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동아일보 사설은 <한동훈-이재명 회담서 김 여사 특검법 합의점 찾아야>라는 대담한 주장을 내어 놓았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회담을 갖기로 했는데,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이틀 전 오후 면담을 앞둔 상황에서 이 대표가 與野 대표 회담을 제의하자 전격 수용했었다. 한 대표가 여야 대표 회담으로 윤 대통령을 압박한 것으로도 보였다.

윤-한 면담에서는 김건희 여사 문제가 거론됐다. 한 대표는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때 30명 의원을 설득했는데, 앞으로 상황 악화가 걱정”이라며 민주당 등 야당이 추진하는 ‘김 여사 특검법’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윤 대통령에게 당부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에 “우리 의원들이 야당과 같은 입장에 선다면 나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응수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요구와 대통령실의 김 여사 라인 인사 조치에 대해서는 거부적 답변을 했다.

동아일보 사설은 <윤-한 면담 결과에 대해 여당 내에서는 김 여사 특검법에 찬성하는 이탈표를 더는 단속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면서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되긴 했지만 여당 이탈표가 4표로 늘었다. 민주당은 이튿날 다시 특검법을 발의했다. 벌써 세 번째 발의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또다시 재표결에 들어가면 이번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사설은 검찰이 김 여사가 연루된 사건들을 잇따라 불기소하면서 여론이 악화되고 있고, 검찰을 신뢰할 수 없으며 특검을 통해 제대로 수사하고 필요하면 기소해서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이 ‘김 여사 특검법’을 막아설 정치적 명분조차 대통령이 주지 않는다면 여당은 民心에 부응하는 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당으로서 야당의 일방적 법 통과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끝없이 반복되는 ‘도돌이표’ 교착 상태를 풀 정치적 책임도 있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의 특검법은 특검 선정부터 중립적이지 못하고 수사 범위도 너무 넓다는 게 국민의힘 측 시각이므로 李 대표도 특검을 정략적으로만 이용할 생각이 아니라면 특검의 중립성과 최소성을 존중하는 특검법을 들고 와야 한다고 사설은 권했다. 할 테면 해보라는 대통령의 의사는 확인됐으니 이제 與野 대표가 민심에 따른 합의점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야 할 때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