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浩然의生覺
- 2026.10.06 09:01 (조회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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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꿀맛 같은 낮잠을 자고 일어난 호랑이.입맛을 다시며 동굴 밖으로 나섰는데, 마침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토끼 한 마리가 콧노래를 부르며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허허,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더니 대낮부터 웬 떡이냐!“
호랑이는 날렵하게 덮쳐 토끼를 단번에 낚아채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무슨 영문인지 녀석은 겁을 먹기는커녕, 눈을 치켜뜨며 당당하게 소리치는 게 아니겠습니까?
"야! 나야 나! 너 나 몰라?“
기세에 당황한 호랑이는 엉겁결에 손아귀를 풀고 말았습니다.‘어라? 내가 모르는 엄청난 빽이라도 있는 녀석인가?’
이튿 날,
호랑이는 어제의 일이 찜찜하면서도 배고픔을 참지 못해 다시 어슬렁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어제와 똑같이 생긴 토끼 한 마리가 깡총깡총 지나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놓치지 않겠다!’
호랑이는 빛의 속도로 덮쳐 다시 토끼의 목덜미를 낚아채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번에는 절대 놓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으르렁거렸죠. 하지만 토끼는 이번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콧방귀를 뀌었습니다.
"임마, 어제 그 나야, 나!“
당황한 호랑이는 머리를 긁적이며 멍하니 녀석을 보내주고 말았습니다.‘음 매일 오는 이 녀석, 보통 내공이 아니군.’
다음날
드디어 벼르고 별렀던 세 번째 날.이번엔 토끼 한 마리가 아니라, 토끼떼가 줄줄이 소시지처럼 떼를 지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래, 오늘은 떼로 몰려와서 나를 놀리려고 작정을 했구나! 이번만큼은 절대 안 속는다!’
호랑이는 발톱을 바짝 세우고 네 발로 쾅, 토끼떼를 꽉 움켜쥐었습니다. 이번 승리는 완벽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비좁은 발밑에서도 토끼들은 전혀 기죽지 않고 일제히 한마디씩 내뱉었습니다.
"야, 임마! 정신 차려, 너 벌써 동네에 소문 다 났어!“
라는 싱그운 이야기를 줏어듣고 웃으라고 보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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