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께서 1월 고용동향을 보고 취업자 감소폭이 100만 명에 육박하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며,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노동시장의 심각성이 지금 새롭게 나타난 현상일까요?
그림에서 보다시피 작년 12월 역시 전년동월 대비로 62만 명이나 줄어들었으니 매우 나빴습니다. 물론 1월에는 12월보다 35만 명 더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차이를 들여다보니, 12월과 1월 사이 취업자수 감소가 주로 60세 이상(47.1만 명↓)에서 나타났습니다.
두 가지가 눈에 띕니다. 첫째, 1월 고용동향의 암울한 그림은 지금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 아닙니다. 공공고용의 비중이 높은 고령자 노동시장을 제외하고는 작년 12월에도 지금과 별 차이 없이 암울했고 그전에도 꾸준히 나빴습니다. 코로나도 있지만, 4년간 한국경제와 노동시장의 활력을 끌어내리는 정책을 써온 정책당국의 문제가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이지요.
둘째, 작년 12월과 올 1월 사이의 취업자수 급락에 대해선 정확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를 코로나와 한파 등으로 작년 말에 계약이 종료된 고령자 대상 공공 일자리가 제때 갱신되지 않은 영향을 꼽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당국의 진지한 원인 분석이 있어야 합니다. 세금 일자리로 분칠하던 노동시장의 민낯이 잠시 드러난 것일 뿐 큰 변화가 없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가만히 있어도 조만간 급개선으로 나타날 것인지, 정책적으로 적극적인 노력을 들여 복구해야 하는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선거철에 맞춰 돈만 뿌리고, 그덕에 노동시장이 개선됐다고 팡파레를 울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1월 들어 갑자기 대통령이 큰일났다고 반응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지만, 이 정부 들어 급속도로 바람이 빠지고 있는 한국경제를 보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적극 동의합니다. 단, 정확한 원인 분석에 기반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