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학산
- 2026.10.09 11:01 (조회 :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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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김민석, 정청래 美 비자 발급 보류에 “강한 유감”》
미국이 비자를 보류하든 안 내주든 그건 미국이 알아서 할 일이다 김민석이 “강한 유감”이라 말할 게 뭐 있나? 미국을 향해 그냥 ‘유감’이라 말하더라도 미국은 기분 나쁠 텐데 “강한 유감”이라니. 너무 나갔다 대통령이 저러면 당 대표는 말리는 맛이 있어야 할 텐데 도리어 맞장단질 쳐서야 나라에 무슨 덕이 되겠나
저렇게 말할 땐 마음속 ‘단도리’를 해 두었을 것이다 ‘강한 유감’이 불러올 파장에 무언가 대비해 두지 않고선 동맹에 저런 말을 못한다 그런 일 없이 그냥 고까운 감정을 말하고 싶었다면 ‘섭섭하다’ 정도에 그쳤어야 했다
오래전,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으니 “글을 잘 쓰려면 단어를 적재적소에 들어맞게 사용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단어 공부가 중요하다.”는 대목이 있었다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저자가 아마 유시민이었을 것이다 그는 글을 잘 쓰는데 이래서 잘 쓰는구나 하며 단어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됐다
나의 처남 두 놈이 미국에 살고 있고 처제 하나도 거기에 산다 40여 년 됐다 간혹 한 번씩 한국에 오면 미국 생활 이야기를 해 주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낯선 사람이 남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왔을 때 집주인이 나가라 했는데도 안 나가면 총으로 쏘아 죽여도 무죄다.”
미국인은 자기 집을 성(城)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관념을 확대하면 비자 문제가 이해될 것이다 집주인이 내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말하면 안 들어가야지 ‘유감’이라 말할 게 뭐 있나 저런 경우엔 도리어 집주인이 유감을 말하는 게 사리상 타당하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는 상황에 톱니바퀴처럼 딱 들어맞는 단어 사용에 익숙하지 않다 화자(話者)는 아무렇게나 말하면서 청자(聽者)의 이해심에 책임 지워버리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정청래가 학생 때 미국에 해코지했던 일을 지금도 권권복응하고 있을 것이다
(권권복응 拳拳服膺; 마음에 깊이 새겨 잊지 않고 간직하다
“안회(顔回)의 사람됨으로 말하면, 중용의 길을 택하여 행하면서, 어떤 한 가지 선을 얻으면 권권복응하며 잃어버리는 일이 없었다(回之爲人也 擇乎中庸 得一善 則拳拳服膺而弗失之矣)”에서 유래된 말이다고 들었다《중용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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