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쪽에 달하는 검찰의 김용현 전 국방장관 공소장 전문을 입수해 게재한다.  '실패한' 계엄의 막후 드라마로 읽힐 것이다.

공소장은 민주당 김승원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것이다. 공소장에는 김 전 장관을 가리키는 '피고인'은 124 차례, '대통령' 단어는 141 차례 언급됐다(대통령실, 대통령비서실장은 제외한 숫자). 김용현의 공소장은 윤 대통령의 혐의를 적시한 '대통령 공소장'의 성격인 셈이다. 물론 이는 검찰의 입장에서 본 것이다.  

공소장에서 11가지 장면만 발췌 소개한다.

하나,

<2024. 5~ 6월, 대통령은 삼청동 안가에서 피고인(김용현) 및 여인형 방첩사령관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던 중, 시국 걱정을 하면서 ‘비상대권이나 비상조치가 아니면 나라를 정상화할 방법이 없는가’라고 말하였다..>

둘,

<2024. 6월 중순 대통령은 삼청동 안가에서 김용현 국방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곽종근 특전사령관, 이진우 수방사령관 및 합동참모본부 차장 강호필(지상작전사령관)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시국상황에 관해 이야기하였고, 김용현은 대통령에게 ‘이 4명이 대통령께 충성을 다하는 장군’이라고 말하였다.>

셋,

<2024. 8월 초순 저녁, 대통령은 관저에서 김용현 국방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정치인과 민노총 관련자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현재 사법체계 하에서는 이런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으므로, 비상조치권을 사용하여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넷,

<12월 3일 밤 10시 17분 ~ 10시 22분 사이, 대통령은 집무실과 연결된 대접견실에서 국무위원 및 국가정보원장 조태용 등 배석자들을 향해 “지금 이 계획을 바꾸면 모든 게 다 틀어진다. 이미 언론에 다 얘기했고, 문의도 빗발치는 상황이다. 지금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결단이다. 국무회의 심의를 했고 발표를 해야 하니 나는 간다”고 말하면서. 김용현 국방장관과 함께 대접견실을 나온 후, 밤 10시 23분 대통령실 1층 브리핑룸에서 미리 준비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며 비상 계엄을 선포하였다.>

다섯,

<대통령은 계엄사 포고령 발표 무렵부터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요구안 가결 전까지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수차례 전화하여 ‘조 청장, 국회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 다 체포해. 잡아들여. 불법이야. 국회의원들 다 포고령 위반이야. 체포해’라고 지시하였다.>

여섯,

<김용현 장관은 3일 밤 10시 27분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하여 “이재명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대표 등 10여명을 체포하라. 경찰에 연락하여 대상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일단 국회로 출동하라’고 명령하였다.

대통령도 밤 10시 53분 국가정보원 1차장 홍장원에게 전화하여 ‘봤지? 비상계엄 발표하는거.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가정보원에도 대공수사권 줄 테니까 우선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와’라고 말하였다.>

일곱,

<대통령은 군과 경찰의 국회 봉쇄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들이 담을 넘는 등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집결하고 있던 시간대에 현장을 지휘하고 있던 이진우 수방사령관에게 전화하여 ‘어떤 상황이냐’고 물었고, 이에 이진우 수방사령관이 ‘국회에 도착하였는데, 들어갈 수 없습니다, 사람이 많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이진우에게 ‘아직도 못 들어갔어?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오라고 해’라고 지시하였다.>

여덟,

<대통령의 위와 같은 지시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 모인 국회의원의 수가 계엄해제 요구안 의결 정족수에 가까워지자 재차 이진우 수방사령관에게 전화하여 ‘아직도 못 갔냐. 뭐하고 있느냐.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지시하였다.>

아홉,

<이미 국회의원들 상당수가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 집결하였고, 국회 경내로 들어온 시민들의 저항으로 국회 의사당 봉쇄가 어렵게 되자, 대통령은 밤 11시 40분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 ‘국회로 이동 중인 헬기가 어디쯤 가고 있느냐’고 물으며, 병력을 서둘러 국회로 출동 시킬 것을 지시하였다. 4일 0시 20분 곽종근에게 ‘아직 국회 내에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으니 빨리 국회 안으로 들어가서 의사당 안에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라’,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라고 지시하였다.>

열,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가결된 4일 새벽 1시 3분 이후에도 이진우 수방사령관에게 전화하여 ‘국회의원이 190명 들어왔다는데 실제로 190명이 들어왔다는 것은 확인도 안 되는 거다. 그러니까 내가 계엄 선포되기 전에 병력을 움직여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반대해서 그렇다. 하지만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두 번, 세 번 계엄령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해’라고 지시하였다.>

열 하나,

<4일 새벽 1시 3분 재석 국회의원 190명 만장일치로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 안이 가결되었다. 그러나 대통령은 비상계엄 해제를 발표하지 아니하고 합동참모본부 지하 벙커에서 김용현 장관, 계엄사령관 박안수 대장, 국가안보실 2차장 안성환 등과 관련 논의를 계속하였다.

이 자리에서 김용현 국방장관은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재차 투입할 수 있는지 문의하였다. 곽종근 사령관으로부터 어렵다는 취지로 답변을 듣게 되자, 김용현 장관은 작전을 수행한 군 지휘관들에게 ‘우리 군이 통수권자이신 대통령님의 명을 받들어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중과부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우리의 할 바를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에서 임무를 완수해 준 우리 수방사, 방첩사, 특전사, 지작사 그리고 여기에 함께하고 있는 우리 지약통제실 참모들 합참의장님 포함해서 모든 분들께 고맙게 생각합니다. 수고했습니다’라고 발언하였다. 대통령은 4일 새벽 4시 26분 비상계엄 해제를 발표하였다.

국무총리 한덕수의 주재로 4일 새벽 4시 27분 국무회의가 개최되어 참석자 13명 전원 합의로 비상계엄 해제안이 의결되었다. 국방부는 새벽 4시 32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출동하였던 모든 병력들이 원소속 부대에 복귀하였음을 발표하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국회 탄핵안 의결 직전 대국민담화에서 '계엄군은 실탄을 소지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공소장에는 계엄 당일 군이 실탄 5만7735발을 적재했다고 나와있다. 

특전사령부 산하 특수작전항공단은 헬기 12대에 소총용 실탄 960발, 권총용 실탄 960발 등을 적재하고 국회로 출동한 것으로 나와있다. 또  유사시 사용할 추가 실탄 5만400발을 수송차량에 싣고 즉시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도 했다.

선관위로 출동한 3공수여단 등도 실탄을 대대장 차에 박스째 봉인해 보관하도록 지시하는 등 무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방사 역시 소총과 권총 외에도 슬러그탄, 엽총용 산탄, 섬광폭음수류탄 등 다양한 화기를 소지한 채 출동했다.

검찰의 김용현 공소장을 통해 비상계엄 전후 망상에 사로잡혔던 윤 대통령 행적을 얼마간 엿볼 수 있다.  아래는 83쪽 공소장 전문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소

출처 : 최보식의언론(https://www.bosik.kr)