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사건 사실관계는 어느 정도 정리되었습니다"
북부지검 발표, 중앙지방법원 판결, 국가인권위 결정을 통해 왜 박 시장이 사망했는지, 피해자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한 사실관계가 정리 발표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살인녀로 고발하겠다는 주장에 동참하겠다는 사람이 1천 명이 넘었습니다. 피해자 실명과 소속 기관, 피해자 얼굴사진이 인터넷을 떠돌아 다닙니다. 피해자를 대리하는 노랑대가리를 자살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버젓이 SNS 댓글에 달립니다. 그들에게 '사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은 듯합니다. 국가기관이 인정한 사실도 그들 앞에서는 무력합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그들의 믿음을 추동할 수 있는 동력뿐인 듯합니다. 집단으로 움직이는 그들의 선동 앞에서 개인인 피해자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들에게 법적 대응을 할 것인지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박 시장 지지자들은 수천, 수만 명입니다. 피해자는 단 1명입니다. 박 시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공개적으로, 집단적으로 움직이지만, 피해자는 자신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있고, 피해자를 응원하는 사람들 또한 무언의 응원을 할 뿐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피해자가 어떻게 일일이 선동꾼들에게 대응할 수 있겠습니까? 말도 안되는 글과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으면 그들의 주장이 참이 되는 것입니까?

이성에 기반하지 않은 믿음은 곧 폭력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러한 선동에 대한 피해자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선동을 우리 사회가 계속 수용해도 무방한지에 대한 고민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믿음의 영역에서 움직이는 그들을 납득시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성적 판단능력을 가진 시민들이 그들의 선동에 대해 "멈추라"고 용기내어 주는 것입니다. 피해자에게 용기가 되는 것은 시민들의 동참입니다.그들의 선동으로 인한 상처는 시민들의 피해자에 대한 지지, 연대, 동참을 통해 치유될 것입니다.

문득 궁금합니다. 그들이 꿈꾸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