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한필
- 2026.10.06 10:42 (조회 :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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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상 모델’ 진위 논란에 대한 전말과 진실(2)/조폐공사 강박 도안실장의 결정적 증언
화폐수집가라면 다 아시다시피 [개갑(改甲) 백환권(100圜券)/모자상]은 대한민국 화폐의 최고봉(最高峰)이다. 미사용권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낡고 빛바랜 지폐라도 ‘3번 권’(발행기호 1~ 3번)이라면 헐어도 좋다. 그만큼 [‘모자상’ 백환권]은 화폐수집가들의 로망이자, 만져보기는커녕 구경하기조차 힘든 희귀 지폐인 까닭이다.
이 [개갑 백환권] 지폐가 그 지가(紙價)를 떨치게 된 이유는 ‘한국의 최단명 지폐(단 25일간 사용)’라는 지위를 획득했기 때문이었다. 1962년 5월 16일 발행되었지만, 같은 해 6월 10일 단행된 화폐개혁(제3차 통화조치)로 인해 유통이 전면 금지되었던 까닭이다. 한마디로, 그 독보적(獨步的) 가치를 따라갈 대한민국 지폐는 아직 전무하다.
또한 [백환권(모자상)]은 우리나라 최초로 역사적 위인이나 저명인사가 아닌 일반인 모델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독보적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 화폐다. 게다가 ‘한국 최초의 여성 모델’이자, ‘모자(母子) 모델’을 과감히 화폐에 담은, 유일무이(唯一無二)한 독창성을 과시한 국가대표급 지폐인 것이니, 누가 감히 그 자리를 넘보랴?
1950년대 현직 대통령의 초상이 들어간 화폐 발행으로 ‘관존민비(官尊民卑)’ 사상이 여전했던 시대착오적 시대를 뛰어넘어 획기적 발상을 주도했던 인물은 과연 누구일까? 바로 당시 한국조폐공사 도안실장으로, 국내 유일의 화폐 디자이너였던 고 강박(姜博/1928~ 1981)이다.
”5.16 혁명 후인 1962년 정부에서 경제발전을 주제로 한 화폐를 도안하라는 오더가 내렸지요. 이해 6월에 발행된 백환짜리 지폐는 혼자서 모델을 선택하고 도안을 완성했다는 점 뿐만 아니라, 저의 장남(75년 현재 고교 1년)이 모델로 들어있어 잊지 못할 돈이지요.“ (<일간스포츠>/1975년 7월 7일 자/강박 실장의 인터뷰)
그런데 이 ’모자상 모델‘은 ’자신의 장남과 부인이 모델이었다‘는 강 실장의 생전 증언과는 다르게 변질되어 갔다. 발행된 지 40년 후 어느 날, 한 신문(스포츠서울/2002. 1. 15 자)에 게재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화폐모델 ’권기순씨‘ 모자>라는 제목의 기사가 사건의 발단이었다. 이때부터 <[백환권] ’모자상‘의 모델은 ’권기순- 윤재순‘>으로 정설(定說)처럼 굳어갔다.
세월이 흐르면서 ’모자상‘의 실제 모델로 자처하던 권기순 씨는 아들 윤재순 씨와 함께, <한국최초의 여성 화폐모델>이자 <평범한 시민 모자 화폐모델>이라는 ’대한민국 화폐사‘ 진기록 수립이라는 특별한 명예와 부를 누렸다. 반면에 실제 모델인 강 실장의 장남(강ㅇㅇ/68세)과 부인(오ㅇㅇ/25년 93세로 별세)은 그들의 과시욕(誇示慾)에 묻혀, 그 실질적 명예를 누리지 못하고 비탄(悲嘆) 속에 살아왔다.
2026년 10월 현재, [백환권 ’모자상‘]의 여성 모델로 추정되던 두 사람(오ㅇㅇ씨와 권기순 씨)은 각각 다른 삶을 살다가 타계했다. 하지만 ’모자상‘의 아들 모델로 추정되던 두 사람(강ㅇㅇ씨와 윤재순 씨)은 아직도 서울 하늘 아래 생존해 있다. 한 사람은 대한민국 최고봉을 자랑하는 지폐의 ’자칭 모델‘로 자부하며, 또 다른 한 사람은 ’실존 모델‘로 숨죽인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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