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洑)를 만든다고 돈을 쓰고, 만든 보를 다시 파괴하느라 강바닥에 돈을 뿌린다. 그 잘못을 헤아릴 날이 기필코 올 것이다. <트럼프도 국가 파괴를 이렇게나 하지 않았다>

문재인이 또 매를 벌고 있다. 오늘자 조선닷컴은 “홍수예방 효과 큰데…금강·영산강 5개 보 무력화”라는 헤드라인 아래 다음과 같이 썼다. 《정부는 18일 금강·영산강의 5개 보(洑) 처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우리 강 자연성 회복의 큰 방향을 정립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 발표는 전격적으로 나왔다. 4대강 사업은 10년 넘게 우리 사회에서 큰 논란이 됐는데도 사전 예고도, 별도 브리핑도 없이 12쪽 보도자료만 내며 보 해체를 결정했다.》

몇몇 언론은 ‘대통령의 반역’이란 말을 대놓고 한다. 이쯤 되면 문재인이 정신을 차릴 만도 한데 도리어 죄에 죄를 보태고 있다. 그를 처벌하는 것으로만 끝날 일이라면 그나마 다행이겠으나, 국가의 기둥을 뽑고 주민의 생활을 힘들게 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쉽사리 용서받기 힘들겠다. 보 인근에서 생활하거나 농사짓는 이들은 보를 해체하지 말라는 집회도 열었었다. 뿐만 아니라 해체 공사 입찰에 응하는 사업체가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저들의 망국적 이념 앞에는 주민의 집회와 반대가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 모양이다.

보를 해체하는 이유를 ‘자연성 회복’에 둔 것인 양 말했는데, 자연성 회복 자체는 좋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는 자연 정복의 역사이다. 자연을 소중히 하되 필요한 만큼 개발해 온 그 끝이 현재이다. 강바닥을 파내고 둑을 쌓아 올려 홍수를 예방하고 가뭄도 덜었다. 강에 다리를 놓아 물에 떠내려가는 걱정 없이 애들을 학교에 보낸다. 바다를 메워 육지를 넓혀 공장을 세우고 수출하여 배고픔을 없앴다. 벼가 자라는 들판을 갈아엎어 아스팔트 길을 내고 아파트를 지어 추위를 물리쳤다. 자연이 밥 먹여 주지 않았던 것이다. 가장 좋은 자연성 회복은 원시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런데도 너무 자연성 회복만 강조하면 억지소리밖에 더 아니다.

한국은 돈이 많아서 주체를 못하는 나라다. 보를 만든다고 돈을 쓰고, 만든 보를 다시 파괴하느라 강바닥에 돈을 뿌린다. 저렇게 내다 버린 돈의 액수만큼 그 잘못을 헤아릴 날이 기필코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