 0
152886 무학산 26-09-21 118 3 0
152885 무학산 26-09-21 86 2 0
152884 이중건 26-09-20 72 1 0
152883 소월하인 26-09-20 89 0 0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