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병원에 보내지 않으면 집안 식구 전체가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 것이다. 이제는 결단할 때가 온 것 같다.
한국이네 집 이야기.....


[한국이네]집의 이야기다. [한국]이 부부는 이상한 심리를 가지고 있다. 그 집의 수도관을 통해서 집까지 들어오는 물은 집 배관을 통하여 아들 방, 딸 방, 식구들과 형제들 방으로 연결된다. 특히 부엌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그렇게 연결되는 것은 집안에서 샤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식생활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 집은 배관은 처음부터 다 썩어가는 파이프로 연결하였던 것이다. 배관이 잘못되어 있는 것이다. 그 배관이 녹이 슬고 오래되어서 자주 물이 새고, 수도꼭지를 틀면 불그스름한 물이 나오며, 침전물이 섞여 나오기도 한다. 이 물에선 악취가 나고 냄새가 난다. 무엇보다도 그 물이 벽 틈으로 스며들어서 벽 전체에서 냄새가 나고, 벽 자체도 흔들거려 여차하면 집이 무너질 것 같은 상황에 와있는 것이다. 자식들이 엄마아빠에게 수돗물에서 침전물이 나오고 붉은 물이 나오니까 배관 공사를 해달라고 무척 매달렸다. 그럴 때마다 [한국]은 이상한 친구들을 불러들여 자문을 구한다.

“자, 어떻소? 우리 아이들이 침전물이 나오고 붉은 물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것을 갈아야 합니까, 말아야 합니까?” 한 사람이 말한다. “그거 갈려면 돈 많이 들어가니 갈지 마소.' '다 그런 거여. 붉은 물 먹는다고 죽는 거 아니니까 참고 사시오. 침전물도 날마다 나오는 게 아니고 가끔 나오니 관계 없수다.” 그 친구들의 말을 자식들의 말보다, 식구들의 말보다 더 귀하게 여겨서 [한국]은 결국 수도배관을 고치지 않는다. 물이 벽 틈으로 스며들어 벽지가 뜨고, 불결한 냄새가 풍기며, 온 집에 이상한 벌레들이 들끓기 시작한다. 그 물로 밥해먹고, 그 물로 빨래하고, 그 물로 샤워한다. 자식들의 온 몸에 아토피보다 더 지독한 피부병이 발병하고, 식구들이 이상한 병에 걸려 시름 거린다. 약값이 무척 많이 나가고 자주 병원에 왕래해도 [한국]은 수도배관을 고칠 생각을 안 한다. 집안이 그렇게 어수선 하니까 [한국]은 듣기 싫다고 유럽으로 나가고, 미국으로 나간다.

부인은 계모임, 동창모임, 모임 모임을 쫓아다니고, [한국]은 중국 갔다 미국 갔다 왔다 갔다 하는 것으로 집안 식구들의 소리를 전혀 듣지 않으려고 한다. 듣지 않을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집을 버티는 기둥 하나가 마침내 폭삭 주저앉았다. 이번에도 그 이상한 친구들을 불러다 놓고 물어본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수도관을 바꿔야 합니까, 말아야 합니까?” 그 친구들은 말한다. 수도관을 당장 새것으로 고치고 싶어도 사람은 초지일관해야 합니다.” 그 말에 힘을 얻은 [한국]이다. 크게 용기를 얻는다. 그 때 옆에 사는 자들이 말한다. ‘사실은 말이오. 옆에 사는 [정일]네가 당신을 집을 무너지게 하고 당신 집 땅을 먹으려고 당신 집 밑으로 땅굴 파고들어 가서 당신 집 기둥뿌리에다가 폭약을 달아 폭파 시켜 이 기둥이 무너진 거요.“ 아주 심각하게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면서 알려준다. 그때 [한국]이는 소리쳐 말한다.

지금 우리는 [정일]네와 사이좋게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소. 당신들의 그런 말을 [정일]네가 들으면 우리 그동안의 관계가 무너진다는 말이오. 따라서 그가 그렇게 한 것은 내 집을 통해 건너 마을 집 [미국]이네와 이 개울 건너 [일본]이네와 협상을 하고자 하는 것이오. 내가 보기에는 별 일 없는 것 같소. 그 기둥은 이 집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 이웃집 [미국이네]와 [일본이네]의 협상용이오. 괜찮을 거요.” 마을 사람들은 아주 의아하게 생각하며 소리친다. “아니, 당신 집 가지고 왜 협상합니까?” [한국]은 신경질적으로 소리친다. “그런걸 뭐 물어보시오. 그러면 그렇다고 생각하시면 되지.” [한국]은 분한 표정을 짓는다. [한국]은 집안 식구들을 모아 놓고 말한다. “아빠가 [정일]네를 이웃사람과 힘을 모아서 혼내줄게. 염려 말아라. 아이들은 그 식구들에게 질려 있던 차라 매우 기뻐하였다. 하지만 밤사이에 맘이 바뀐다. 밤 사이에 누구에게 말못할 뭔 일을 겪은가 보다. 그 다음 날부터는 [한국]은 [정일네를] 혼내줄 필요가 없다고 행동한다.

그는 계속 퍼다 주어야 만이 해결된다는 지론을 전수한 김영감에게 책망을 듣고 더욱 전화로 사과하고, 더욱 퍼다주는 방법을 우기게 된다. 동네사람들이 다 비웃는다. 비겁한자라고. 날이 갈수록 기둥을 무너뜨린 것은 생각지 않고 어쩌면 더 많은 돈을 보내 주나? 생각하고 있다. 국제은행대출은 물론이고 심지어 아이들의 돼지 저금통까지도 털어다 갖다줄까하고 고심하고 있다. 이웃사람들이 와서 묻는다. “당신 집 이렇게 무너지는데 어떻게 하려고 그러시오?” [한국]은 넉살좋게 말한다. “집 기둥 하나 무너진 게 뭐 대수로운 일이오? 이 작은 일로 우리 집안 식구들이 텐트치고 나가서 사재기해서야 쓰겠소? 우리 식구들이야말로 성숙한 식구답게 이런 것쯤 하나에 요동할 사람들이 아니오. 집 안보 불감증도 문제지만 집 안보 민감증도 문제요.” 옆에 있던 한 사람이 말한다. “사실은 그것이 당신과 터 싸움을 하는 [정일이네]에서 땅굴을 파고 당신 집 기둥 밑에다가 폭탄을 설치해서 무너뜨린 것이오.”

[한국]은 말한다. “아 그렇습니까? 그거 별거 아닙니다. 그저 우리가 지금까지 그 집하고 편하게 살려고, 사랑하고 살려고 많이 퍼다 줬소. 많이 퍼다 줘서 괜찮습니다. 오히려 [미국이네]하고 [일본이네]가 그 사람을 너무 못살게 구는 것 같소. 못살게 구니까 우리한테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죠. 우리한테 잘하게 하려면 [미국이네]가 직접 [정일이네]를 만나줘야 될 것 같아요.” [정일이네]는 그 시간도 [한국이네]집에 지하를 파고 또 파서 기둥에다 폭약을 달아놓고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물이 더럽고 냄새가 나고 몸이 가렵다고 난리가 났고 식구들도 그 물로 밥하고 반찬 한 것은 먹을 수 없다고 난리 났다. 하지만 그 [한국]부부는 그 소리에 귀를 막아 버리고 이상한 친구들의 말만 듣는다. 사실, 이상한 친구들은 [정일이네]가 고용한 직원들이었다. [한국이네] 집을 무너뜨리고 그 집안 식구들을 다 내쫓아고, 그 땅을 차지하고자 하는 욕심에 그 짓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알고 있는 동네사람들이 서로 수군대다, 견디다 못해서 UN경찰서에 신고를 했다. UN경찰서에 신고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은 일단은 찬성했다. UN경찰서에서 수사를 해서 제재를 가한다고 하니까 [한국]은 오히려 큰소리쳤다. “UN경찰서에 우리 집의 운명을 맡기면 그것처럼 어리석은 것은 없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우리식으로 그 사람을 제재할 겁니다!” 사람들은 박장대소하며 비웃는다. [한국]의 제재한다는 강변은 퍼다 준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동네사람들은 “그렇게 하면 버릇 들고 버릇 끝에 결국 그 집안이 다 먹히니까 이제 경찰과 힘을 합쳐서 [정일이네]를 징벌하라.”말을 해준다. 참으로 비정상인가? 정신 이상인가? 아니면 비겁자의 피해심리가 가해자의 가해심리를 이해하려는 비굴논리인가? 스톡홀름러브인가? 오히려 [한국]은 큰소리치면서 그렇게 알려준 사람을 원수처럼 생각하고 “그러면 [정일이네]가 쳐들어오면 어떻게 할 겁니까? 칼부림하면 어떻게 할 겁니까? 책임질 겁니까?” 하며 큰소리친다. 집안 식구들도 몽땅 일어나서 그렇게 하면 집 다 뺐기고, 무너지면 인심 잃고, 다 빼앗기니까 그러지 말라고 신신 부탁한다. 식구들이 말할수록 귀를 틀어막는다.

그 정황에 이제 때가 되어서 수도관을 바꾼다고 한다. 집안사람들이 수도관을 바꾼다니 너무 좋아가지고 이제는 맑은 물을 먹겠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윤광웅 파이프를 국정원 벽 속에 집어넣는 다는둥, 서쪽 벽에 있는 송민순 파이프를 뽑아서 동쪽 벽에 집어넣는 다는 둥하며 벌써 공사가 되어 남쪽 벽에 있는 김병준 파이프를 빼서 잠시 놔뒀다가 다시 서쪽 벽에 박았다. 이게 뭡니까? 새 파이프를 들이는 것이 아니라 녹슬어 붉은 물이 나오고 침전물이 나오는 파이프를 서쪽 벽에 있는 것을 동쪽 벽에, 남쪽 벽에 있는 걸 서쪽 벽에, 동쪽 벽에 있는 것을 남쪽 벽에 그저 수평이동만 시켜 놓으려고 하니 말이다. 여전히 더러운 물이 나오고, 여전히 침전물이 나오고, 여전히 물이 샌다. 그 집은 냄새가 가득하고, 오물이 가득하고, 날이 갈수록 밥과 반찬은 더욱 더러워서 먹을 수 없는 지경까지 되어 버렸다. 방안에는 온갖 이물질과 희한한 벌레들이 꾸물거리며 기어 다닌다. 그들이 샤워하는 물은 구정 물인지 마실 수 있는 물인지 구분이 가질 않는다.

너무 기가 막힌 상황이다. 집안 식구들이 몽땅 일어나서 소리치려고 한다. 어쩌면 정신병원에 보내야 할 모양이다. 그걸 이용한 [정일이네]는 그 집 밑에 땅굴을 파고 들어가 기둥 밑에다가 폭약을 설치하고 터뜨릴까 말까를 고민하는데 [중국이네]가 와서 터뜨리면 죽을 줄 알라고 공갈치고 갔다. [미국이네]로 부하들을 보내서 자주국방을 외치다가 구걸외교하고 정일을 제압시킬 힘을 다 잃어 버렸다. 사실 지금까지 [미국이네]가 도와줘서 그 나마 집안의 안보를 지켜 왔던 것인데, 부하들 시켜 강요하여 헤어진 것이다. 이래저래 집은 무너지게 생겼다. 보자, 집은 곧 무너지게 생겼다. 이 정신 나간 [한국]을 아버지 어머니라고 불러야 하는가, 병원에 보내야 하는가? 식구라고 불러야 되는가, 병원에 보내야 되는가? 만약 그를 병원에 보내지 않으면 집안 식구 전체가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 것이다. 이제는 결단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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