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전국을 돌며 부지런하게 ‘민생토론회’를 주재하고 있다.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토론회의 성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특정 지역이나 집단, 계층에게 대통령이 무엇을 베풀어주겠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총선을 앞두고 관권선거 개입 논란을 부르고 있다. 5일에는 경기도 광명을 찾아 ‘청년’을 주제로 17번째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누구보다 중요한 국정동반자가 바로 청년들이라고 생각한다”며 국가장학금 확대를 비롯한 청년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토론회에는 이관섭 비서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 외에 안보 컨트롤타워인 장호진 안보실장, 심지어 김태효 안보실 1차장까지 배석했다. 정부 쪽에서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정식 고용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등 장관급 국무위원들이 총출동했다. 선거을 앞두고 이런 식의 자리를 만들어 청년 지원 대책을 쏟아내는 민생토론회의 의도가 순수하게 보일 리 없다.

윤 대통령은 2년째 기자회견은 안 하고 사전에 선정해놓은 사람들을 앉혀놓고 조율된 질문을 받고 선심을 베푸는 식의 ‘민생토론회’을 해왔다. 지금까지 민생토론회에서 베풀어주겠다고 한 선심 대책 예산을 모두 합치면 831조가 된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식의 민생토론회가 과연 진정성이 있는지 또 얼마나 국정 홍보 파급 효과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토론회’라는 이름을 붙였으면 지금 가장 민생과 직결되는 게 ‘의료 대란'이다. 전국을 돌며 17차례나 열었을 만큼 민생토론을 좋아하는 윤 대통령이 왜 ‘의대 증원 2000명’을 주제로 의사들이나 그 관련된 사람들을 모아놓고 토론은 안 하는지 미스터리다. 지금 민생에서 이보다 더 중대한 사안이 있나. 정작 토론해야 할 사안은 토론을 외면하고, 안 해도 될 것을 ‘토론’이라는 이름으로 선심성 발표를 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최보식의언론(https://www.bos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