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15년 전에 어느 지방대학교에 제출한 겸임교수 이력서를 놓고 나라가 떠들석한 것을 보며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다. 겸임교수란 시간강사를 듣기 좋게 부풀린 호칭에 불과하며 전임교수와는 전혀 다르다. 시간강사를 경쟁에 의해서 선발하는 경우는 없다. 시간강사는 대체로 필요에 따라서 알음알음으로 사람을 구하는 형식으로 결정된다. 시간강사의 요건(학위, 전공 등)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면 이력서에 기재한 경력이 채용 여부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김건희 씨가 경력을 다소 부풀린 의도가 채용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의 말대로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기재한 내용이 일부 과장되거나 부정확하지만 근거없이 만들어낸 거짓은 없다.

내가 경험한 주변 사람들의 자기 경력 부풀리기에 비하면 김건희 씨의 경우는 아주 사소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의 어느 명문대학 교수 중에는 (오래 전에 정년퇴직) 외국에서 이수한 연수과정(비학위)을 석사과정이라고 속여서 석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박사학위를 받은 경우도 있다. 비슷한 사례는 도처에 널려 있다.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 그렇게 티끌 하나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해졌는지 의문스럽다. 지금도 한편에서는 눈뜨고 볼 수 없는 아수라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