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학산
- 2026.10.29 10:26 (조회 :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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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편지 쓰고 싶은 가을, 筆匠의 붓》
‘편지 쓰고 싶은 가을’이란 문장이 참 멋지다 가을날의 정취를 닮은 그 문장력에 이끌려 본문을 읽어 내려가다가 생경한 단어 하나를 만났다 바로 ‘첨제원건(尖齊圓健)’이다 좋은 붓의 조건을 이르는 말로써 붓끝이 뾰족하고 털끝은 가지런하며, 붓촉이 원통형으로 둥글 것, 힘이 있어 굳세어야 한다는 설명이 덧붙여 있었다
우리가 국민학교에 다닐 땐 서예 교과목이 있어서 서예를 배웠고 중학교부터는 없었다 6년 동안 서예를 배웠으면서 내가 어떻게 좋은 붓의 조건인‘첨제원건’이란 말을 이제야 듣게 되었을까 하는 마음에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성도 났다 그래서 국어사전과 한자사전에 찾으니 저 단어가 없다 고서적 단어 목차 같은 것을 뒤적여 보아도 침제원건이란 단어는 나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어 AI에게 달려가서 "첨제원건이란 말이 사전에도 고서적에도 안 보이는데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그럴 이유가 있습니다면서 자세하게 알려주어서 다시 또 내 무식에 부끄러워졌다
AI의 대답이 이랬다
“옛 문헌 속 “붓의 네 가지 조건은 첨, 제, 원, 건이다”“라는 문장을 현대에 와서 쓰기 편하게 네 글자로 압축해 부르는 서화계의 전문용어이기 때문에 일반 사전이나 옛 책의 ‘단어 목차’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입니다 옛 사람들은 이를 ‘첨제원건’이라는 사자성어처럼 붙여 쓰기보다 필지사덕(筆之四德) 또는 필사덕(筆四德)이라고 불렀고, 그 세부 내용이 첨, 제, 원, 건이었습니다”
고서적 단어 검색에 필지사덕이 나온다 추사 김정희의 완당전집에 첨제원건이 아닌 '예제건원(銳齊健圓)'을 이르면서 필지사덕이라 말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쓰던 용어인 필지사덕이 현대 조어(造語)인 첨제원건보다 묵직할텐데, 정통 언론 조선일보가 필지사덕을 버리고 첨제원건을 쓴 까닭이 무엇일까?
(간략히 쓰느라 예제건원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AI는 "옛사람이 간혹 예제건원을 말하기는 했으나 그것을 사자성어처럼 쓰지는 않았다"고 대답해 주었었다)
한쪽 구석에 괄호라도 해서 필지사덕이라 써주었으면 아침부터 씩씩대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않아도 됐을걸 하는 마음이지만, 한편으론 ‘첨제원건’이란 말을 내 머리통에 야물게 자리 잡게 해 주어서 고맙기는 하다 어쨌든 말 한마디를 배웠으니 오늘도 재수 좋고 행복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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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핫산이 무식하면 우리는 에러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