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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 해제와 같은 대사에 왜 대통령 이름은 빠졌나
  • 무학산
  • 2026.11.08  10:57 (조회 :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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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백석과 국수》

 

어느 이름난 시인이 쓴 칼럼이다 신문을 펴고서 저 기사부터 읽었다 허두가 마음에 들어선지 거침없이 읽어 내려져갔다 거기에도 비슷한 문구가 있지만,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소설가와 시인을 덮어놓고 좋아한다 직업인 한 명을 더 보태자면 기자다. 범인(凡人)도 이러할진대 시인에게야 오죽 시인이 존경스럽겠나

 

기사의 주장 중에 오류(?)가 하나 눈에 띄었다 그래서 그 오류 이후 부분은 읽지 않았다 시인이 시인을 존숭하고 공경하다보니 실수임을 느껴지 못했을 듯하다 사실이다면 실수임을 느끼지 못할 만큼 다른 시인을 좋아했으니 도리어 그 마음이 아름다워 보인다

 

오류란 것은 이 대목이다

 

“1988년 월북 작가들의 작품 출판이 공식적으로 허용된다. 여기에는 시인이자 국어학자였던 당시 정한모 문화공보부 장관의 노력이 있었다. 정 장관은 문학사의 단절을 극복하고 문학적 유산을 계승하기 위해 해금 조치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백석을 비롯해 정지용·임화·이태준·박태원·이용악·오장환 등이 포함됐다.”

 

해금 조치에 장관의 노력이 있었음은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뒤에 가서 “장관이 해금 조치를 단행한다고 밝혔다.”고 썼다 숙독하면서 정치(精緻)하게 사색하지 않으면 장관이 해금한 것으로 읽히게 된다 해금 조치를 밝힌 것은 장관이었을지 모르나, 대통령의 재가와 정부의 결단 없이는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때는 노태우 대통령 당시였다 아마 해금 조치도 노태우 대통령의 북방정책의 일환이었을 것이며 정책적으로 그렇게 하게 돼 있었던 셈이다 달리 말하자면 장관의 훈로라기보다 노태우의 결단으로 된 것이다 (훈로 勳勞 나라나 임금을 위해 세운 공로)

 

저 때는 이른바 권위주의 시대였다 다른 문제도 아닌 월북작가의 작품 해금을 장관 혼자서 단행할 수 있었을까? 그럴 수 있었다면 애당초 ‘금서’나 ‘판금’ 서적은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1988년 7월 19일 당시 정지용, 임화 등 120여 명은 전면 해금된 반면, 북한 정권에서 부수상 등 고위직을 지낸 홍명희, 이기영, 한설야 등 5명은 일반 출판이 계속 금지되었다 이후 홍명희 등의 작가들까지 제한 없이 대중에게 완전히 풀린 것은 1988년 10월 조치 등을 거치며 단계적으로 이루어졌다 '10월 조치'가 장관의 권한이었겠나  

 

중앙일보를 통해《임꺽정》도 해금되었음을 알았다 나는 그날 동네 서점에 10 권짜리 ‘소설 임꺽정’을 구입해 달라 부탁했고 이튿날 내 손에 쥐었다 구입 기념으로 중앙일보의 해금 관련 기사를 신문에서 오려내어 그 소설에 끼워 두었다 그걸 소설과 함께 때때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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