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누구의 잘못을 ‘정확히’ 따질 자리에 있지 못하다. 그래 불안한 것이다. 몇해 전, 막 결혼한 ‘큰아이 부부’에게 이렇게 당부한 적이 있다. “부부싸움 하더라도 본가(本家)나 처가(妻家)가 모르게 해라.” 가정에서, 누구에게 미룰 것 없이 서로 ‘책임의식’을 가졌으면 해서였다.

사실 ‘책임지는 일’은 ‘본분(本分)을 다하는 일’일 것이다. 本分은 ‘사람이 마땅히 지켜 행해야 할 직분’이다. 이를테면, ‘家長의 本分’은 가족을 ‘먹여 살리는 일이’ 최우선일 것이다. 그게 ‘가정 평안’에 제 一順位다. 이걸 못하면 가정이 흔들린다. ‘수신제가치국(修身齊家治國)’으로 보면 나라 일도 매한가지일 것이다.

洪準杓 전 대표가 공천에서 탈락했다! 그 외에도 여럿 있다. 말들이 많다. 우리 같은 범인(凡人)에겐 ‘현실정치’의 뒷면까지 따지며 살기에는 너무 버겁다. 그래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그저 정치인이 다 알아서 잘 해주길 바랄 뿐이다. 그런 바람으로 그들에게 ‘투표(投票)’로써 ‘잘해달라’ ‘계약(契約)’한 셈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러겠노라’고 ‘국민’ 앞에 모두 ‘엄숙히 선서(맹서)’하였다. ‘대의(代議)정치가 그런 게 아니겠는가! 그래 오늘날 ‘민주주의국가’라면 국민과 권력자가 맺은 이 ‘契約’에 의해 다 나라가 통치될 것이다. 소위 ‘사회계약론(Social contract theory)’이다.

‘그런 국민의 바람’을 정면으로 위약(違約)한 게 文 대통령이다. ‘권력으로 국민의 자유를 억압’해 ‘국민’과 ‘권력자’ 사이의 엄중한 이 ‘사회계약’을 깨고, 저 ‘국민저항권’으로 걷잡을 수 없는 ‘피의 항쟁’을 유발하려 한다. ‘총 가진 자와 맨손인 자’가 싸우면 어찌 피가 흐르지 않겠는가! 역사의 교훈일 것이다.

이번 총선은 이런 ‘피 흘림’ 없이 나라가 다시 설 수 있는 ‘절체절명(絶체對絶命)의 기회’일 것이다. ‘투표’로서 권력자, 文 대통령을 단죄(斷罪)하는 유일한 길이며, 기회일 것이다. 이를 놓친다면 이 대한민국의 장래는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무중항해(霧中航海)’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本分’의 첨단에 서 있는 소위 ‘거대 야당’, ‘미래통합당’은, 총선준비를 잘 하고 있는 것인가? 실로 ‘공천(公薦)’ 과정은 괜찮은가? 공천위는 잘하고 있는가?

언론에서 洪準杓 前 대표의 ‘탈락’ 시비(是非)가 한창이다. 洪 대표도 탓하고 ‘공천위(公薦委)’도 탓한다. 다 국민을 불안케 한다. 국민은 누구의 잘못을 ‘정확히’ 따질 자리에 있지 못하다. 그래 당내(黨內)의 문제로 본다. 그래 불안한 것이다.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서로 갈라 서 이 文 정권을 斷罪할 만큼의 총선승리를 얻어낼 수 있을까 불안한 것이다. 과거 공천탈락에 불응, ‘무소속’ 출마로 숱한 난항(難航)을 겪지 않았던가?

흔히 洪 대표의 ‘경박한 언행이 자초한 불행"이라고 한다. 동의하는 바 있다. 소위 '모래시계 檢事'로서의 그와, '한 나라를 경영해 줄 指導者'로서의 그를 유권자가 달리 보리란 점은 간과한 셈이다. 그런데도, 필자는, 저 '탄핵'으로 국민이 혼란했었던 한때, '관훈토론'에서 보여줬던 그의 '날카로운 지성'과 '분명한 소신'에 정치인으로서의 '신뢰'를 보낸 바 있다. 한편, 훗날 '大選'을 염두에 둔 분이라면 '私的 바람'보다 '험지(險地)'에 나가 싸우려는,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을 못 보여줄까 아쉽기도 했다. 그렇더라도, 그는 미래통합당(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아니었나?

공천위는 꼭 黨 ‘내분(內紛)’처럼 국민에게 보여야 할까? 그래 이 '위기(危機)' 앞에 다시 분열된 듯, 국민을 불안케 해야 하나? 사실 ‘공천 기준’도 국민은 제대로 모르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미래통합당’은 어떤 당인가? ‘박근혜’를 내쫓고 저 ‘탄핵’에 대해 국민 앞에 ‘시비(是非)’ 한 번 제대로 못 가린 黨이 아닌가? 그러니 사실 ‘公薦’에 대해 제대로 ‘是非’를 가렸을 것이라 쉽게 믿겠는가!

그의 ’공천탈락‘은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보수진영’을 위해서도,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의 '반성'도 촉구하고 싶다. 과거 그를 후원했던 한 사람으로서다. 한편, '미래통합당'은 제 ‘本分’을 다하고 있는가, 과연 국민 앞에 이 '총선책임'을 질 수 있겠는가, 재삼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