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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검의 6년 선고를 보고
  • 무학산
  • 2026.10.22  14:27 (조회 :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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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란 이름은 듣기도 싫다 이럴 때 옛 어른들은 박모(某) 김모(某)라 말하고 말았다 박영수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도합 징역 42년과 벌금1,185억 원을 구형했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것은 광풍과 광언(狂言)이 조작한 죄목에 지나지 않았다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느니 누구와 동거를 한다느니 하는 거짓 소문을 만들어 퍼뜨리면 애국자가 되는 기괴한 판국이었다

 

혹 박영수가 남다른 정인군자라 할지라도 그 이름만으로 불쾌할진대, 하물며 박근혜 대통령께 저런 가혹한 짓을 한 자이니 어찌 제정신으로 저 자의 이름을 듣겠는가. 박영수가 저 때는 신이 났을 것이다 박 대통령께 중벌을 가할수록 자기는 더 큰 애국자가 되는 판이었으니 점잖을 빼며 어진 이 행세를 할 필요가 왜 있었겠나

 

그랬던 저자가 이번에 부패범으로 드러나 2심에서 겨우 징역 6년을 받았다 내가 법의 문외한이라 그가 무슨 죄를 어떻게 지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옮기지 못한다 그러나 징역 6년 선고가 무수한 연줄 속에서 ‘꼬리 자르기에 또 자르기를 한 결과’라는 탄식이 길바닥에 쫘하게 퍼져 있다 저 자가 박 대통령께 했던 사독한 짓을 생각하자면, 엄벌을 내려도 속이 시원치 않을 판에 고작 징역 6년이라니. 특검 출신에게는 형벌을 깎아주고 정치 패자에겐 더 얹는 게 재판인가.

 

법률과 사법부도 문제다 특검은 국민적 여망을 한 몸에 모아 태생한 직위이다 그렇다면 저런 자가 부패했을 때는 더더욱 묵직하게 처벌함이 옳다 그러나 도리어 이런저런 연줄, 내 편 감싸기. 짜고 치는 고스톱, 법문 오독의 살살 어루만져 주는 판결을, 선물하듯 주었다 뇌물범은 가중 처벌되니, 그걸 피하려고 자신이 가진 인맥을 최대한 이용했을 것은 자명하다

 

거악을 단죄하겠다 팔소매를 걷어 붙혔던 특검이 정작 부패의 몸통으로 드러났음에도 고작 6년 형량에 그친다면, 이 나라에 부패를 막을 의지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여기서 나는 망국을 징험한다 부패한 지배층이 득세하고도 망하지 않은 나라가 어디 있었으며 권세가들이 서로 엉켜 기득권을 비호하고도 성한 나라가 또 어디 있었던가 이 모두를 묵인하더라도, 대통령을 처벌한 특검이 부패했다니 남들 보기 부끄러워 못살겠다

 

나라가 망하기 전에 천재(天災)와 인요(人妖), 지괴(地怪)가 일어난다고 했다 지금이 딱 그짝이다 이를 망국의 경고로 삼아 혁제(革除)하지 않는다면 나라는 파탄을 피할 수 없다 결국 국민은 또다시 망국노가 되어 유락하거나 타국을 유리방황하며, 평적의 신세로 살 것이다 (평적 萍跡; 부평초처럼 떠돔)

 

조선의 망국은, 그나마 우리를 불쌍히 여긴 국제사회 덕분에 36년에 그쳤지만, 이제 나라가 망하면 그런 기적은 없다 오히려 미국에 대든 업보도 보태질 것이다 군사력 5위라 자랑하던 나라가 제풀에 자빠졌다며 구경꾼마다 손가락질하며 비웃을 것이다 조선이 망할 때에, 역적은 물론 박수 친 세민(細民)도 있었다 지금이라고 없겠나. 그때는 숨어서 저랬지만 지금은 내놓고 희극 삼을 것이다

 

박영수를 특검으로 임명한 자들도 마땅히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책임은커녕 미안한 표정 하나 안 짓는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때문이다 이 특권 정치가 나라를 말리고 있다 그렇건만 고치려 드는 사람이 없다 특권은 편의상 만든 권리일 뿐. 천부적 권리가 아니다 뜻을 세워 없애면 된다 하지만 통치자의 열사적 지개(志槪)가 있으면 모르되, 어느 대통령이 이 거대한 기득권을 없애려 덤비겠는가. 고쳐야 할 단점임을 알면서도 고칠 의지가 없고 고치지도 못하는 무능. 이것이 나라를 망친다 이래서 조선이 망했고, 지금 우리가 위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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