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학산
- 2026.10.13 12:56 (조회 :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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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0월 12일)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었다《버버리 신품과 큰 차이 없다 '클래식' 트렌치 코트의 세계》
우리 시대에는 ‘바바리’라 했다 지금처럼 ‘버버리’라 하지 않았다 이 현상이 한 30여 년 전에 갑자기 나타났다 언론이 앞장서서 그렇게 쓰니 모두가 따라 쓰게 된 것으로 짐작된다
바바리도, 버버리도 정확한 영어 발음이랄 수 없다 그런데도 구태여 입에 익은 바바리를 버리고 왜 버버리라 할까? 흔하게 사용하는 단어를 조금 달리 말하면 더 유식해 보일 것이다는 일부 식자의 망상 때문이다
일설에는 버버리 회사의 한국 지사가 버버리로 쓰기 때문에 그렇게 됐다고 한다 버버리 제품은 버버리로 쓰고, 기타는 바바리로 쓰면 된다고도 했다는데, 비싼 옷을 버버리라 하는데 누가 값싼 옷을 구별하여 바바리라 하겠는가 이 점에서 인간 본성을 무시한 결정이었다
80년대에 유명 여자 탤런트가 떡이 든 함티(표준어는 모름)를 이고 행상하면서 “떡 사세요.”란 말을 “똑 사세요.”라고 발음했다 평범한 것과는 다르게 보여야 무언가 있어 보인다는 생각에서 그랬다는 비판적 논평이 그 당시에 있었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는 속담이 있다 원래는 ‘경마’가 아니고 ‘견마(牽馬)’였다 말을 이끌고 간다는 뜻이다 견마는 신분이 높은 사람이 말을 타면, 하인이 고삐를 잡고 가던 조선시대의 풍습에서 나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일상에서 ‘고삐를 잡다’라는 의미의 ‘견마’라는 단어는 점점 쓰이지 않게 되었다 반면에 많은 사람이 ‘견마’를 ‘경마’로 잘못 부르고 사용하다 보니, 편리성과 언어의 사회적 약속에 의해 경마로 쓰게 되었다고 들었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로 변한 것이다 말하자면 널리 쓰이고 발음하기 쉬운 쪽으로 언어는 변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바리’가 발음하기 쉬운가 ‘버버리’가 쉬운가? 당연히 바바리가 쉽다 그런데도 쉬운 바바리에서 어려운 버버리가 됐다 참 알다가도 모를 언어생활이긴 하지만 언론과 국립국어원의 책임이다
우리 세대는 ‘그리이스’로 배웠는데 언제인가부터 ‘그리스’가 되었다 언젠가는 또다시 그리이스가 될 것이다 우리는 ‘무우’라고 배웠으나 지금은 ‘무’라고 한다 우리는 부산을 Busan으로 썼는데 80년대엔 Pusan으로 했다가 다시 Busan으로 돌아왔다 엎치나 메치나 마찬가지인 것을 우리는 이랬다 저랬다 한다 헛수고를 사서 하는 것이다
지금 쓰는 ‘버버리’도 어느 유명인이 다시 ‘바바리’로 쓰면 역시 또 바바리가 될 것이다 이런 짓거리도 어쩌면 하나의 레밍 현상일지 모른다 나라가 강건하려면 국민이 줏대를 지켜야 한다 자기 나라가 수백 년 써오던 북경(北京)을 베이징으로, 습근평을 시진핑으로 쓰라 강제한 것은 국립국어원이다 저런 것은 발음이 쉬워서 문제가 안 되지만 어려운 발음일 땐 욕이 절로 나온다
영미권 국가들은 정부가 법이나 공공 기구로 언어를 규제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영미권 선진국들은 대중이 쓰는 대로 언어가 변하도록 두는 개방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을 뿐 우리처럼 ‘국립국어원’ 같은 것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전도 민간 사전의 권위에 표준을 맡긴다는 것이다 반면에 프랑스나 스페인처럼 국가가 강하게 언어를 통제하는 나라가 있다 한다
내 평생 소원 중의 하나는, 국립국어원 높으신 분들의 글솜씨를 한 번 보는 것이다 그러면 국민에게 선생 노릇하는 사람들의 본실력이 드러날 것이다 한자 교육을 하거나 한자를 병기하면 국립국어원 따위는 있지 않아도 된다 미친년이 아이를 씻어서 죽인다는 속담이 있다 딱히 필요한 일도 아닌데 공연히 열심을 떠는 국립국어원이 딱 그짝이라 생각한다 국립국어원은 1984년에 설립된 국립국어연구소에서 출발 2004년 국립국어원이란 위압적 명칭을 갖게 된다 낭득허명이라고 본다 (浪得虛名 ; 헛되이 이름만 얻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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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浩然의生覺님 대단하십니다
서울 명동에 심지 다방, 청자 다방이 있었군요
경상도에 앉아 계시면서도 그런 이름까지 꿰시니 대단하다는 말로는 모자랍니다
'바바리 깃을 세운다"는 말씀과 그 장면이 눈 감으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참 좋은 시절이었습니다
인간은 10대~ 30대에 있었던 일을 가장 오래 기억하고 좋았던 것으로 여긴다고 들었습니다
이를 '회고 절정'이라 한다는데 다른 말로는 '장미 기억'이라 한다고 오다가다 줏어 들었습니다
얼마나 좋은 추억이면 장미 기억이라 하는지
저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 보니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옛날 멋쟁이라 카마 그래도 바바리 깃을 세우고 옆구리에는 TIME 紙나 끼고 양담배 말보루 꼬나물고 명동 심지 다방이나 청자다방 기웃거려야 그래도 축에 들어가던 시절이 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