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폭행하는 법무차관을 보다가, 야당 보좌관 헤드락 공격하는 법무장관이 나오더니, 이젠 거짓말을 예사로 하는 대법원장까지 등장했다. 문재인 정권의 수준을 보여주는 면면들이다. 법무장관과 차관은 법조인보다는 조직폭력배가 더 품성에 맞는 직업 같고, 대법원장은 법조인이란 법복만 벗겨 놓으면 보통사람 수준도 안되는 인격이란 것이 드러났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은 두 가지 점에서 충격적이다. 하나는 적극적인 거짓말이란 점이다.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는 인간 같으면 그냥 에둘러서 기억이 잘 안난다든지 하며 넘어갔을 텐데 김명수는 아예 한 술 더 떠서 탄핵이란 말도 없었다는 식으로 적극적인 거짓말을 했다.

개인적으로 또 하나 충격적인 것은 임성근 판사의 김명수에 대한 평가다. 사시 17회로 김명수의 두 기수 후배인 임성근 판사는 김명수와 가까운 사이였다고 한다. 근데 가까운 후배한테 ‘입만 열면 거짓말하는 사람’으로 평가받는 김명수는 어떤 인격인가? 보통사람도 쉽게 못하는 거짓말을 공개적이고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파렴치범 수준의 인격을 가진 사람이 한 나라의 대법원장이란 게 믿어지지가 않는다.

새삼 김명수가 대법원장에 지명되었을 때 당시 야당 인사들의 발언이 가슴에 와 닿는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사법부가 특정 정치세력과 결탁하면 나라를 송두리째 망하게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며 김명수의 대법원장 지명을 반대했는데 그 예로 든 것이 베네수엘라였다. 베네수엘라가 망하게 된 것은 잘못 인선된 대법원장 때문이라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정권이 집권하는 동안 4만5000여 건의 대법원 판결이 있었는데, 단 한 건도 정부에 거슬리는 판결을 내놓지 않았다고 한다. 차베스 정권의 사법부 장악이 베네수엘라 몰락의 주요 원인이자 시작이었던 것이다.

김명수를 대법원장에 임명하면 한국의 대법원이 베네수엘라 대법원처럼 변질될 거라는 우려는 기인지우(杞人之憂)가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다. 대법원장이 권력 가진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의 눈치를 살피며 야당과 반정부 세력을 탄압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모습도 요즘 많이 닮아 가는 것 같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장은 미국 정부로부터 조직적 범죄행위에 가담한 혐의로 500만 불의 현상금이 붙은 파렴치범인데 한국의 대법원장도 이번에 뻔뻔한 거짓말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함으로써 그 모럴(moral)의 수준이 베네수엘라 대법원장 못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이젠 이미 사망 선고를 받은 베네수엘라 사법부처럼, 김명수가 首長으로 있는 한국의 사법부도 국민으로부터 사망 선고를 받는 일만 남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