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제목의 기사가 있다.《험한 말, 아픈 말 묻어놓은 '말무덤'을 아시나요》
박준 시인이 쓴 글이다. 경북 예천에 말무덤이 있다는데 마총(馬塚)이 아닌 우리가 평소 주고받는 말의 무덤, 언총(言塚)이다고 한다. 500년 전에 만든 것으로, 사람들이 쓰던 험한 말들을 종이에 적어 땅에 묻고 무덤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나는 지난 17일에 “물폭탄엔 난리, 핵폭탄엔 덤덤”이란 제목의 졸문을 써올렸다. “‘물폭탄’이라 쓰지 말고 큰비, 호우. 다우. 대우. 억수. 억수장마라 써도 뜻이 통하며 다 알아듣는다 굳이 살벌한 ‘폭탄’이라 써서 무엇을 얻고자 함인가? 얻는 것은 없이 도리어 우리 심성이 거칠어지고 황폐해지고 연약해진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의 기사를 유심히 살펴보았는데 그때 이후 ‘물폭탄’이라 쓰지 않았다. 며칠 계속 쓰지 않았다. 오늘도 쓰지 않았다. 물론 나의 지적으로 안 쓴 게 아니라,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우연일 것이다.
다음은 오늘자 조선, 동아. 중앙일보의 기사 제목이다.
조선일보…"14시간 내내 양동이로 퍼붓듯…“
동아일보…집중호우
중앙일보는 여전히 “밤사이 전국에 물폭탄…”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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