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숙 과기부 장관 후보자나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진행 상황을 보면 인사청문회에서 자기 자신이 발가벗겨져 창피당할 일이 있다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을까? 저렇게 자격 미달인 사람이 어떻게 장관 후보자가 되었을까? 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청와대에서 특정 부서 장관 후보자 명단을 작성해 보면 1, 2, 3 순위까지는 모두 다 본인이 고사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정권 초기에도 인사청문회에 부담을 느껴 고사하는 판인데, 1년밖에 안 남은 정권 말기 장관 자리야 선순위 인물 누가 맡겠다고 나설까.

문 정권 출범 초반인 약 4년 전 2017년 9월에 낙마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27번째 후보자였다고 당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밝힌 바가 있다. 정권 초반인데도 그 부 26번째까지의 장관 후보자들은 모두 고사했다는 이야기이다. 아마 이번 임혜숙, 박준영 후보자와 같은 사람은 30~40위권 밖의 인물이 수락한 것은 아닐까 추정도 해본다.

자기 자신을 평가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임명직 장관에 나서려고 하는 것은 한국 국민의 눈높이를 잘 모르는 멍청한 사람일 뿐 아니라, 인생 후반에 망신은 다 당하고 본인 가정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문재인 정권 들어 결격 사유가 현격한 수많은 사람들이 장관 되는 것을 보고 무자격자들이 많이 고무되었나 보지만 요즘처럼 SNS가 발달한 세상에 두고두고 뒷담화거리가 되는 일은 안 만들도록 스스로를 아는 게 중요하다.

문 정권 초대 법무장관 후보자였던 안경환 서울법대 명예교수는 자기 아들 서울대 입학 비리문제로 자진 사퇴하고 난 뒤 잠수 탄 사람 되었다. 그가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급 임명직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을 할 때까지는 인사청문회 절차가 없어서 그냥 되었는데, 그 이후 욕심을 더 내다가 문 정권 초대 법무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하면서 이제는 완전 잊혀진 사람이 되었다. 정치인은 낯짝이라도 두껍지만 일반인들은 괜히 망신당하고 낙마하여 가정을 쑥대밭 만들 수 있는 게 임명직 장관 자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